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Koh, Johng-Seok,高宗錫
고종석의 다른 상품
|
학사, 헉사, 박사 같은 말에 들어 있는 ㄱ받침은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부라는 것이 팍팍하고 딱딱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주걱턱'이나 '벼락'에서 부드러움, 원만함을 느기기는 어렵 ㄱ은 고체성의 자음이다. 그것은 바스라지거나 깨질 뿐 휘거나 흐르거나 휘발하지 않는다. '묵직하다'라는 형용사는 그 고체성의 한 표상이다. ...ㄲ소리는 한자음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위의 끽(喫)이 있을 뿐이다.
'끽고'와 '끽겁'외에, 아주 요긴하다는 뜻의 끽긴, 몹시 놀란다는 뜻의 끽경, 밥을 먹는다는 뜻의 끽반, 담배를 피운다는 뜻의 끽연, 차를 마신다는 뜻의 끽다, 만족할 만큼 즐긴다는 뜻의 만끽 같은 말에 이 '끽'이 보인다. 끽끽러리다 보니 이어서 '끅'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배고파서 불행한 소크라테스보다는 배불러서 행복한 돼지가 냄직한 소리. 끅. 끄윽. 너무 껍신거린 것을 용서하시길. --- p.35-36 |
|
ㅁ소리 두 개를 모음으로 연결한 '마음'이라는 말만큼 마음의 따뜻함을 드러내는 말은 없을 것이다. 영어의 'heart'라는 말에서는 심장의 박동이나 피의 뜨거움이 느껴지지만 '마음'에서와 같은 따뜻함과 은근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mind'라는 말에는 ㅁ소리가 들어있지만, 그 말에서는 정신활동의 기계적 성질, 말하자면 차가운 성질이 느껴진다. 'spirit'은 더 그렇다. 이런 영어 단어들에는 '마음'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울리는 따듯함이 없다. 줄여서 '맘'이라고도 하는 '마음'과 '넋'이라는 말을 비교해보아도 그렇다. '넋'은 뭔가 고귀하거나 원한에 차 있지만, '마음'은 늘상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로 따뜻하다.
--- pp. 80-81 |
|
ㄱ은 시작이다. ㄱ은 하나이고 처음이고 출발이고 근원이고 남상이고 시초고 착수고 서장이고 머리다. 사전의 앞부분에 실린 표제어들은 죄다 이 글자로 시작한다. ㄱ이 처음이고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나라는 수만큼 매력적인 수는 달리 없다.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