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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장 나의 아버지, 밤꽃 내음, 소년의 기억 마흔, 아버지의 마음이 되는 시간 마들렌 혹은 밤꽃 내음이 전해준 옛 기억들 제2장 행복의 태동, 아비 노릇, 반성의 시간 결혼 혹은 인생은 오묘함 그 이상이다 아버지는 잔소리쟁이가 아니란다 행복한 가정의 필수품 ‘패밀리데이’ 남과 비교하지 않기 과유불급, 대문호 괴테도 실패한 부모 노릇 자녀 키우기는 게릴라전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적? 제3장 아들과 떠나는 둘만의 여행, 아들아 고마워 아들에게 선사하는 첫 해돋이 아이와 아빠, 둘만의 여행 칡넝쿨을 보고 “콩이요!” 하는 아들 ‘콘보이’ 에피소드 여행의 묘미는 길을 잃는 것이다 도보여행이 네게 줄 최고의 유산이다 이제, 아들 혼자 도보여행을 떠나다! 아들을 군대 보내며 제4장 계절은 피고지고…책 읽고, 음악 듣고, 영화보고… 글쓰기 영화 [도쿄타워]가 준 선물 겨울바람, 문풍지…… 다시 겨울을 보내며 『혼불』을 읽으며 여름을 보내다 부지런한 사람은 일생 세 번의 집을 짓는다?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은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을 닮았다 쓰고 싶어 쓰는 작가 VS 돈 때문에 쓰는 작가 존경할 만한 스승이 있다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 ‘아젠스의 숲’에서 사랑을 영화 [수상한 그녀]와 『홍루몽』 신로심불로 상실의 시간을 통과해야 구원에 이른다 제5장 다시 고향… 작은 행복, 그리움, 가지 않은 길 아빠의 외로움을 알까 지현착아부 황강을 건너 그리운 외가로 아우를 떠나보내며 어머니도 젊은 날이 있었다 고향땅에 집을 지으며 아버지 요인 트렌치코트를 입으며 일상의 소중함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다람쥐의 마음이 되어 마르크스의 엉치 부스럼 낯선 사람 효과 먼 북소리를 따라 떠나라 다시 가지 않은 길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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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 보면 누군가의 발부리에 채여 넘어지는가 하면 지치고 절망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찻잔 속에서 기억이 솟아난 마르셀처럼 이때 기억의 저편에서 불러낼 수 있는 '즐거운'(비록 그 당시에는 즐겁지 않은 기억들도 이제는 즐거운) 추억들이 있다면 그 기억들로 인해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p.20
잘난 아버지든 못난 아버지든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후회와 아쉬움, 안타까움, 회한의 연속인가 봅니다. 잔소리를 하고 나면 다시 밀려오는 회한 혹은 부끄러움……. 다 컸다고 생각하고 잔소리를 하고 뒤돌아보면 아이는 아직 아이일 따름입니다. --- p.33 따지고 보면 자녀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아무리 길어야 10년을 넘기기 힘들 것입니다. 대학에 들어가는 20대 이후에도 자녀와 함께 일주일에 하루쯤, 아니 한 달에 하루만이라도 함께 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자녀교육에 성공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39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의외로 간단하고 단순합니다. 비교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돈의 경우 불행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시작됩니다. --- p.43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다른 하나를 잃게 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세상의 법칙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아들을 키우면서 아들에게 가끔 서운할 때나 혹은 저 자신의 일이 잘 안 풀릴 때에는 연암의 인생행로에 대해 생각해보곤 합니다. --- p.65 "Jack a dull boy. 공부만 하고 놀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아이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주변을 보니 공부만 잘한다고 인생이 잘 풀리는 게 아닌 것을 봅니다. 그런데 지금도 대부분 부모들이 공부만 잘하면 성공한 인생을 담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p.68 도보여행의 묘미는 걷는 곳 모두가 기억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걸으면서 눈길이 닿는 곳마다 마음에 길이 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여행을 함께 하면서 그 아이의 마음에도 아빠와 걸은 길들이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아빠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 중에 아빠와 함께 한 길들을 마음에 담아줄 수 있는 게 바로 도보여행이 아닐까요. --- p.91 "길을 잃지 않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라는 글귀를 들려주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길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아이 역시 앞으로 살아가면서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잃은 길도 집중해서 걷다보면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고 다시 제 길로 접어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 p.92 부모와 자식은 언젠가 헤어져야 할 사이입니다. 우리는 그걸 알지만 언제나 자식이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시차의 정도가 있겠지만 모든 부모들은 자식을 떠나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 p.114 우리는 또 누군가를 모방하고 살아갑니다. 요즘은 그 모방이 모두 미디어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틈만 나면 너나없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 속에서는 모든 것이 "나를 모방하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 미끈한 몸, 탄력 있는 피부, 유혹하는 몸짓……. 모두가 젊음뿐입니다. 