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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첫 번째 일탈 오사카, 도피를 받아주다 01. ORDINARY MORNING 02. INTROSPECTION 03. BEGINNING OF THE JOURNEY 04. 05:00 PM 05. HER 06. RESPONSE 07. JUST REST 08. ON NE SAIT JAMAIS 09. NARROW MINDED PERSON 10. THE LAST DAY OF AUGUST 11. PARK 12. THE CAFE 13. BUCKET LIST 14. SHINING STAR 15. SEVENTEEN 16. TOO GOOD TO BE TRUE 17. 09:23 PM 18. UNORDINARY 19. SEPTEMBER 20. ON THE STREET 21. FATHER 22. RAINY SEASON 23. THE GUY 24. THE REGULAR CUSTOMER 25. MY WORLD 26. HOSTEL 27. PERENNIAL YOUTH 28. THE COMPASS 두 번째 일탈 치앙마이, 나를 치유해주다 01. PURSUIT OF HAPPINESS 02. RETURN 03. TIME 04. NEW START 05. PAI 06. THE ATMOSPHERE 07. ZERO GRAVITY 08. INEXPLICABLE 09. STRANGER 10. I DON'T CARE 11. FIRST WEEKEND 12. MIDNIGHT 13. BREAK THE FRAME 14. VASE 15. ANDANTE CANTABILE 16. CRUSH ON YOU 17. FRIENDS 18. LUST FOR LIFE 19. AT THE MOMENT 20. MY OWN 21. MIDSUMMER NIGHT'S DREAM 22. PENALTY 23. ALWAYS WITH ME 세 번째 일탈 발리, 돌아갈 곳을 알려주다 01. LOVE 02. UBUD 03. FINDING MY HOME 04. FIRST EXPERIENCE 05. CLUMSY 06. ANYWHERE WE GO 07. RETROSPECTION 08. A GEMSTONE 09. DANCING IN THE SKY 10. RUN THIS WAY TOGETHER 11. JUST CHILL OUT 12. SOMEDAY 13. JUST TWO OF US 14. ORDINARY 15. LEAVE THE ISLAND 16. KEEP GOING 17. SWEET FAILURE 18. IRONY 19. CLUE 20. VALUABLE LESSON 21. THE LAST DAY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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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아. 사람이 여유 없어 보이게. 여기까지 와서 꼭 일을 해야겠어?”
스물셋, 엄마와 함께 떠났던 태국 여행. 쉬러 갔던 그곳에서도 호텔 방을 청소하는 엄마의 모습에 속이 상했다. 직원에게 청소해달라고 부탁하면 되는데 그걸 모르는 엄마의 모습에, 쉬기 위해 떠나온 여행에서도 그 휴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에, 못난 딸은 속이 상했다. 그런 내가 미워서, 그런 엄마가 속이 상해서, 상처받을 걸 뻔히 알면서도 내 마음 중 가장 날이 선 마음을 꺼내 엄마에게 전했다. 무릎을 꿇고 대리석 바닥을 물걸레질하던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쳐다보다가, 방을 마저 닦아내곤 조용히 문을 닫고 방에서 나가셨고, 나는 침대에 누워 모난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내가 미워 씩씩댔다. 나는, 엄마의 억척스러움과 아줌마 같은 성격, 난해한 옷과 매번 고쳐줘도 틀리는 맞춤법, 삐뚤빼뚤한 글씨 그리고, 내가 자는 동안 작은 종이에 채 담지 못한 큰 마음을 사랑한다. - p. 37, ’첫 번째 일탈, 오사카 05. HER’ 중에서 “찬 거 먹지 마라. 배탈 난다.” “배곯지 마라. 먹어야 기운도 나는 거야. 안 먹으면 나중에 병신 돼.” 무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늦여름, 에어컨 바람 하나 없이 선풍기 하나 돌아가는 곳이지만 할머니가 떠올라 토스트에 뜨거운 커피를 주문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마셨지만 할머니가 떠올라서, 투박한 잔에 담긴 뜨거운 커피가 몸을 데울 때마다 당신의 투박한 손과 말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사랑을 조금은 알 것 같아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계속 속을 채운다. 배가 아닌 그리움을 채운다. - p. 68, ’ 첫 번째 일탈, 오사카 12. THE CAFE’ 중에서 우리가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슬퍼. 매일 아침이면 학교에서 만나 매점으로 뛰어갔던 우린데, 이젠 일 년에 세 번이나 보면 감사히 여겨야 한다는 게. 우리와는 무관할 줄 알았던 ‘삶이란 그런 법’이라는 말도, 결국엔 찾아온다는 게. 우리는 어른이 되지 않을 줄 알았어. 급식을 먹고 난 뒤에 먹는 아이스크림 하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던 그 시절 그대로 머무를 줄 알았지. - p. 80, ’ 첫 번째 일탈, 오사카 15. SEVENTEEN’ 중에서 이곳에선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아. 내가 무엇을 입든, 방 안에서 신던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오든, 꼴도 보기 싫은 여드름 자국을 가리려고 분칠을 하든 말든, 아이라인을 긋든 말든,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뒤덮든 말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그냥 그대로의 나. 매일 아침 부스스해진 머리를 더운 열로 잠재울 필요도 없고, 하루에 2리터씩 꼬박꼬박 물을 마실 필요도 없고, 그때그때 일정을 위해 알람을 켜둘 필요도 없어. 길을 걸으며 노래를 부르다 다른 이와 눈이 마주치면 그저 방긋 웃으면 돼. - p. 158, ’두 번째 일탈, 치앙마이 10. I DON’T CARE’ 중에서 이른 아침 배에 올랐고, 탁 트인 바다와 저 너머의 풍경을 실컷 봤을 때 쯤 그들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마른 여자와, 인상이 좋은 남자. 뱃머리에 나란히 앉아 입을 맞추던 모습이 예뻐서, 서로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빛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었다. 서툰 손으로 셔터를 한두 번쯤 누른 뒤, 말 없이 그들을 바라봤다. 언젠가 나도 저 부부처럼 늙어가겠지. - p. 242, ’세 번째 일탈, 발리 12. SOMEDAY’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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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에 시작한 작가 채빈의 일탈은 스물다섯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의 시간은 길고 길었지만, 돌아와 마주한 세상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자신에게 내던진 물음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 또한 얻을 순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답을 얻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으니까’. 그녀의 용기 있는 도전은 정답 아닌 정답을 안겼다. 살아간다는 것은 객관식 시험 문제의 답을 찾는 여정은 아닐테니.
평범한 어른의 길이 마냥 두렵기만 했던 그녀는 그 무게감을 조금은 덜어냈다.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늘 서툴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길을 배워가는 중이다. 그 누구의 인생과도 같이. 작가는 자신과 함께 이제 막 사회의 출발선상에 선, 평범한 어른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한다. 모든 이들의 계획된 일탈을, 의미 있는 방황을 응원한다고. Almost there. 거의 다 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