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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서포만필 하 (한국고전문학전집 002)
西浦漫筆 EPUB
문학동네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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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머리말



서포만필 하권



하-1 불교와 유교의 성쇠

하-2 도교, 불교, 유교의 연계

하-3 중국의 표의문자와 서역·몽고·조선의 표음문자

하-4 불교가 우리나라의 문명 발전에 미친 영향

하-5 훈민정음 29자의 제자製字 원리

하-6 주자의 소식 비판

하-7 악부 「목란사」의 ‘극한’

하-8 『주역』에 의한 천지 운행의 원리 설명

하-9 주자의 지리 인식

하-10 풍수가의 삼간룡설 오류

하-11 「우공」의 지리적 오류

하-12 도선 전설과 무학대사 전설

하-13 평양 동명왕 유적의 의문점

하-14 고구려의 도읍

하-15 역관 홍순언

하-16 인조반정 공신호의 불합리한 제정

하-17 임진왜란의 전말

하-18 율곡 이이의 십만 양병설

하-19 명나라 장수 양호와 모문룡

하-20 병자호란 때 윤이지의 절개

하-21 꿈의 예지력, 김류 부인의 경우

하-22 인조반정 직전의 점복占卜

하-23 인조반정에 관련된 사대부 여성들

하-24 제왕가의 운명과 불교의 관계

하-25 불교의 중국 유입

하-26 불교의 제왕학

하-27 정주학과 불교

하-28 성리학과 선학

하-29 성인 무오류 관념 비판

하-30 통감학의 한계

하-31 두보의 「한간의에게 부치는 시」

하-32 「금등」편 재론

하-33 북송 철종의 비 맹후

하-34 선종과 정주학의 심학

하-35 맹자의 노자 포용

하-36 역사 인물의 평가와 세勢

하-37 당나라 태종의 도덕적 결함

하-38 당나라 덕종과 헌종의 비교

하-39 팔사마 재론

하-40 한유의 부도덕성

하-41 부부 합장의 관습

하-42 예학의 어려움

하-43 ‘재여주침宰予晝寢’ 재론

하-44 『장자』의 가치

하-45 춘추필법의 피휘避諱법

하-46 왕안석과 정이

하-47 공부의 힘

하-48 건문군 망명설

하-49 낙빈왕 생존설과 건문군 망명설

하-50 악비 및 조정 비판에서 드러난 주자의 편파성

하-51 오성과 한음

하-52 산릉 제사의 소찬

하-53 원묘 폐지 비판

하-54 제례 의식의 역사성과 관습성

하-55 칠위우선설七緯右旋說

하-56 천문 운동

하-57 서양의 지구설

하-58 지형 구체설

하-59 환향녀

하-60 『춘추』의 미언대의

하-61 정이·정호와 불교 심학

하-62 봉선설 재고

하-63 상례·제례의 역사적 변천

하-64 정주학의 함양치지와 불교의 정혜법문

하-65 주자학의 ‘적연’과 하택신회의 ‘지’

하-66 고전과 역사지리

하-67 왕안석의 「독맹상군전」

하-68 한유의 언론활동

하-69 정명과 천리

하-70 진평과 주발

하-71 인간의 불완전성

하-72 병자호란 당시의 주화론과 척화론

하-73 한유의 「전중소감마군묘명」에 나타난 생사관

하-74 한유와 승려 태전

하-75 『논어』 「비연성장斐然成章」의 재해석

하-76 주희의 벽이단闢異端

하-77 「관저」의 ‘요조’

하-78 호연지기

하-79 『논어』의 ‘계이불식’

