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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
도시 생활자의 마음 공황
박상아
파우제 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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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달고 쓸쓸한 풍경
시들어간다는 것
발작
정상의 정의
공황장애는 이해될 수 없다
공황장애라는 병
공허
숨통
입원
초라한 기억
병동의 일상
담배
부모님
아이러니
희극
마비

2.
중요한 사람이라는 착각
억압
공황의 시작
그림자
역류
PAUSE
질주의 이유
스스로에게 미안한 삶
서울의 비둘기
쉽게 사는 것은 없다
살아남는 법
가면과 가식의 차이
민낯
예민함과 까탈스러움의 차이
화받이
회의 시간

3.
이별, 비극을 부여잡고 운다
나의 이별
사랑의 마음
무의식의 언어
마음
감정이 쌓이는 과정
마음의 자해
욕망
회피
불안
공허와 공황
느낌의 거세
솔직함
눈빛의 언어
행복은 과거형이다
행복과 불행
마음의 힘
편견
비밀
오만함
병동에서
자유 산책
반점, 그리고 희망
변덕
마음이 아픈 사람들
가짜 위로

4.
두 개의 세계
요양
겨울의 바다에서
외로움 혹은 불편함
시간 낭비
경고
쉬는 시간
불안의 끝에는
산다는 것, 자유가 있을까?
만약에
글 1
글 2
산다는 건

5.
과호흡
가족
품는다는 것, 품어진다는 것 1
품는다는 것, 품어진다는 것 2
엄마의 생일
한숨
무당
사랑의 방식

서울
비울 자격
루틴
인정
나답게
살면서
남들처럼만
가난한 나의 부자의 취향
도시의 삶은 치열하다
마음의 속도
불평불만
새장의 역설
씨발 정신
칭찬의 칼
존재의 증명
사회생활 잘하는 새로운 방법
소망
다시는 못할 것 같던 일
나는 바랍니다
결혼
생활
취향의 사치
체온
위로
마음은 나를 살리려 한다
행복은 어디에나 있다
행복과 슬픔
동화

6.
이해 또는 오해
나이가 든다는 건
간격
나는, 나다
닮은 사람
떠나보내는 일
데자뷔
반복
삶의 안부
마음의 겁
오해 1
오해 2
솔직함
신경안정제
도망
마음의 이해
살아 있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어떤 사람은 나를 차갑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여리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착하다고 한다. 나는 그저 잘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넘어져 마음이 까지기도 하고, 한참을 울기도 한다. 툭하면 멍이 든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할 즈음 대차게 넘어졌다. 어떻게 해치고 일어났냐고 묻는 이에게 말한다. “기어서 나아가고 있어.” 그리하여 살아가는 모양이 그리 좋은 꼴은 아니다. 네발로 걷다 보니 그늘을 긍정하는 법을 배운다. 불행을 긍정하고 우울을 긍정하고 슬픔을 긍정한다. 빛나는 것들로만 나는 반짝이지 않다. 내가 좋다가도 싫고 뽐내다가도 부끄러워서 숨기
어떤 사람은 나를 차갑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여리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착하다고 한다. 나는 그저 잘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넘어져 마음이 까지기도 하고, 한참을 울기도 한다. 툭하면 멍이 든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은 일들을 더 많이 해야 할 즈음 대차게 넘어졌다. 어떻게 해치고 일어났냐고 묻는 이에게 말한다. “기어서 나아가고 있어.” 그리하여 살아가는 모양이 그리 좋은 꼴은 아니다. 네발로 걷다 보니 그늘을 긍정하는 법을 배운다. 불행을 긍정하고 우울을 긍정하고 슬픔을 긍정한다. 빛나는 것들로만 나는 반짝이지 않다. 내가 좋다가도 싫고 뽐내다가도 부끄러워서 숨기도 한다. 이만큼 사는 것이 용하다가도 이것밖에 살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머리가 쭈뼛거린다. 아직도 툭하면 넘어지고 멍이 든다. 싫어하는 내 모습이 좋아하는 내 모습보다 곱절은 넘게 많다. 그중 애쓰는 내가 가장 싫었다. 이제서야, 애쓰는 사람은 포기보다 희망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나는 동동거리며 애를 쓰는 희망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출간 도서 『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
인스타그램 @park_sa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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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9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14g | 136*190*20mm
ISBN13
9791196090463

책 속으로

장례식장 출입문 옆 화단에 걸터앉아서 벚꽃 잎이 허공에 떠다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흐드러진 분홍 꽃무더기, 상복을 입은 사람들의 비탄과 한숨, 봄의 따뜻하고 생생한 기운……. 이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언제나 문제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물들이 낯설어지고 현실은 환각처럼 떠다녔다. 의식은 저 바깥으로 밀려나고 무의식이 감각의 주인이 되어 제멋대로 손을 떨어댔다. 이제 이 주인은 횡격막을 움켜쥐고 숨통을 쪼그라지게 할 것이었다. 몸은 그물 위 멸치 떼처럼 이리저리 튀어오르겠지……. --- p.13

