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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_ 토머스 제퍼슨과 금융 귀족 2장_ 신흥시장의 과두제 3장_ 월스트리트의 등장 4장_ 탐욕은 좋은 것이다 5장_ 역사상 최고의 거래 6장_ 대마불사 7장_ 미국의 과두제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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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점령 시위, 99%의 대중이 1%의 부패한 탐욕을 향해 던지는 의미심장한 외침
지난 9월 17일 금융자본의 탐욕에 반발하며 미국의 뉴욕 맨해튼에서 처음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 시위가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된 ‘월가 시위’는 지난 주말 85개국 1,500여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리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수백 명이 연행되고, 로마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분노의 날’로 선포된 지난 10월 15일(미국 시각)에는 미국에서만 360여 명이 연행됐고 이날 집회는 100개 도시에서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명이 모여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의 격차와 자기 배만 불리는 부패의 온상인 대형 은행을 규탄했다. 시위는 굳이 미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캐나다와 유럽 등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체 왜 이런 상황이 전 세계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걸까? “만약 당신이 은행에 100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다. 만약 당신이 은행에 1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그건 은행의 문제다.” 폴 게티가 했던 이 의미심장한 말은 이 책이 시사하는 바를 명확하게 함축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은행에 100달러의 빚을 지고 있고, 당장 그것을 갚기 힘든 형편이라면 당신은 내내 은행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은행에 1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왜냐면 돈의 액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은행은 당신이 파산하지 않도록 갖은 노력을 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당신은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빚을 지고서도 채권자인 은행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채무자와 은행의 관계를 대형은행과 정부로 바꾸면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실업자와 파산이 줄을 잇고, 세계는 금융위기에서 휘청거렸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 세계경제를 이끄는 선두주자이자 민주주의를 꽃피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인 선진국 미국에서 말이다. 그 배경에는 바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미국을 주물러왔던 대형은행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돈과 전관예우라는 비상한 수단을 활용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했고,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왔다. 그들의 영향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맞닥뜨려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갈수록 규모를 더 키우고,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더 많은 탈규제를 획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미국 GDP의 60퍼센트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6대 초대형 은행들(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을 중심으로,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여전히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고 정부를 위협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과도한 위험감수를 통해 또 다른 금융 붕괴를 야기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일개 은행에 불과한 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그들이 이렇게 약탈과 만행을 벌이는 동안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한 걸까?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곽(한국명: 곽유신)과 사이먼 존슨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유명 경제분석 블로그 The Baseline Scenario의 공동 운영자인 제임스 곽(한국명: 곽유신)과 사이먼 존슨은 미국발 경제위기와 세계불황, 그리고 아시아 금융위기 등의 굵직굵직한 경제 사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를 거시경제적인 관점으로 파악하였고, 해박한 역사 지식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분석을 통해 이 현상들의 근본적인 원인과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2008~2009년, 경제의 판도가 바뀌면서 대형 은행들은 부채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이들이 파산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그건 바로 실물경제 및 수억 혹은 수십 억 사람들에게 미칠 파급효과 때문이었다. 이것은 은행과 정부가 대결할 때, 은행이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바니 프랭크(Barney Frank)가 지적했듯이, “공화당이 형성한 모든 탈규제들, 그리고 규제의 부재(不在)로 인해 성장해버린 새로운 금융 수단들로 인해 대형은행들은 경제를 볼모로 삼아 우리를 위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좋든 싫든, 우리는 이제 몸값을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에서, 사이먼 존슨과 제임스 곽은 최근 미국 금융의 역사를 미국 민주주의와 거대 금융 간 대결의 맥락에서 광범위하고, 정확하고, 명쾌하게 설명한다. 토마스 제퍼슨에서부터 앤드류 잭슨에 이르기까지, 테오도어 루즈벨트에서 프랭클린 D. 루즈벨트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자들은 금융의 이데올로기(금융은 좋은 것이고, 규제받지 않는 금융은 더 좋은 것이고, 자유로운 금융이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다.)와 이를 추종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정치적 통제를 비판하고, 이로 인해 위태로울 수 있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선택은 분명하다. 워싱턴 정계가 호황기에는 이윤을 불리고, 불황기에는 그 손실을 납세자들에게 전가하는 고삐 풀린 금융부문의 기득권적인 이해관계를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엄격한 규제를 통해 경제성장의 핵심 엔진인 은행업 시스템을 개혁할 것인가? 경제의 번영과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사이먼 존슨과 제임스 곽은 급진적이지만 실현 가능하고 명확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즉, 초대형 은행들을 ‘파산해도 국가와 국민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작은 은행’으로 그 형태를 바꾸는 것이다. 대형은행과 그들의 영향력에 대한 명확한 분석, 명쾌하고 믿을 만한 이론이 공존하는 이 책은 2010년을 통틀어 가장 논쟁적이며 토론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들의 견해는 굳이 미국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비록 미국의 지나온 역사와 굵직굵직한 경제 사안들을 분석하고는 있지만 아시아와 한국에 대한 분석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금융위기의 원인과 문제점들을 다룬 저자들의 분석은 충분히 흥미롭고 읽을 가치가 있다. 우리에게 있어 경제란 분명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하는 생활의 일부이다. 요즘 같은 불황의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우리가 예를 들어 부실 자산 구제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한국의 G20 가입이 과연 타당하고 현실성 있는 선택이었는지, 대형은행들의 자본 장악력이 정치적 영향력으로까지 확대되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은행 경영진의 보수 수준이 과연 적합한 것이지 등을 판단하고 분석하기란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우리도 저자들과 같은 정도의 고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나라의 경제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경제를 이끄는 이들이 어떻게 나아가려 하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매우 유용한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