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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강 힘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리더십 유가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리더 창업과 수성, 어느 쪽이 어려운가 천재지변도 리더의 책임이다 인의와 위신 느슨함과 팽팽함을 구분하여 사용하라 십사구덕 중 ‘십사’의 가르침 십사구덕 중 ‘구덕’의 가르침 간략한 중국 고대사 대략적인 중국 고대사 제2강 내 안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워라 이념 없는 조직은 오래가지 못한다 리더의 근본은 덕의를 쌓는 일 규칙의 공과 죄 ‘스스로 반성하는 사람’이 되어라 리더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 태종과 정관지치 제3강 인재 등용 비법 허물없는 관계가 조직을 무너뜨린다 인사는 ‘자리’가 있어야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자나 깨나 인재 ‘인재가 없다’는 말은 직무태만 육관 ? 사람을 꿰뚫어보기 위한 포인트 육정육사 ? 조직의 운명을 쥔 부하의 자세 문치의 상징 《오경정의》 안정의 열쇠는 ‘교양’ 제4강 듣는 귀와 울리는 말 무엇이 리더의 우열을 가르는가 2인자에게 꼭 필요한 선견지명 고자질에 휘둘리지 마라 태종을 보좌한 ‘사천대왕’ 제5강 사욕을 버리고 신뢰를 쌓아라 자신의 허벅다리 살을 스스로 베어 먹고 있지 않은가 사리사욕을 멀리하라 서로 직언할 수 있는 관계가 돼라 부하에게 일의 본질을 이해시켜라 순조로운 때일수록 위기감을 느껴라 명예욕이라는 함정 교양으로 만드는 환상의 호흡 제6강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아무리 제 자식이 예쁘다 해도 태종의 제왕 교육 과잉보호는 오히려 망친다 초심을 지켜내기 위한 십계명 《정관정요》 관련 연표 |
田口佳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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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 하려는 말은 “창업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 수성의 시대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진력하자”는 요지다. 태종이 “창업과 수성, 어느 쪽이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던진 이유는 바로 이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창업에서 수성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흐름은 오늘날의 비즈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회사를 창업했거나 임원으로 승진했을 때, 그 리더는 매우 기세등등한 상태이다. 사내에서는 물론, 세상도 그를 크게 주목하고 높이 평가할 것이다. 언론이 ‘시대의 영웅’이라며 추켜세울지도 모른다. 또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자신과 실력이 엇비슷한 자들과 경쟁하여, 끝내 승리를 거머쥔 과정을 되돌아보고는 자아도취에 빠져버릴 우려도 있다. “나는 정말 열심히 했다. 이 성공은 내 노력의 대가이다. 좋아, 더 힘차게 달려 나가자!”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럴 때 싹트기 쉬운 것이 바로 자만심이다. 창업으로 얻은 권력을 믿고 독선적으로 행동하기 쉽다. 부하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며 채찍을 휘두르는 사람도 있는데, 오늘날에도 이런 태도를 보이는 창업주를 흔히 볼 수 있다. 마치 자기로 말할 것 같으면 사업 초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국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니, 모두 자신을 본받아야 한다는 듯, 직원들을 혹사시킨 끝에 조직을 악덕 기업으로 만들어버린다. 혹은 회사의 이익으로 자기 배를 채우는 일은 물론이고 마치 실적이 계속 느는 것처럼 보이게끔 부정 출납이나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점은 태종처럼 “창업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며 스스로 확실하게 선을 긋는 일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모든 활동의 초점을 ‘수성’에 맞추고 조직을 견고히 다지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일이 많은 창업기를 벗어났다면, 일단 저돌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려는 기세를 늦추고, 전체 구성원들과 힘을 합쳐서 조직을 안정시키고 계속 유지해 나가는 쪽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 pp. 26-27 정관 3년, 기근으로 어수선했던 세상이 조금 안정되었다. 