덜컹거리는 출근길 만원 전철.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숨을 들이마시고 숨을 뱉어낸다. 이러다 비좁은 전철 안의 산소가 전부 사라질 것만 같다. 아침부터 다른 사람의 한숨을 들이마시는 기분으로 그리 상쾌하지 않게 하루를 시작한다. 사람들 사이에 껴 있으면 손잡이 같은 것에 의지하지 않아도 몸이 고정된다. 사람들 틈 어딘가 껴 있는 곳, 그곳이 나의 자리다. 비 오는데 세차를 하고 있는 느낌. 한없이 쏟아지는 눈발 속에서 집 앞의 눈을 쓸고 있는 느낌. 일을 하다 보면 문득 그런 느낌에 사로잡히곤 한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회사에서는 내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불안감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약함이 감춰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람이라는 착각. 이 착각이 하루하루를 이끌고 나아간다. --- p.52~53

“제가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고요?”
“감정의 억압과 회피에 익숙해져서 그래요. 상아 씨를 상담하다 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남 이야기같이 할 때가 많아요.”
“……. 그럼, 전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이가 들수록 어쩔 줄 모르겠다.
정으로 쳐낸 돌의 모난 부분처럼 떨어져나간 마음의 조각. 마음의 파편이 온몸에 박힌다. 오감은 팔딱팔딱 살아 몸부림친다. 느끼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 모순이다. 이해할 수 없다. 의사는 어떤 상황에 대해 묻고, 그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묻는다.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화가 났었나요?”
무엇을 느꼈어야 했을까? 무엇이 느껴지지 않은 걸까? --- p.113~114

8년 전쯤이라고 생각된다. 갑자기 구토감이 몰려왔다. 머리는 핑하고 전원을 끄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갔다. 온몸이 땀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주저앉고 싶었지만 주저앉을 자리조차 없는 아침의 만원 전철. 문이 열리자 나는 튕겨지듯 전철을 빠져나왔다. 겨우 벤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더 이상 몸을 움직일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한 시간쯤이었을 것 같다. 벤치에 누워 몸을 달래고서 회사에 갔다.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으니 좀 나아지는 느낌이었다. 하루쯤은 쉬었어야 했는데 마감이라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몸이 나에게 보내는 첫 번째 강렬한 신호였다.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그것이 공황이었다는 것을. --- p.164

병원에 있는 동안 대학생인 나의 동생들은 나를 지켰다. 동생들은 생각보다 커다란 마음과 근사한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 가장 멀었던 나의 남동생. 그 어린 녀석이 나를 돌보고 있다. 열 살 차이가 나는 여동생. 그녀가 나를 지키고 있다. 맏이인 나는 늘 돌봐줘야만 하는 갓난아이처럼 동생들의 품에 안겨졌다. 품의 크기는 나이를 상관하지 않았다. --- p.185

생각해보면 하루는 참 별일 아닌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마음속은 특별한 바람 하나씩은 품고 있기 마련이지만, 그저 그런 하루의 일들을 처리하느라 대부분은 내일로 미뤄지고 만다. 하고 싶은 것 하나를 이루기 위해 하기 싫은 일들을 평생 동안 해나가는 것이 인생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기 싫은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작 그 중요한 한 가지를 잊곤 한다. 그 특별한 바람을 위해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짬을 내야겠다. 가끔은 꿈을 좇는 것보다 무언가를 하고 꿈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 p.237

“공황장애, 전환장애, 아니 불안이 극복될 수 있을까요?”
“상아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전에는 쉽지는 않아도 극복되는 거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극복될 것 같지 않아요. 불안은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언젠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요. 그러니까 불안을 해소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받아들이고 잘 살피면서 대비하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해요.”
“…….”
“이 치료는 마치 지압 슬리퍼를 신는 것처럼 느껴져요. 지압 슬리퍼를 처음 신으면 아프지만 곧 아프지 않게 되잖아요. 불안도 그렇게 자주 마주하다 보면 아프지 않게 되지 않을까요?”

--- p.279

출판사 리뷰

정상과 공황 속을 동시에 살아가는 어느 도시 생활자의 기록들

“내 마음이라서…… 별것 아닌 줄 알았다.”
삶의 뒤편으로 밀어둔 감정들의 절박한 독백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에서 4차원 캐릭터로 맹활약 중인 만화가 기안84(본명 김희민). 평소 밝고 해맑아 보이기만 하던 그가 방송 중, 자신이 몇 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음을 고백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공황장애는 백 프로 싫은 기분이에요. 희망이 없는 것 같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사람 많은 곳에도 가질 못해요. 정말 지독해서 도무지 무슨 병인지조차 모르겠어요.”

그뿐만 아니라, 최근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이 이 병으로 고통 받고 있음을 잇따라 밝히면서 공황장애라는 명칭이 전보다 비교적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에 대해 가지는 편견이나 오해는 여전하다. 흔히, 사람들은 “너무 생각이 많아서 걸리는 병 아니야? 바쁘게 일하다 보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매사 여유롭게 생각해봐.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고.” 식으로 공황장애에 대해 말한다. 심지어는 조금 긴장되는 상황에서 “나 지금 너무 떨려서 공황장애에 걸린 것 같아.”란 말을 장난스럽게 던지는 경우도 더러 목격하곤 한다.