하-80 주자의 천문관과 서양 역법

하-81 남구만의 천체론

하-82 해와 달 그림자

하-83 주자와 장유의 천문관

하-84 지구와 해의 거리

하-85 동해에 조수간만의 차가 없다는 설

하-86 물이 땅을 싣고 있다는 설

하-87 심의 제작법

하-88 마음에 관한 설

하-89 『주역』의 효변

하-90 『주역』의 활용

하-91 두보 시의 현실비판

하-92 소식의 「화도시」에 대한 신흠의 논평

하-93 서거정과 이수광의 시평

하-94 정사룡의 「등왕각」 배율

하-95 당송팔대가의 재고

하-96 당송팔대가 비평

하-97 이백과 두보

하-98 이백의 「촉도난」

하-99 이색의 문학

하-100 조선 시와 중국 시

하-101 조선 시의 변모

하-102 비평가의 주관

하-103 이규보의 문학 취향

하-104 왕안석의 선시관選詩觀

하-105 근래의 조선 시인

하-106 조선 시인에 대한 비평

하-107 이식, 권필, 정두경, 허적, 허균 등 근대의 유명 시인

하-108 허균의 시

하-109 고시의 대가 정두경

하-110 이식의 「시문궤범」

하-111 선지식, 서경덕과 장유

하-112 만시의 우수작, 이식, 장유, 정두경의 예

하-113 이식과 정두경

하-114 황정욱과 홍서봉

하-115 학곡 홍서봉의 시

하-116 허난설헌의 시

하-117 기녀와 승려의 시

하-118 황진이와 송도삼절

하-119 비평과 창작의 불일치

하-120 선덕여왕, 진덕여왕, 진성여왕

하-121 정지상의 「대동강」

하-122 신혼의 서경 이별시

하-123 두보와 왕유

하-124 명나라 시

하-125 범중엄, 구양수, 주자의 애송시

하-126 고약한 시

하-127 시의 다작

하-128 최립의 자부심

하-129 최립의 시

하-130 왕세정과 이반룡

하-131 왕세정의 「영사시」

하-132 왕세정과 소식

하-133 시인의 자기비하

하-134 석자析字 점풀이

하-135 시의 궁기窮氣

하-136 장유를 위한 애도

하-137 이식의 「간성군 연정」

하-138 이식의 일시逸詩

하-139 문인의 수명

하-140 두보의 기주 시

하-141 박세당의 시감詩感

하-142 과제科製, 월과月課, 황화수응皇華酬應이 시에 끼친 폐해

하-143 이항복의 기상

하-144 이정구와 유근

하-145 유근과 김류

하-146 권필 시의 궁기窮氣

하-147 이안눌의 시

하-148 이안눌 「등고」의 시어

하-149 이명한의 시

하-150 이명한의 「남산」 시 암송

하-151 노동의 「월식」

하-152 제왕의 시

하-153 이명한의 관각시와 응제시

하-154 명나라 시

하-155 『삼국지연의』

하-156 『삼국지연의』의 통속적 재미

하-157 이달의 「채련사」

하-158 이주의 「충주객관」

하-159 정철의 시

하-160 정철의 「관동별곡」과 「사미인곡」

하-161 시어 참어讖語와 귀어鬼語

하-162 인간의 욕망

하-163 남녀 간의 사랑

하-164 욕망의 이론

하-165 한유와 불교



김만중의 생애

김만중의 학술사상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金萬重

김만중은 조선후기 『사씨남정기』, 『구운몽』 등을 저술한 문신이자 소설가이다. 1637년(인조 15)에 태어나 1692년(숙종 18)에 사망했다. 부친이 1637년 정축호란 때 순절한 후 어머니 윤씨의 특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과거급제 후 대제학까지 지냈으며 서인 계열에 속했다. 숙종 대의 환국정치 속에서 유배와 관계 복귀를 반복하는 삶을 살았다. 주희의 논리를 비판하고 불교용어를 사용하는 등 진보적인 사상을 지녔고, 국문가사 예찬론을 펼치는 등 국문 시가와 소설에 대한 식견도 높았다. 국문소설을 다수 창작했고, 363편에 달하는 시를 남겼다. 김만중의 사상과 문학
김만중은 조선후기 『사씨남정기』, 『구운몽』 등을 저술한 문신이자 소설가이다. 1637년(인조 15)에 태어나 1692년(숙종 18)에 사망했다. 부친이 1637년 정축호란 때 순절한 후 어머니 윤씨의 특별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과거급제 후 대제학까지 지냈으며 서인 계열에 속했다. 숙종 대의 환국정치 속에서 유배와 관계 복귀를 반복하는 삶을 살았다. 주희의 논리를 비판하고 불교용어를 사용하는 등 진보적인 사상을 지녔고, 국문가사 예찬론을 펼치는 등 국문 시가와 소설에 대한 식견도 높았다. 국문소설을 다수 창작했고, 363편에 달하는 시를 남겼다.

