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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독이 하는 말
제1부 여름 눈빛 흐르는 물속에 장맛비 장맛비2 안개꽃 푸르른 뭉게구름 카모메식당에 앉아서 숲속 해바라기 사과나무와 해바라기 밑줄 하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그대도 보고있나요 아직 바람을 따라 유효시간 걷는 일만 남아 있어도 운무 누군가 나를 부르면 하늘 못 물에서 하늘을 만나다 바다와 산 고마운 사람 흐르면서 늘 거기 있는 강물처럼 제2부 가을 가을꽃 임항선 철길 구월에 이른 시작 살아내기 시월 무진정에서 낙엽 숨어 살다 #51 가을 차꽃과 그대 가을비 가을 호수 가을손길 나를 기억해요? 젖방울 晩秋추景 그대에게 저녁 창가에서 손을 맞잡고 그대가 내 손을 새벽에 한 단어 손가락 꽃말 사람이 사람을 제3부 겨울 길목 초겨울 숲 자작나무숲에서 집의 북쪽 겨울나무 가슴에 품어둔 말 정월 보름달 첫눈, 그 다음날 설산 건너자, 우리 함께 서둘지 않는 희망 동백을 만나다 길 서쪽 창 혼자 하는 말 우리도 그들처럼 그대였나요 오래된 이야기 바닷바람 길을 나선다는 것 장일순선생이 그랬단다 無名有閒 품을 수 있는 만큼 먼 月下情人 제4부 그리고… 봄을 맞다 가마터 전제덕을 만나다 봄비는 자궁이다 유 시인의 집에서 약속 허공 결을 만나다 봄 섬 바다와 섬 선물 선물 2 원북역에서 나무늘보 당신 등 뒤의 사람 아픔에게 그대의 눈물 꽃잎 꽃잎 2 나이 오십의 어리광 어머니 이마에 입술을 대고 누나라는 말 자식의 나이 차향 나는 투수다 하느님의 출석부 · 발문 |
나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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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샤머니즘
사랑이라는 뜨거운 덩어리를 우주에 만나고 부르는 노래 여기 사랑 샤머니즘이 있다. 만유사랑설을 지독히 믿는 시인의 영가가 있다. 그의 시들은 그가 사랑하는 그대에 대한 초대장이고 마당밟기이고 영접이고 부르르 떨리는 전율이고 슬프지 않은 귀곡성이고 소곤소곤 두근거리는 뒷담의 수다이고 가만가만 달빛 그림자 밟는 배웅이기도 하다. 김유철이 이 시집에서 보여준 낭창낭창한 사랑의 노래들은 사랑에 대한 미사이자 고해성사다. 그에게 그대를 당신을 너를 먼 바람 저 물결 저녁노을은, 뭐라고 부르던 사랑의 정령이 깃든 님이다. 사랑으로 만나고 느끼고 사랑으로 되돌아보고 자신을 추스른 숭고한 신앙생활 나날의 기도들이다. 그의 사랑은 직접적이고 일상적이다. 그래서 거칠고 생생한 토템이다. 사랑이라는 아주 커다란 조각내어 설명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분별하여 말하기란 기어이 불경스러운 단 하나의 인식과 생각의 틀로 세상을 보고 나무를 보고 바다를 보고 섬을 보고 길을 보고 꽃을 보며 얻은 깨달음이다. 시인 같은 사랑에 대한 인내와 안목을 다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야 좀 어지럽지만, 더러 긴장감이 조금 덜한 대목에 리듬이 잃긴 하지만, 세상을 사랑으로 그렇게 나뉘지 않은 커다란 덩어리로 느끼고 기록하는 시인의 마음까지 탓할 수야 없는 일이다. 그가 길어다 주는 사랑 노래들을 듣고, 우리가 덜 사랑하고 덜 그리워하면서 세상사와 사람들에 훨씬 더 무덤덤했음을 늦게나마 깨칠 일이다. 시인은 사랑을 인간에게서 자연에서 온갖 만물에서 느낌으로 철학으로 종교로 역사적 안목으로 심지어 사회과학으로도 다 담아내려 한다. 뜨거움도 있고 열렬함도 있고 진정함도 있고 때론 저무는 나이 탓인지 고마움과 애틋함도 느껴진다. 우주와 그 우주의 많은 것들과 관계 맺은 시인이 그것들에 대한 인식론의 한 종합으로 사랑이라는 화두를 붙잡은 듯하다. 귀한 체험이고 결단이다. 청춘의 뜨거움을 걸러낸 가을 빛 같은 눈으로 보편의 힘을 획득한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위대하다. 그 힘에 의지해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재주를 넘어 숭고하다.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던가? 그를 보면 시를 쓴다는 것이 오롯하게 작품을 남기려는 재주꾼들의 노름이 아니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소리거나 한숨이거나 하품임을 실감하게 한다.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도거나 반성문이거나 연애편지이기도 하다는 것을, 무릇 시란 그런 것일 수 있다는 것을, 김유철은 열심히 보여준다. 내가 아직 줄 수 있는 것이 있어서 해뜰녁부터 해질녁까지 어쩌면 깜깜한 밤중이나 폭풍우속에서도 내가 아직 그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고결한 일인지 그는 간결하게 말할 줄 안다. 그대였나요 먼 바람이 그대 였나요 저 물결이 그대였나요 저녁노을이 그는 사랑을 참 애틋하게도 햇빛처럼 쉽게 만나고 또 간절하게 느낀다. 땅이 언들 물이 언들 마음이야 얼겠는가 그에게 사랑은 사람과의 동맹이며 푸른 빛 쫓는 도전이기도 하다. 북두칠성이 국자모양으로 하늘에 박힌 것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 그것은 그대와 나의 이야기 결국 사랑은 우주이고 우주를 거니는 나그네의 찬란한 역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