태종은 또다시 신하들에게 ‘군주란 참으로 어려운 자리’라고 토로한다. 죽을 힘을 다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정치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던 중, 새삼스럽게 ‘배움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일이란 본래 이런 법이다. 같은 일을 3년이나 계속하면 어느 정도 익숙해지지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지, 그 자리에서 멈출지는 본인의 자기 평가에 달려 있다. ‘이미 어엿한 리더’라며 만족해버리면 성장은 멈춘다. 아니, 오히려 퇴보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면 한층 더 성장하게 된다. 때때로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자신의 부족함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곤 한다. 업무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면 훗날 위기를 맞게 된다. 따라서 태종처럼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태종은 대체 무엇을 어렵다고 느꼈을까? --- p. 36 이때 태종은 《주역(周易)》과 《서경》에 나오는 말을 인용한다. 앞부분은 ‘渙汗其大號(환한기대호)’라는 부분으로, 몸에서 나온 땀을 다시 흡수할 수 없듯이 조서나 법률도 일단 발포(渙)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는 《예기(禮記)》에 나오는 ‘綸言如汗(윤언여한)’이란 말도 있다. 뒷부분은 愼乃出令, 令出惟行, 弗爲反(신노출령, 영출유행, 불위반), 즉 “명령을 내릴 때는 신중히 해야 한다. 일단 명령을 내렸으면 이를 실행해야 하며 번복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모두 태종이 하려는 말을 짧은 문장 속에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데,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것은 태종이 얼마나 교양이 풍부한 사람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 p. 74 재능이 특출한 인물을 찾기 힘들다고 그대는 말하지만 무엇보다 짐은 그런 인재를 원하지 않소. 그릇에도 제각각 용도가 있듯이, 인재 역시 ‘이 사람의 이런 능력은 이러이러한 일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찾으면 되지 않소? 요즘 시대에 훌륭한 인재가 없다 해서 다른 시대에서 데려올 수도 없는 노릇이오. 역대 어느 정권이나 당대의 인물을 채용했을 뿐, 다른 시대 인물을 채용한 것이 아니지 않소. 은나라 고종(무정武丁)의 측근 중 한 사람은 고종이 꿈에서 봤다는 인물의 얼굴 생김새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전국으로 찾으러 다녔소. 그리고 어느 공사 현장의 인부가 이 자와 매우 흡사하다는 말을 듣고 그를 천거했다고 하오. 그렇게 찾아낸 인물이 훗날 실제로 2인자가 되었소. 또 주나라 문왕은 사냥을 나갔을 때, 낚시를 하는 여상(呂尙)을 보고는 비범한 인물이라 생각하고 말을 걸었소. 그 여상이 후에 뛰어난 재상이 되었다는 전설까지 있소. 어느 시대나 인재가 없는 게 아니오. 짐은 실제로 뛰어난 인재가 있는데도 이쪽에서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되오. --- p. 98 군주에게 교만함이 싹트기 시작하면 신하는 물론, 핏줄조차 정이 뚝 떨어질 것입니다. 백성의 마음도 멀어져 가겠지요. 그러면 생각대로 아랫사람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혹독한 형벌을 내리거나 권세를 휘두르게 되니, 민심은 더욱 멀어집니다. 겉으로는 공경을 표하는 듯 보여도 진심으로 군주를 따르지 않습니다. 이런 원망이 점점 쌓이면 백성은 몹시 두려운 존재가 됩니다. 모두 군주를 쓰러뜨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지요. 백성이 있어야만 군주 역시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디 명심하셔야 합니다. --- p. 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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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해 읽히는 고전 중의 고전,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도 유효한 ‘교훈’