김만중의 사상과 문학은 이전의 여느 문인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는 말년에 불운한 유배생활로 일생을 끝마쳤다. 그러나 생애의 전반부와 중반부는 상당한 권력의 비호를 받을 수 있는 득의의 시절을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총명한 재능을 타고났으며 가학(家學)을 통해 상당한 경지의 학문적 성과도 성취하였다. 그가 종종 주희(朱熹)주2의 논리를 비판했다든지 불교적 용어를 거침없이 사용했다든지 한 것은 위와 같은 배경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만중 사상의 진보성은 그의 뛰어난 문학이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문학론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후대의 평가 속에서도, 그가 주장한 ‘국문가사예찬론’은 상당히 주목을 받는 논설이다. 그는 우리말을 버리고 다른 나라의 말을 통해 시문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한문을 ‘타국지언(他國之言)’으로 보고 있는 까닭에 정철(鄭澈)이 지은 「사미인곡」 등의 한글 가사를, 굴원(屈原)주3의 「이소(離騷)?주4에 견주었다. 이러한 발언은 그의 개명적(開明的) 의식의 소산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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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955년 충북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교토(京都)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아한학연구 편집위원장, 애산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장, 율곡국학원 이사로 있다. 저서로 『강화학파의 문학과 사상』(단독 및 공저 1-4), 『조선시대 한문학과 시경론』, 『한학입문』, 『한국한문기초학사』 1-3, 『다산과 춘천』, 『여행과 동아시아 고전문학』, 『김시습평전』, 『안평 : 몽유도원도와 영혼의 빛』, 『한국한시의 이해』, 『한시의 세
현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955년 충북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일본 교토(京都)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한문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한자한문연구소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아한학연구 편집위원장, 애산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장, 율곡국학원 이사로 있다. 저서로 『강화학파의 문학과 사상』(단독 및 공저 1-4), 『조선시대 한문학과 시경론』, 『한학입문』, 『한국한문기초학사』 1-3, 『다산과 춘천』, 『여행과 동아시아 고전문학』, 『김시습평전』, 『안평 : 몽유도원도와 영혼의 빛』, 『한국한시의 이해』, 『한시의 세계』, 『한시의 서정과 시인의 마음』, 『한시의 성좌』, 『김삿갓 한시』, 『(증보)한문산문미학』, 『간찰』, 『참요』, 『내면기행』, 『산문기행』, 『국왕의 선물』 1-2, 『옛 그림과 시문』, 『한국의 석비문과 비지문』, 『호, 주인옹의 이름』, 『한국의 과문(科文)의 양식과 시제(試題)』, 『응제(應製)와 제술(製述)』, 『서울 고전만유』, 『성호사설의 변정·상론·제안』 등 40여 종이 있다. 역서로 『주역철학사』, 『불교와 유교』, 『금오신화』, 『역주 원중랑집』(공역), 『한자 백가지 이야기』, 『선생, 세상의 그물을 조심하시오』, 『증보역주 지천선생집』(공역), 『서포만필』 1-2, 『삼봉집』, 『기계문헌』 1-6, 『심경호 교수의 동양고전강의 : 논어』 1-3, 『육선공주의』 1-2(공역), 『동아시아 한문학 연구의 방법과 실천』, 『도성행락(圖成行樂) : 명청문인의 화상 제영』, 『여유당전서(시)』(네이버 지식백과), 『춘향전·춘향가』, 『을병조천록』, 『신편신역 청련집』, 『강화학파 정제두·이충익·심대윤』(한국사상선), 『신편신역 김시습전집』 등 40여 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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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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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54628143
KC인증

책 속으로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과 전후 「사미인가」는 곧 우리나라의 『이소』다. 하지만 그것을 문자로 베껴낼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악인들이 입에서 입으로 주고받고, 혹은 한글로 써서 전할 따름이다. 어떤 사람이 칠언시로 「관동별곡」을 번역했으나 멋질 수가 없었다. 어떤 사람은 택당 이식이 젊었을 때 「관동별곡」을 칠언시로 지은 것이라 하지만, 그것은 옳지 않다.
구마라지파가 말하기를, “천축의 풍속에는 문학을 최고로 숭상하여 찬불사讚佛詞, 부처의 공덕을 찬미하는 가사는 극도로 화미華美, 화려하고 아름다움하다. 이제 이것을 중국어로 번역하지만 그 의미만 전달할 수 있을 뿐, 그 가사는 옮길 수가 없다”고 했다. 이치상 정녕 그럴 수밖에 없다.
사람의 마음이 입으로 나온 것이 말이다. 말에 절주節奏, 리듬가 있는 것이 가歌·시詩·문文·부賦이다. 사방의 말이 비록 다르다 하더라도 정말 말을 잘하는 사람이 각각 자기 나라 말에 따라 가락을 맞춘다면, 그것들은 족히 모두 천지를 감동시키고 귀신을 통할 수 있는 것이니, 비단 중국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시문은 자기 말을 버려두고 다른 나라의 말을 배워서 표현하므로, 설령 아주 비슷하다 하더라도 이는 단지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민간의 나무하는 아이나 물 긷는 아낙네들이 소리 내어 서로 주고받는 노래가 비록 비루하다 할지라도, 그 참과 거짓을 논한다면, 정녕 학사學士 대부大夫들의 이른바 시부詩賦와는 동격에 두고 논할 수 없다.
하물며 이 3편의 별곡別曲은 천기天機, 모든 조화를 꾸미는 하늘의 기밀가 스스로 발한 것을 담고 있되, 이속夷俗, 오랑캐의 풍속의 비리鄙俚, 다랍고 속됨함은 없으니,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참 문장은 이 세 편뿐이다. 그런데 세 편을 가지고 다시 따져본다면, 「후미인곡」이 가장 높다. 「관동별곡」과 「전미인곡」은 여전히 문자어한자어를 빌려서 윤색한 것이므로 자연스럽지 못하다.

