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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_시식에 앞서 숟가락을 들다
시식 1편: 또 먹고 싶은 맛 책 읽기, 너를 읽다 | 글쓰기, 나를 쓰다 | 차차처럼 느리게 추는 삶의 즐거움| 우린 엄마와 딸 | 나도 나랑 논다 | 고양이에게 말 걸기 시식 2편: 쓰지만, 몸에 좋은 맛 시간과 친구가 되세요 | 기록하고 성공을 바인딩하라 | 소득의 재분배로 삶을 리모델링하라 | 시에 대해 나와 당신의 이야기| 당신의 말 한마디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 | 당신만의 단 한 사람을 기억해 주세요 시식 3편: 이건 꼭 먹어야 하는 맛 타인에게 미움받기 | 신비한 말,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당신의 다락방으로 초대해주세요 | 프레임 탈출기_창밖을 보라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습관 만들기 | 청소 공부 중입니다 | 행복과 장애의 상관관계 시식 4편: 추억의 그 맛 당신은 누구의 키다리 아저씨입니까? | 당신, 마지막 잎새를 세어 본 적 있나요? | 갈매기 조나단이 묻습니다. 당신은 꿈이 있나요? | 세일즈맨의 죽음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당신은 인형의 집에 살고 있나요? 마치는 글_시식을 마무리하며, 입을 닦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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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1~43_ 내가 먼저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던가? 나는 무뚝뚝함과 신경질의 옷을 번갈아 입고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린다. 엄마는 말 한 마디에 울고 웃는 감성 충만한 소녀가 되어간다. ‘엄마’와 ‘딸’은 가깝고도 먼 존재인가 보다.
50대 중반에 남편을 떠나보내고 딸 다섯 명을 뒤치다꺼리해야 했던 노모의 삶을 재조명하고 싶었다. 다른 작가들이 두 대상에 대해 어떤 글을 썼나 궁금했다. 검색해 보니 신달자 작가의 《엄마와 딸》 책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흐리멍덩한 눈, 피곤해 보이는 표정, 근육마저 늘어져 보이는 우울함을 가진 여성은 엄마다. 양 갈래로 머리를 딴 똘망똘망한 딸은 무엇인가 이야기하려는 듯 이를 드러내고 있다. 힘들어 보이는 엄마는 무기력해서 입조차 열 수가 없나 보다. 《엄마와 딸》은 신달자 작가의 에세이다. 딸로 70년, 엄마로 45년을 살아온 여자의 이야기다. 책을 읽는 데 한 달이나 걸렸다. 한두 페이지 읽다가, 딸 신달자 작가가 엄마한테 너무 못되게 굴어서 펴보기도 싫었다. 그 모습에 내가 투영됐다. 엄마가 물어보는 말에 들릴 듯 말 듯 개미 목소리로 대답한다. 엄마가 다시 물어보면 “왜 또 물어?”라며 짜증 내서 엄마의 입을 막아 버렸던 내 모습이 겹친다. 며칠 뒤 또 책을 펼친다. 신달자 작가의 모친을 통해 엄마의 모습이 보여 나 같은 딸을 낳은 엄마에게 미안해서 어깨가 들썩이도록 울었다. p. 70~71_ 이번 꼭지를 쓰기 전부터 마음이 무거웠다. 지인들에게 시간 관리 잘하는 사람, 하루 24시간도 모자라게 열심히 사는 사람, 도대체 잠은 언제 자냐는 질문도 받을 만큼 SNS를 통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뜨끔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란 쉽지 않다. 아침 늦잠을 자고 허둥거리는 내 모습을 누가 볼까 창피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매번 늦잠을 자는 것은 아니다. 희한하게 중요한 일이 있거나 해야 할 일이 있는 아침이면 머피의 법칙처럼 늦잠을 자도록 나를 방치했다. 이제부터 ‘중독의 고리’를 끊어 보겠다. 재독을 하면서 책의 모든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욕심부리지 않았다. 자기 전 동기부여, 시간 값 계산, 벌떡 일어나기 딱 하나씩만 실천해보기로 한다. 독자가 ‘지금도 벌떡 일어나세요?’라고 물어볼 때 당당히 ‘네! 총알처럼 튀어 일어나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침, 수면, 시간’ 키워드로 고민이라면,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쭉 훑어본 후 맘에 드는 책 두세 권을 사자.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은 가방이나 주머니에 잠시 넣어두고 책 한 구절이라도 읽어 보자. 널브러진 흰 소들 사이에 보랏빛 소처럼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스마트폰 부대 사이에 책 읽는 사람이라니!! 멋지지 않은가. 때론 보여주기 독서가 나를 으쓱하게 하며 독서의 즐거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책 내용이 어려워서 실천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실천하지 못해서 책은 책일뿐이라고 변명하면서 책을 외롭게 두는 것이다. p. 108~109_ 마음을 바꿔 먹은 건 이름 모를 화분 때문이었다. 사방팔방 퍼지는 잎이 정신이 사나워서 햇빛도 안 들어오는 구석, 현관문 앞에 두 달을 방치했다. 청소기를 돌리다 보니, 벽에 닿은 부분의 줄기는 샛노래져서 질식 상태다. 탱탱해야 할 잎들이 할머니 주름살처럼 짜글짜글하다. “어머.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니. 미안하다. 미안하다. 너희가 무슨 잘못이라고. 내가 너희를 이렇게 미워했을까. 정말 미안해.” 화분을 거실 가운데로 옮기며 혼잣말을 했다. 어둠이 물러나고 사랑의 햇살이 내 마음에도 비치기 시작했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화장실에 풀어놓고 샤워 좀 시켜주고 싶은데 아직은 내 허리가 소중하니까 잠깐 보류한다. 물통에 물을 몇 번이나 담아가며 화분에 쏟아부었다. 고맙다. 잘 살아줘서. 이름 모를 화분과 통성명이나 하자 싶어 친구에게 메신저를 남겨 놨다. (이름 모를 너의 이름은 테이블야자였구나. 어쩐지 야자수처럼 쭉쭉 자라고, 테이블처럼 넓게 퍼져 있더라니!!) 이제부터 매일 아침저녁으로 우리 초록이들 내가 많이 사랑해줄게. 고맙다. 