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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잃은 슬픔을 위안하고 공유하는 법
『책가방을 멘 예똘이』 가족의 죽음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아빠를 잃은 예똘이를 마냥 슬픔에 빠져있는 아이로 그리기보다는 자기 나름대로 슬픔을 이겨내려는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빠를 떠나보낸 예똘이의 가방에는 덩치가 큰 곰과 입이 뾰족한 멧돼지, 붉은 여우가 하나씩 담겨집니다. 책에서는 이 동물들이 왜 예똘이 가방에 들어있는지 알려주지 않지만, 책을 읽다보면 동물들이 들어간 책가방의 무게가 아빠를 잃은 예똘이의 슬픔의 무게와 비례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게 됩니다. 바로 예똘이가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도중에 하나 둘 깨닫게 되는 아빠와의 추억들 때문이지요. 무거운 가방을 메고 끙끙거리는 예똘이에게 가로수의 나뭇잎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정성스레 닦아주고, 육교는 목말을 태워주기도 합니다. 마치 아빠가 살아계실 때 예똘이에게 해주셨던 다정한 손길처럼 말이지요. 슬픔을 치유하고 성장하는 아이의 힘? 아빠를 떠올릴 때마다 예똘이를 힘들게 했던 동물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집니다. 이러한 과정은 예똘이가 아빠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고 성장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죽음은 성숙한 어른이라고 할지라도 견디기 힘든 일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더구나 아이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고통이 따르지요. 만약 그 죽음이 가족과 관련된 일이라면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요? 『책가방을 멘 예똘이』는 아이가 처음 겪게 된 가족의 죽음을 통해 슬픔을 치유하고 한층 성장하려는 아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똘이는 현실에서 아빠와 함께 할 수 없지만 아빠와 함께한 기억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가로수 그늘 아래서, 육교 위에서, 옷가게 거울 앞에서 아빠와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예똘이는 슬픔의 무게를 덜어냅니다.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성장하는 것이지요. 옷가게 거울이 예똘이에게 보여준 예똘이의 30년 후 모습은 예똘이의 아빠의 모습과 꼭 닮아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를 마음에 담으며 기억합니다. 그 기억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훈훈한 기운으로 우리 얼굴에 드러납니다. 비록 예똘이 아빠의 모습은 현실에 없더라도 아빠의 영혼은 예똘이 마음에 이사를 간 것처럼 영원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