◎ 평설
서포는 우리의 시가를 존재하게 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학사 대부들이 시부의 형식주의를 높이 치는 것을 비판했다. 서포는 우리말을 버리고 중국 말을 모방하려는 것은 앵무새가 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서포는 시가 문학에서 ‘절주’와 ‘사辭’를 중시했다. 절주는 운율미나 외형미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사는 단순한 수사修辭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오랜 역사와 언어 속에 배어 있는 민중의 호흡이요 맥박이므로, 다른 나라 말로 옮긴다면 표현해낼 수 없다.
서포는 같은 국문 노래라도 상투적인 한자 표현은 문학이 추구하는 정의 진정성을 해친다고 보아 정철의 세 별곡 중에서도 「속미인곡」을 높이 평가했다. 실은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은 여성 화자를 내세우되 각기 다른 여성상을 등장시켰다. 즉 「사미인곡」에서는 사대부가 여성의 목소리를, 「속미인곡」에서는 서민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미인곡」은 내면의식을 한문투로 드러냈지만, 「속미인곡」은 그리움과 애탄의 정서를 순수 국어로 드러냈다. 그렇기에 서포는 「속미인곡」을 상대적으로 더 높이 평가한 듯하다.
또한 서포는 문학의 범주를 넓혔다. ‘절주가 있는 말’이 문학이라고 한다면, 문자로 기록된 것뿐만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주고받은 것’도 문학이라고 본 것이다. 서포는 결코 사대부의 문학을 배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학 평가의 기준을 계층성에서 찾지 않고, 우리말로 된 문학인가 아니면 남의 나라 말을 배워서 흉내 낸 문학인가 하는 차이에 두었다.
서포는 국문 시가를 남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포가 한문학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은 큰 의미를 지닌다. --- 본문 중에서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은 조선의 몽테스키외다. 그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일체를 회의했으며, 사상과 문학뿐 아니라 사회 현실의 여러 문제에 대해 냉엄한 분석을 시도했다. 당시 지식인들이 신뢰한『자치통감』과 그 교조적 논평서인『통감강목』을 비판하고, 속류 주자학자들이 자기의 맥脈을 짚듯 사상의 맥을 짚어보지 못하는 편협한 태도를 질타했다. 병자호란 당시 현실적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불가피하게 강화를 주장한 최명길의 심리를 분석했으며, 조선 문학이 중국 문학의 아류가 아니라 독자적 생명을 지니고 발전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논증했다. 이렇게 진지한 논변을 행하느라 에세이에 해학의 맛을 곁들일 수 없었는데, 그 점에서도 그는 조선의 몽테스키외라 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편의 에세이 하나하나는 지적 탐구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어, 독자로 하여금 맑은 감흥을 갖게 만든다.

