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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삶은 그냥 날씨 같아요 아프고 외로운 날은 한의원으로 미래의 나는 분명 오늘을 그리워한다 곰팡이가 꽃이 되는 날 마법의 단어 어떤 할머니로 불리고 싶은가 내 아들은 이웃집 아들이다 맨손체조 분투기 장문의 문자는 그만 보내자 우렁각시, 사표 내다 전원주택에 살까, 아파트에 살까? 나만의 자서전 쓰기 알고 보면 춤의 시작은 짠하다 오늘의 사색 타인에게 말 걸기 반려를 정하자, 계속해서 정하자 2장 아무쪼록 이제는 좋을 대로 오늘도 거의 행복했다면 됐다 고슴도치의 거리 조절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꿈 곧 귀 뚫으러 갑니다 우리의 계절은 사계절에 없는 환절기 내 허벅지는 경쟁력이 있다 결혼의 돌연사를 막고 싶다 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 아, 버리기 정말 힘들다 성인의 부모라는 낯선 위치 다시 한 번 아이를 키운다면 사랑보다 연민으로 산다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 숨은 뜻이 없는 말을 할 것 나는 이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다른 집 아이는 어쩌면 그렇게 3장 남은 시간은 선물 상자 같은 것 나는 위기의 인간이다 억지로 봄인 척하지 마 그래서 무궁화는 예쁘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30년 차 직장인, 그 이후의 삶 나만의 장비를 사는 날 우리 사랑은 유기농이었나 봐 나와 딸의 잠옷 인생의 겨울을 잘 넘긴 사람은 행복하고 싶다면 질문하세요 훗날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엄마의 오래된 구슬백 지금이 남았잖아 50세 성적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나는 지금 인생의 아주 작은 조각만큼 힘들 뿐이다 우리는 꿈 많은 소녀라서 에필로그 |
朴金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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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제는 약수동에 사는 친척 할머니를 “사탕할머니”라고 부르며 특히 좋아했다. 그분은 주머니나 손가방에 늘 사탕을 지니고 있다가 우리에게 나눠주었는데, 인자한 미소와 머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을 꼭 함께 주셨다.
사탕을 보면 여전히 사탕할머니가 떠오른다. 그리고 50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사탕할머니라니, 얼마나 좋은 이름인가’ 감탄하게 된다. ---「어떤 할머니로 불리고 싶은가」중에서 누구나 뒤적이고 싶지 않은, 가슴에 그냥 묻어두고 싶은 상처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50이 되니 아픈 부분을 어쩐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고, 오늘의 내가 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연원을 기억의 호미로 파 보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 조금씩 ‘나만의 자서전’을 쓴다. ---「나만의 자서전 쓰기」중에서 “우리 인생은 지금 어느 계절 같아?” 친구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인생의 계절에서 나는 가을에 와 있나. 어느새…’ 하고 생각하는 참에, 우리 중에 가장 활달한 친구가 말했다. “난 환절기야, 환절기!” 정말 그렇다고, 우리는 한꺼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 인생의 환절기에 서 있기 때문에 금방 우울해지는 마음의 감기에도 잘 걸리고, 고민이 몸으로 표현되는 몸살도 자주 앓고,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오슬오슬 추위에 수시로 떠는 게 아닐지. ---「우리의 계절은 사계절에 없는 환절기」중에서 무궁화가 목화 집안에서 분가하던 그 시절, 한반도 기온은 무궁화가 꽃을 피우기에는 추웠단다. 무궁화는 생각했겠지. ‘기온이 낮으니 한꺼번에 꽃을 많이 피울 수가 없네… 그렇다면 꽃을 하나씩 하나씩 오래 피우는 전략을 택하자.’ 무궁화는 결심대로 개화유전자를 늘렸고 오래도록 꽃을 피우게 된 거라나? 꽃을 보면서 예쁘다 예쁘다 감탄하는 50대는 알고 있다. 꽃을 피우기까지 그 식물이 살아낸 시간과 시련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지금의 50대는 무궁화처럼 삶의 전략을 바꾸기에 늦었을까? 아니면 늦은 때는 없는 걸까? 큰 결단을 하기에 50대는 어떤 조건일까? ---「그래서 무궁화는 예쁘다」중에서 이런 비유가 있다. 50년을 산 사람에게 1년은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라는 둥그런 케이크 50조각 중에 한 조각이란다. 50조각 중의 하나니 작은 덩어리에 불과하다. 50분의 1밖에 안 되는 적은 시간이다. 그렇게 따지면 한 해를 힘들게 보냈다 해도 ‘조금’ 힘들었던 것이니 위로가 되고, 유난히 좋은 일이 많은 한 해였다고 해도 그 역시 ‘작은’ 기쁨이니 교만해지지 않을 수 있겠다. ---「나는 지금 인생의 아주 작은 조각만큼 힘들 뿐이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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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의 나이테만큼