그 젊음을 모방하라고 합니다. TV에는 늙은 배우가 없습니다. --- p.152 사진 속 아이 얼굴과 몇 년이 지난 지금 아이의 얼굴은 전혀 달라 져 있었습니다. 웃음이 사라져가는 얼굴……. 그때 문득 아이의 웃음을 뺏은 것은 다름 아닌 부모의 욕심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한창 뛰어 놀아야 할 나이인 아이에게 어른의 욕망을 투영시켜 그대로 따르도록 강요한 것이 아닐까.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의 행동을 나무란 것은 아닐까. 아이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아이의 웃음이 사라지는 만큼 어쩌면 아빠의 외로움도 깊어 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p.173 금방 아내는 아들과 피자를 먹으면서 아들에게, "지금 이렇게 피자를 먹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너는 모를 거야!"라고 말합니다. 지나고 보면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거나 티격태격하면서 사는 시간은 실제로는 얼마되지 않습니다. --- p.184 이 순간에도 일상에서 배제되어 아침 출근길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지금 이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도 일상이 진행되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은 행복 한사람들입니다. 나흘간 배제의 기간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산책에 나섰습니다. "이런 일상이 얼마나 좋은지 다시 알게 되었지요? 아프지 않게 열심히 운동도 해요." --- p.213 제 아들도 그렇지만 요즘 청년들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생각들을 너무 복잡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과 난망함, 불안감, 불확실성 등을 그 어느 세대보다 더 심각하게 의식합니다. 심지어 결혼조차도 두려움에 휩싸인 그런 길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 시니어세대들은 이해하기 힘든 것 같고 마치 행성에서 온 세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 p.2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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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은 ‘내 병은 내가 안다. 그 돈이면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며 자녀등록금과 자신의 목숨을 맞바꾸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특히 바람결에 실려 오는 밤꽃 내음을 맡으며 고향(합천 봉산 술곡리)을 떠올리는 장면과 ‘마들렌 과자를 홍차에 적시는 순간 주인공이 과거 기억을 생생히 떠올리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의 연계과정은 다분히 문학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엄마를 찾아 황강을 건너 10km 먼 곳에 있는 외갓집을 향해가는 소년(저자)의 모습 또한 이제는 사라져간 우리 모두의 유년의 추억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책속에서는 끊임없이 과거의 쓸쓸한, 그러면서도 그리운 옛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교차시키고 있다.
1996년 늦여름, “아이가 태반을 먹었어요.” 간호사의 말과 함께 태어난 복덩이 아들은 저자에게 그야말로 아비로서 살아가는 힘을 주는 삶의 원천으로 작용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잔소리와 간섭으로 인해 상처받는 아들에게 미안해하며 반성하는 글들이 책속 곳곳에 등장한다. 어찌 보면 이 책은 저자의 뇌리를 지배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잠재할 기억을 떠올려 재생시킨 3대에 대한 기록이다. 아들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남겨줄 것인가? 저자는 말한다. “아들이 고3이 될 무렵 과연 나는 아비노릇을 제대로 해온 걸까, 자기평가를 해보니 B학점도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아들과 함께한 ‘기억의 유산’만큼은 누구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방학 때마다 아들과 함께한 도보여행이 아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다.” 아들은 매번 아버지와 함께 도보여행을 떠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지금은 혼자 도보여행에 나설 정도로 홀로 떠나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때때로 저자는 과거 17년 동안 신문사에서 일했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못 다한 그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여전히 전업작가로서 열심히 책 읽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아내가 가끔 어디서 글감이 그렇게 샘솟느냐” 물으면 저자는 “다산 정약용의 저술비법이 그러하듯 책을 읽으면 문장을 메모하는 ‘초서’를 실천하며 이를 글쓰기 원천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또 하나의 특별함이 있다. 5대에 걸친 호남 남종화의 원류 ‘운림산방’의 맥을 잇고 있는 허진 교수의 그림이다. 작가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인해 표지에서부터 각 장의 특성을 살려낸 그만의 독특한 삽화가 책에 실렸고, 이 또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늘날 가족이란, 부모는 어떠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반문하고 아비로서 자신을 반성하며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방법이, 그 길이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에 온전히 담겨 있다. 이 책은 가족해체 위기에 놓인 이 시대, 새로운 부모상을 제시하는 따뜻한 ‘가족 에세이’이다. 12년간 독자들에게 띄운 ‘자경연레터’가 저자에게 ‘성장의 울림통’이 되었듯이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 이 책 한 권이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과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