--- 머리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의 몽테스키외 김만중, 민족문학의 지평을 열다
회의·탐구·관용의 정신으로 엮은 조선 산문의 결정체

『서포만필』은 역사, 문학, 유가, 불교, 음양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색하고 사회 현실의 문제를 연관시켜 논술한 에세이집이다. 김만중은 삶과 관계된 모든 분야에 걸쳐 스스로의 맥을 짚듯이 주체적으로 사유하고자 했기에, 그의 일생 경륜과 지적 모색이 여기에 집대성되어 있다.
『서포만필』은 만필의 형식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과 개방적인 시선으로 역사 속 인물과 사건들을 바라보았다는 점,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상대주의적인 견해를 힘 있는 문체로 논술했다는 점 때문에 한국 지성사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경학·역사·문학, 유가·불가·도가 등 삼교, 천문·지리·음양·산수·율려, 근대적 과학·천주교 등에까지 폭넓게 전개되고 있어서 우리는 김만중이라는 조선시대의 걸출한 인재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특히 역주를 단 심경호 선생은 현대의 독자들을 위해 김만중이 피력한 내용을 ‘평설’로 보충하거나 재해석하면서 그 당시의 시대환경과 만필을 쓴 김만중의 독특한 시각을 유추해 김만중이 거대 담론이나 이념을 동어반복하지 않고 세세한 사실을 해부하면서 지식을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내린다.

만필의 미학
만필은 논리적인 서술과 치밀한 논증을 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사항에 관한 관심을 표명하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이러한 만필의 미학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 김만중은 선천 유배지에서 자신의 지적 체험을 하나씩 정리해 『서포만필『 상권에 104편, 하권에 165편을 썼다. 그 문체는 매우 고백적이지만 자신의 학문하는 자세를 회의하는 것이어서 상대주의적 관점이 여기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서포만필』에 나타난 산문정신
『서포만필』은 17세기 말의 시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회의의 정신과 탐구의 정신을 담았으며, 인간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관용의 정신을 지녔다. 김만중은 이러한 산문정신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자신의 맥을 짚듯 사유했다. 스스로 맥을 짚어보는 태도는 권위에 눌려, 혹은 시류에 편승해서 타설을 모방하거나 타인에 뇌동하는 것과 대척점을 이룬다. 주자학설에 대한 맹신이나 불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논박은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 속류 유학자의 편벽함을 비판했다. 또 그는 상대주의적 시각을 견지했다.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사상과 문학뿐만 아니라 사회 현실의 여러 문제에 대해 냉엄한 분석을 시도했다. 김만중은 자기를 철저히 회의하는 것이야말로 역사를 제대로 읽고 논리를 지향하는 길이라고 보았다.

국민문학론
『서포만필』의 주된 내용은 우리나라 시에 대한 시화詩話이며, 소설이나 산문에 관한 것도 있다. 그밖에 불가佛家·유가儒家·도가道家·산수算數·율려律呂·천문天文·지리地理 등에 대한 기사들도 실려 있어 지은이의 사상적 편력과 박학다식함이 잘 나타나 있다. 문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체 비교, 통속소설관, 번역문학관, 시가관, 국어관의 확립을 통한 '국민문학론' 등 선구적인 이론을 밝히고 비평의 객관성 추구를 기본과제로 삼으면서 만필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관념의 허위를 비판하고 중국문학에 매몰당한 국민문학을 적극 옹호했다.

반세기를 기다렸다!
최고의 학자들이 이 시대 언어로 새로 번역한 한국 고전의 감동

우리 안에 숨어 있던 원대한 상상력의 샘물
모두가 안다고 믿었지만 아무도 몰랐던 우리 고전의 세계

50년의 기다림, 5년의 기획, 이에 참여한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 50인.
우리의 발견을 기다리며 웅크리고 있던 고전의 화려한 부활과 비상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이 시대, 우리 고전의 정의는 무엇인가? 우리가 다 안다고 믿고 한켠에 제쳐둔 이야기, 교과서와 시험에 등장하는 어려운 발췌문, 수없이 영화와 드라마로 변용되지만 정작 한번도 읽어본 적 없는 텍스트인가. 아니다. 고전은 우리의 발견을 기다리며 오랜 세월을 웅크리고 있던 가장 위대한 우리의 자산이다. 고전은 끝없는 상상력의 원천이며 우리가 간직해온 인물군상과 해학을 넉넉하게 품은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당신은 아직 모른다. 그러나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살아난 고전을 단 한 장만이라도 읽기 시작한다면…… “사람 생애 어려운 줄 모르고” 그저 착하기만 한 흥보의 해학, “차마 망극하여 죽어 이를 모르고자” 했던 혜경궁 홍씨의 한恨, 혹은 벌건 대낮에 사랑방 혹은 밭에서 뒹구는 조선시대 남녀상열지사를 접하는 순간, 당신은 낮게 탄식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세계를 몰랐던가, 이렇게 흥미로운 세계가 우리 안에 있?던가.”

