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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 Well of Shalls 10
안녕, 코끼리 Hi, Elephant 32 시바 망할 새끼 Fuck off Bastard 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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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에는 조개 우물이란 뜻이 있다. 먼 옛날 이 동네에 있던 처형장에 사형수 머리를 벨 칼을 닦는 우물이 있었단다. 우물 바닥에 조개가 많아 조개 합과 우물 정井을 더해 합정이라 부른 것이다. 우물이 개발로 사라지고 지금은 더할 합合으로 쓴다. 그런데 나는 지난 수년간 합정을 다른 뜻으로 생각해 왔다. 우리처럼 길 잃은 사람들이 걷다가 마주치는, 그러니까 정 情이 고픈 이들이 다른 정과 만나 합合을 이루는 곳. 합정이란 동네를 그리 여겨 온 것이다. ---「1장 합정 Well of Shalls
The place name Hapjung means “well of shells.” Long ago, there used to be a public execution site here and a well where the blades used to decapitate criminals were polished. The neighborhood was named after the pile of shells at the bottom of this well, with hap for “shell,” and jung for “well.” Since urban development did away with the well, they replaced hap with a homophonous character meaning “to combine.” For years, I understood the name of Hapjung differently. A place where lost ones like us walk into each other, where people hungry for jung, “affection,” meet similar others to become hap, combined - that was how I thought of the place called Hapjung. ---「1장 합정 Well of Shalls」중에서 너는 잘 했다고 어깨를 두들겼다. “억지로 용서할 필요 없어.” “끝까지 해 볼래.” 나는 말했다. “뭘?” “몰라, 뭐든.”내 말에 너는 싱겁다는 듯이 같이 웃었다. 시시한 강자와의 싸움은 잊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시바 망할 새끼 Fuck off Bastard」중에서 You patted my shoulders in encouragement. “You don’t need to force yourself to forgive them,” you comforted me. “You know what? I’m going to do more. I’m going all the way,” I said. “Do what?” “Don’t know. Whatever it is.” You joined me in laughter, like it all didn’t matter. We continued walking forward, forgetting about our war against petty adversaries for a moment. ---「시바 망할 새끼 Fuck off Bastard」중에서 새 길이다. 네 덕에 나는 의외로 잘 버텼다. 우리는 함께 서울행 기차를 탈 것이다. 다음 여정에서는 나도 세렝게티 할머니 코끼리처럼 현명해질 것이다. 기억의 무게만큼 아는 것이 많으며, 함정이 있는 길은 굳이 걷지 않고 포악한 맹수가 와도 소리를 내어 쫓아내거나 여차하면 머리로 치받을 수 있다. 경계를 벗어나 독립한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앞으로 안녕히 살아갈 것이다. ---「시바 망할 새끼 Fuck off Bastard」중에서 It’s a new road. I’ve come pretty far, thanks to you. We will board the train to Seoul together. On my next journey, I’ll become as wise as the granny elephants in Serengeti. The weight of knowledge would match the burden of memories; there would be no need to knowingly walk into a trap; and violent predators can be warded off with a roar or, when things come down to it, a mighty headbutt. We cross borders; we go independent; we stand on our own feet. We have survived so far, and from now on we’ll do even better. ---「시바 망할 새끼 Fuck off Bastard」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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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수자의 연대로 상처를 극복하다
소설 속‘나’는 지하철 2호선 합정역과 절두산 성지, 한강을 맨발로 걸으며 망상과 기억 사이를 헤맨다. 혼란한 중에 코끼리를 목격하면서 나는 옛 우물처럼 아득한 기억들과 마주하게 된다. 작품에서 코끼리는 피할 수 없는 생의 고통에 맞서는 약자의 역설적 강함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작가는 트라우마(trauma)를 단순한 고통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너머로의 희망과 생존 의지를 견인하는 극적 여정의 일부로 그린다. 또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너’, 타인의 존재에 힘입어 여성 소수자간 연대로 비틀어진 가족사를 등지고 나아간다. 한영 바이링궐 에디션. 국제사회에 전하는 한국의 여성 소수자 문학 『코끼리 가면 (ELEPHANT MASK)』은 독립출판사 움직씨의 창립작으로 발행된 2016년작 노유다 작가의 『코끼리 가면』 초판본을 한영 바이링궐 에디션(Korean-English Bilingual Edition)으로 새로 발간한 것이다. 2017년 여름부터 빼어난 지성과 공감 능력을 지닌 김유라 번역가와 미국 뉴잉글랜드 캘리포니아-한국 간 긴밀한 협의와 만남을 통해 한영 번역을 신중히 완성했다. 바이링궐 에디션에 맞게 내용, 디자인, 판형도 완전히 새로 조정했는데 재발행 직후 책 완성도에 대한 SNS(소셜 네트워크) 반응이 뜨거웠다. 위드유(#WithYou)의 의미로 전국 10여 곳의 동네책방에서 제작 후원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8년 타이페이국제도서전 등 국제도서전을 비롯해 유럽과 영미 문화권 독립책방 등지에 코끼리 가면 한영 바이링궐 에디션을 배본, 성소수자이자 여성인 작가의 묻히기 쉬운 목소리와 문학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