이토록 왜곡된 생각과 말들은 실제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 제2의 고통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가볍게 말해지기엔 그들이 겪고 있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무겁고 파괴력 있는 병이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에 맞서 최근에는 신경정신과적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속속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그중 『내가 아무것도 아닐까 봐』는 상의가 벗겨진 한 여성이 뒤돌아서 있고, 울렁대는 주변의 물결무늬 그림이 불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그림이 주는 인상 때문일까? 대놓고 제목에 공황장애, 죽음, 불안 등의 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알게 모르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잡아끄는 묘한 힘이 있다.

‘그냥 느끼는 거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의 비명을, 불안으로 요동치는 심장 박동을. 도마 위에 산 채로 썰어지는 횟감처럼 꼼짝없이 죽음의 공포에 갇혀서 세포 하나하나로 고통의 극을. 혀가 기도를 틀어막고 숨쉬기를 거부하면 고통이 횡격막과 심장을 쥐고 흔들어댄다. 뻣뻣하게 굳어가는 몸이 죽음으로 튀어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육체를 팽개쳐버린다. 받아들이는 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공황 발작이 일어났을 때의 느낌을 이 책의 저자 박상아는 이렇게 묘사한다. 잘나가는 패션 광고 아트디렉터였던 그녀는 6년 전 공황장애로 진단 받았다. 극단의 고통, 발작, 호흡 곤란, 헛구역질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과 집을 전전하던 그녀는 결국 신경정신과 폐쇄 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사실 저자는 처음 증상이 나타나고서 2년 동안은 그저 누구나 겪는 정도의 스트레스, 혹은 가벼운 소화 장애 정도로 여겼다. 극심한 사회생활의 압박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척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그러다 믿었던 연인과의 관계가 깨지면서 꿈틀대던 감정은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그녀의 감정은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자신의 몸에 공황장애라는 형태로 화를 냈다. 그녀의 몸은 불안에 떨며 격렬한 고통으로 펄떡댔다. 죽음에서 겨우 건져진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마주했다. 그동안 회피하기 급급했던 감정들은 그렇게 언어화되고, 그림으로 그려져 이 책이 되었다.

나조차도 예상할 수 없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이해될 수 없는


“그거 한가해서 걸리는 병 아니야? 뭔가를 좀 바쁘게 해봐.”
저자가 지인에게 공황장애에 걸렸음을 말하자 되돌아온 답이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했다고 항변하고 싶지만, 부질없음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암 같은 병이었다면,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누구나 납득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설명 가능한 병. 정신과의 병이 아닌 다른 과의 병. 나의 가족이 이 병에 걸린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가족 중에 정신과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창피해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또 걱정했다.

공황장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여러 학설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것은 없다. 또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개개인에게 어떤 상황에서 발작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지 물었을 때 이에 확답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이 증상들이 나타나는 상황은 예측 불가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예상할 수 없기에 그 누구에게도 설명하기 어려운 병. 그러다 보니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대부분은 주변에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리지 못한다. 타인의 편견이나 오해를 풀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니 침묵을 택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차라리 암과 같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 가능한 병이었다면 좋겠다고 말한다. 가족들이 가슴 아플지언정 창피해지지는 않는 병이었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그녀의 말 속에 공황장애인이 가지고 있을 심적 고통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 책은 그래서 비슷한 아픔이 있는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동시에 외로운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또한 증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편견이나 무지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이들에게 훌륭한 조언이 된다.

삶의 전부가 행복한 사람은 없다.
삶의 전부가 불행한 사람도 없다.


저자는 6년 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곁에 있는 친구처럼 공황장애와 불안을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가능성이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새로운 사랑의 기회를 찾았고, 공황장애까지 품어준 남자와 결혼하여 보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만 보고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내느라 치열하게 살아왔던, 또한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화려함에 취해야 하는 직업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그녀의 삶은 결혼과 안정된 환경 속에서 조금 더 희망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물론 공황장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불안의 뿌리에 있던 자신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 여유롭고 편안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생활을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삶, 일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해야 했던 생활 대신, 꽃을 사는 여유와 스스로를 위해 요리를 하는 즐거움과 같은 것을 말이다.

그녀는 여전히 진행 중인 불안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꿈, 사랑, 인간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약간의 돈, 그리고 존재의 증명’이라는 답을 나열하며, 마지막에 ‘그 사이사이 마음을 다독이며 지켜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자신의 마음이 삶의 전부를 흔들어놓을 수 있음을 깨달았기에 그녀는 앞으로의 자기감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는 비단 공황장애인뿐 아니라,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다루지 못해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방주사의 역할을 할 것이다.

누구의 삶도 전부 행복하지 못한 것처럼, 그녀의 삶도 전부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게 오늘도 글을 쓰고 일을 하고 보통의 삶을 살아나가는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명확한 답은 아니지만, 상쾌한 희망을 던져준다. 요컨대, 그녀의 결론 없는 삶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 모두, 그 누구의 삶이라도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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