다채로운 삶의 흔적을 만나는 에세이 # 시간의 마법을 믿는 나이 50 동년배끼리 모여 옛날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라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지금보다 부족하고 가난하고 어려웠지만, 마음만은 더 풍요롭고 행복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실 그때는 그 나름대로 고충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세월이 사건에 달콤한 당을 입혀놓았기 때문에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되는 것뿐이다. 저자는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에서 50대의 불안함을 극복하는 데 같은 방법을 써보자고 말한다. “쓴 약을 먹기 좋게 당의정으로 만들 듯이 시간은 지난한 일에도 추억을 입혀 그리운 시절로 바꿔놓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가난이나 속상함조차 아련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그리워진다. (……) 어쨌든 행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리겠다. 당장은 조금 힘들더라도 이제 나는 행복하지 않은 일이 있거든 시간의 마법을 믿고 ‘장차 좋게 기억될 일’로 애써 분류해보려 한다. 미래의 어느 곳에 오늘을 그리워하는 내가 서 있을 게 분명하니까.” # 주부 사표를 내는 나이 50 1971년, 미국에서 여성 인권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창간한 『미즈(Ms)』라는 잡지가 나왔는데, 이 잡지 첫 호는 주부 그림이 표지를 장식했다. 그런데 이 주부는 옛 인도의 여신처럼 팔이 여덟 개 달린 모습이었다. 여덟 개의 손은 각기 다른 물건을 잡고 있었는데 다리미, 달걀 프라이를 하는 프라이팬, 거울, 자동차 핸들, 빗자루, 타자기, 시계, 전화기였다. 여기에 주디 브래디라는 작가는 [왜 나는 아내가 필요한가?]라는 글을 기고해 세상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아내를 원한다고 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지적했다. 아내의 이상적인 역할은 민담으로도 전해온다. 총각 나무꾼이 나무를 하다가 우렁이를 집으로 데려와 물독에 넣어둔 다음에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자는 이러한 나무꾼의 복(!)을 지적한다. 자신을 위해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을 짓는 아내를 얻는 ‘횡재’를 했노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나무꾼이 여전히 많음을 역설한다. “우렁각시 민담은 혹 남자들이 그들의 환상을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세상 이치는 받은 만큼 주어야 하는 법. 이제 우리도 요구해도 괜찮지 않을까? 우렁각시 노릇을 많이 한 50대니까, 그간의 시간에 대해 약간의 이자를 이제라도 받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 나만의 자서전을 갖는 나이 50 저자 박금선이 24년째 일하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로는 자서전 쓰듯이 당신의 인생을 적어 보내오는 청취자의 편지가 200만 통이 넘었다고 한다. 이 많은 사연을 읽고 고르는 직업을 가진 저자는 편지를 읽다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진솔하게 써진 저마다의 인생은 감동을 준다.’ 그래서 나이 50에는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자고 제안한다. “자서전을 더 즐겁게 쓸 수 있는 몇 가지 제안을 드려본다. - 줄 없는 노트를 장만한다. - 시대별로 차례대로 적는다. 혹은 중요한 사건 위주로 적는다. 혹은 일기처럼 ‘바로 오늘’의 기록으로 시작해도 좋다. 분량은 상관없다. 길어도 좋고 시처럼 짧아도 된다. - 관련된 시절의 사진을 찾아 글 옆에 배치해본다. 이렇게 하면 잊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고 노트가 잡지처럼 꾸며진다. 사진 대신 그림을 그려도 좋다.”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는 이처럼 50대 독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의 키워드로 가득 찬 책이다. 전원주택과 아파트 중 어느 곳에 살지, 어떤 취미를 해보면 좋을지, 죽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등 50대라면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주제를 47편의 에세이로 풀어나간다. 독자들은 이 책이 들려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간 다소 무겁게 느껴졌던 나이듦에 대해서 시선을 환기하며 새롭게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