반세기를 기다리고, 백 년 앞을 내다보다
지금껏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은 많았다. 그러나 이들 책의 한계는 어린이용이나 청소년용 도서로 제작되어 지나치게 축약되고 원전의 말맛을 잃거나 반대로 원문 그대로 출판되어 오로지 전문가용에 그쳤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전후 선학들의 업적 이후, 실로 50여년 만에 새로 발간됐다 칭할 만한 문학동네의 한국고전문학전집은 분명 남다르다. 기획 기간만도 장장 5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탄생한 이 시리즈에는 대한민국 50인의 국어국문학, 한문학 석학이 참여했다.

독자를 위한 대중성과 연구자를 위한 깊이를 동시에 얻다
문학동네의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대중독자를 위한 책인 동시에 전문 연구자를 위한 깊이 있는 주석과 해설을 겸비한 완결된 책이다. 문학동네의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언뜻 전혀 달라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이원화전략을 취했다. 전집의 모든 시리즈를 ‘현대어역’과 ‘원본’으로 나누어 두 가지 버전으로 출간한 것이다.
우선, ‘현대어역’에서는 오늘날의 독자들을 위해 살아 있는 요즘의 언어로 최대한 쉽게 풀어 썼다. 그러면서도 옛날의 말맛과 문체를 살리기 위해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해당 책의 역주자는 물론 편집위원(심경호, 장효현, 정병설, 류보선), 편집부와 마지막에는 일반 독자(문학동네 독자모니터)의 의견까지 조율해 책으로 완성했다. 또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생생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한중록』에서는 16페이지의 화보와 함께 본문 중간중간마다 다양한 관련 사진을 넣었고, ‘한중록 깊이 읽기’를 통해 독자들이 알고 읽어야 할 오십여 가지의 역사적 해설을 덧붙였다. 여기에는 사도세자의 광증에 대한 치밀한 탐구부터 조선시대 궁녀에 관한 이야기나 영조가 먹었던 산삼 이야기까지 더해 『한중록』을 통해 기록된 역사 이면의 진실을 볼 수 있게 안내했다. 또한 중국의 역사와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창선감의록』에서는 지도를 첨부했으며, 『서포만필』과 『홍길동전·전우치전』『조선 후기 성 소화 선집』에서도 생생한 화보를 수록했다.
한편 원본에서는 고전의 모든 이본을 집대성했다고 불러도 좋을 만큼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고전의 이본들을 철저히 교감해 연구자를 위한 텍스트를 만들었다. 각 책마다 대표적인 저본을 정해 이를 다른 이본들과 비교분석하여 교감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의 역주본에서는 누락된 내용을 추가하고 잘못된 내용을 상당 부분 바로잡았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을 펴내며"
우리가 고전에 눈을 돌리는 것은 고전으로 회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한국의 고전은 고전으로서 계승된 역사가 극히 짧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발견되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작품은 저 구석에서 후대의 눈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우리의 목표는 바로 이런 한국의 고전을 귀환시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고전 안에 숨죽이며 웅크리고 있는 진리내용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그것으로 이 불투명한 시대의 이정표를 삼는 것, 이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몇몇 전문가의 연구실에 갇혀 있던 우리의 위대한 유산을 널리 공유하는 것은 물론, 우리 고전의 비판적·창조적 계승을 통해 세계문학사를 또 한번 진화시키고자 하는 강한 열망 속에서 탄생하였다. 그래서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은 이미 익숙한 불멸의 고전은 말할 것도 없고 각 시대가 새롭게 찾아내어 힘겨운 논의 끝에 고전으로 끌어올린 작품까지를 두루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한국 고전의 위대함을 같이 느끼기 위해 자구 하나, 단어 하나에도 세밀한 정성을 들였다. 여러 이본들을 철저히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정본을 획정했고, 이제까지의 모든 연구를 포괄한 각주를 달았으며, 각 작품의 품격과 분위기를 충분히 살려 현대어 텍스트를 완성했다. 이 모두가 우리의 고전을 재발명하는 것이야말로 세계문학의 인식론적 지도를 바꾸는 일이라는 소명감 덕분에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부디 한국의 고전 중 그 정수들을 한자리에 모은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이 그간 한국의 고전을 멀리했던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창조적으로 계승되어 세계문학의 진화를 불러오는 우리의, 더 나아가 세계 전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하기를 기대해본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편집위원
심경호, 장효현, 정병설, 류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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