우리 집으로 와줘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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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부터 읽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책 읽기를 권하면, 있어 보이고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힌 분들을 종종 만난다. 일단 시작해야 하며, 그 출발은 재미있어야 한다.” 독서에 관한 책은 많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독서할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그런데 조언에 따라 막상 좋은 책을 골라 읽으려고 하면 한 페이지를 넘기기도 쉽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책 먹는 여자 최서연은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지만 가슴 한구석에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있었는데, 우연히 들어간 중고서점에서 만난 책으로 인해 독서에 빠지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독서에 대한 내공과 열정이 쌓여, 이제 독서의 즐거움을 나고자 《책 먹는 여자》를 섰다. 이 책이 여느 독서에 관한 책들과 다른 강점은 독서의 장점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책을 읽으며 겪은 기쁨과 고민이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책만 펼치면 잠이 온다고 더 이상 자책할 필요가 없다. 나를 바꾸기가 쉽지 않으면 책을 바꾸면 된다. 그렇게 차근차근 내공을 쌓다 보면 예전에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책까지 술술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또 먹고 싶은 맛 같은 독서의 즐거움을 맛보자. 어라? 이 시집 재미있네 “‘그래, 맞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였어. 와, 어떻게 내 마음을 잘 알지? 귀신같네.’ 시집 한 권 꺼내 들고 마음속에 들어온 시 구절 하나를 되뇐다. 응축된 말을 잘근잘근 씹으며 단물을 쏙 빼먹게 된다.” 독서의 묘미 중 하나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읽고 싶은 책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독서가 확장될 때 의외의 장애물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그 예로 어려운 학술 서적처럼 두껍지도 않으면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시집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저자도 학창 시절 이후 멀리 했던 시에 공감하고 급기야 스스로 시를 짓게 됐다는 것이 독서의 힘이다. 독서는 읽는 것 자체보다 그 내용을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아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자기 계발서를 보고 동기가 부여되기보다 오히려 좌절하고, 어려운 고전을 다 못 읽고 포기하는 것은 아직 책을 소화할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독서를 위한 이유식 같은 방법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책을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쓰지만 몸에 좋은 맛 같은 독서의 매력에 빠져보자. 나의 모든 필요가 스스로 채워진다 “쓰레기더미와 뒹굴고 있던 나는 겉으로 고귀한 척했으나, 정신은 썩어가고 있는 응급환자였다. 청소만으로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 삶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밑져야 본전이다.” 흔히 독서는 여유로운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때로는 생활에 꼭 필요한 응급 처방이 되기도 한다. 실질적인 도움을 책에서 바로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굳이 실용서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이 삶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 방법을 모를 때, 우연히 혹은 일부러 읽은 책에서 그 길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책이 제값을 하는 다양한 일화를 소개한다. 물론 그것은 책을 읽는 사람이 좋은 내용을 소화해 실천으로 옮긴 노력의 결실이다. 단번에 모든 것이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독서를 통해 조금이 달라지는 것도 큰 수확일 것이다. 이건 꼭 먹어야 하는 맛 같은 독서의 힘을 느껴보자. 단편 중의 단편 “나처럼 무지한 여자가 또 있을까. 떨어지는 잎새를 바라보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여자가 끝까지 매달려 있는 하나의 잎새를 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다는 《마지막 잎새》가 열 장도 안 되는 짧은 글이었다는 사실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떤 책은 읽지도 않았는데 너무 익숙해 읽었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막상 그 책을 제대로 읽으면 색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다. 책 먹는 여자 최서연은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만한 추억의 책들도 소개한다. 이미 잘 아는 내용이라서 공감할 수도 있고, 의외의 내용을 담고 있어 놀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책장을 뒤져 오래된 책을 찾고 싶게 만들 것이다. 누렇게 바랜 만큼 아련한 추억의 그 맛을 되새겨보자. 《책 먹는 여자》는 네 가지 맛의 시식을 통해 책을 읽는 다양한 즐거움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책을 읽지 말고 먹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독자에게 전해져 책 읽는 즐거움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