《정관정요》는 전 10권, 40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정관(貞觀)’은 태종이 재위(627~649)한 연호를 뜻하고 ‘정요(政要)’는 정치의 요체란 뜻이다. 태종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 후, 역사가 오긍(吳兢)이 편찬하여 당시(709) 4대 황제 중종에게 바쳤다고 한다. 일명 ‘제왕학’의 고전으로 일컬어지는 《정관정요》는 천년이 훨씬 넘는 긴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영인과 지도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조직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비결을 전하는 책이다. 598년, 수나라 말기의 혼란기에 고조 이연(李淵)의 차남으로 태어난 이세민은 아버지를 도와 당나라 창건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당이 건국되었을 당시에는 중국 곳곳에 아직 세력을 떨치는 군벌들이 다수 남아 있었던 탓에, 이세민은 각지를 돌면서 그들을 토벌해야만 했다. 비록 이세민이 2대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건국의 주역이자 중국 통일의 최대 공로자인 셈이다. 이세민은 형인 이건성을 제거하는 ‘현무문의 변’을 일으키고 아버지인 당 고조를 유폐한 후 스스로 황위에 오르니 그 때가 626년, 그의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황위에 오르기 전 무장으로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이세민은 즉위와 동시에 180도 달라진다. 연호를 새롭게 ‘정관’으로 정하고(627년), 무단(武?)정치에서 문치정치로 탈바꿈한 것이다. 나라를 일으키는 창업(創業) 시기에는 힘이 닿는 한 공격을 계속하는 무단정치를 펼쳐야 하지만 정권을 수립한 후 수성(守成)의 시기에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태종은 나라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기 위해서 법률 및 제도를 정비하고, 유학을 통해 백성을 교화하는 일에 온힘을 쏟았다. 태종의 치세는 훗날 ‘정관지치(貞觀之治)’라 불리며 최고의 찬사를 받게 되는데, 이런 공적은 간의대부를 비롯한 측근들의 간언 없이는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정관정요》에는 군주의 이상적인 자세, 올바른 국가의 조건을 둘러싸고 태종과 신하들 사이에 오갔던 심도 있는 논쟁이 생생하게 ‘채록’되어 있다. 따라서 재미있을 뿐 아니라, 이를 응용하고 실천할 때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꼭 본받았으면 하는 점은 태종이 ‘훈계 담당’격인 간의대부를 비롯한 충신들의 직언을 귀 기울여 들은 점, 그 직언에 화를 내기는커녕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잘못된 점을 즉시 고친 점이다. 언뜻 ‘성군답지 않아 보이는 말과 행동’의 이면에는 자신의 결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더욱 훌륭한 군주가 되려는 성실함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지요. 태종이 성군이라 불리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하의 진언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는 리더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서기전 221년, 진(秦)나라 시황제가 중국 천하를 통일한 이래, 군주에게 정치의 이해득실에 관해 간언하는 직위를 마련했지만, 태종만큼 그 충고를 새겨들은 군주는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날에도 보면 권력이 크면 클수록 조직의 수장이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되어버리는 일은 매우 흔하다. 예스맨에게만 둘러싸인 나머지, 독선적이 되거나 조직을 망가뜨리는 사례는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또 창업 멤버끼리 단단히 손을 잡고 계속 윗선에 군림하는 탓에, 새로운 인재의 등용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조직이 유연성을 잃기도 한다. 창업 멤버는 혹독한 전장에서 서로 도와가며 승리를 쟁취한 끈끈한 전우다. 따라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나가야 할 시기에 이르러서도 한때의 동료의식이나 허물없는 행동이 표면에 나오는 사례가 종종 있다. 문제가 발생해도 서로를 감싸거나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지나쳐버리는 일이 잦아지면, 그 조직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리더를 호되게 비판하는 자가 없거나 리더가 간언하는 자를 멀리하고 직언에 귀를 닫으면, 조직은 위험에 처하고 약해질 대로 약해진 끝에 결국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정관정요》는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이 ‘낡고 새로운 문제’를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닌 현실에 근접한 형태로 날카롭게 짚어낸다. 바로 여기에 이 책을 ‘지금 읽어야 할 의미’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