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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1부 황궁의 비밀 1장 살기1 2장 살기2 3장 단산 봉황이 갈 곳 잃어 4장 일야 5장 그림자 6장 일현금 7장 넋이라도 있고 없고 2부 금관의 금서 1장 인연의 덫 2장 증오, 그 쓸쓸한…… 3장 길 위의 해원 4장 살의 역습 5장 생의 미로 3부 수변청석상오동 1장 물속의 불 2장 수변청석상오동 에필로그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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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는 눈을 감았다. 어상을 처음 보던 날이 떠올랐다. 원숭이 상에 곰보에다 뻐드렁니의 무지랭이 소년. 그 소년이 천황이 되어 눈앞에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우직하고 과단성이 있었다. 천성적으로 군왕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판단이 예리하고 어떤 장애에 부딪쳐도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 p.47
자신의 죽음을 미리 꿰뚫어본 그는 아들에게 자신이 기록했던 금서가 숨겨진 지도와 주술적 암호를 건네고 결국 천황에게 목숨을 주었다.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그것을 받기는 하였으나 주술적 암호를 풀 수가 없었다. 그것을 찾아낸다고 해도 아버지처럼 싸울 용기도 없었다. 또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 p.51 그는 그 피를 가야금에 먹였다. 혈기를 먹은 현은 그냥 현이 아니었다. 생명선이 되었다. 명주실이 혈기에 의해 혼령과 하나가 되어 조직적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자연의 원초적 기로 이루어진 피가 물가의 청석 사이에 끼여 자란 오동과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피를 먹은 오동나무가 자오동이 되어 가야금으로 일어섰다. --- p.62~63 이 나라가 친정집인 한반도와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쳐 왔던가. 그래서 나라 이름도 백제가 망한 후 일본으로 바꾸었다. 왜왕을 천황으로 바꾸었다. 조선의 문화가 내 조국의 것이었다. 천자의 나라가 한민족이었다. 그들을 밀어내지 않고서는 진정한 천자국이 될 수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되는가. 진정한 천자국이 되려면 다른 나라를 제후국으로 삼고 그 나라를 경영했다는 역사가 필요하다. 어상은 이마니시 류를 조선으로 들여보내기로 작정했다. --- p.206 고토코가 보니 화선지 중앙에 손바닥 만한 그림이 그러져 있었다. 흡사 뾰족한 창끝이 어딘가를 향하여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그림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스님에게 내민 미로굴 그림에 시선이 갔다. 창끝이 미로를 꿰뚫고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님이 바투어 앉더니 미로 그림을 바닥에 놓고 자신이 방금 꺼낸 그림을 그 아래 놓았다. --- p.260 “생각해봐라. 그가 황가의 정통 적자가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이 나라가 어떻게 나아가고 있느냐. 천황과 황태자를 암살한 이토 히로부미가 그 중심에 있다. 메이지 유신의 흑막을 진정 모르는가.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신이 된 것이다. 이제 그는 남조계도 북조계도 아닌 신이 된 것이다.” --- p.275 가토 순사와 함께 다니며 이곳저곳을 탐문해보았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얻을 수 없었다. 뭔가 풀려나가는 것 같더니 별 성과도 없이 또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카제이 기자도 그 문제의 암호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거기에 어떤 열쇠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p.294 에이스의 뇌리 속으로 조선에서 끌려와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이 어디 사람이던가. 이 나라에서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개돼지였다. 그들이 일하는 곳에는 언제나 이곳 사람들의 총칼과 회초리와 몽둥이가 있었다. 잠시라도 허리를 펴면 몽둥이와 회초리가 그들의 몸으로 날아들었다. --- p.338 순간 그들은 보았다. 흙이 엄청난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밑으로 쏟아지는 모습을. 지옥의 입구가 나타나듯 지하 세계가 나타났다. 아래가 빈 것 같았던 그 바닥이 양옆으로 갈라져 있었다. 흙은 아래로 쏟아져 지하로 향하는 계단 위에 쌓였다. 조실스님과 고토코는 그 광경을 보고 놀라 입을 벌렸다. --- p.359 그러다 넷은 어느 순간 걸음을 멈추었다. 이상한 냄새에 갑자기 눈앞이 어칠거렸다. 민머리의 중늙은이와 여자 하나가 동방 한쪽 구석에 앉아 벽을 향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목이 잘리고 손발이 잘린 불상에 어깨를 기대고 있었는데 이쪽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 p.4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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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황은 가짜다!
천황이 제거됨으로써 시작된 조선의 비극 또다시 천황을 죽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누가 고메이 천황을 죽였는가 메이지 유신의 흑막을 파헤치다! 『관상』과 『궁합』 그리고 『명당』까지 역학 3부작으로 유명한 작가 백금남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천황살해사건』은 철저한 사료 조사 끝에 10년 만에 완성한 소설로, 일본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천황가의 비밀스런 이야기와 한일 양국의 뿌리 깊은 관계를 다루고 있다. 『천황살해사건』은 한 가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였다. ‘고메이 천황은 정말 천연두로 사망한 것인가.’ 호전되던 병세가 갑자기 악화된 점과 너무 이른 나이의 죽음이라는 점 때문에 고메이 천황의 독살설은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독살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많다.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이토를 처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 15개조」를 보면 ‘메이지 천황의 아버지 고메이 천황을 죽인 죄’라는 항목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저명한 사학자 다카야나기 미쓰토시 교수가 저술한 『일본사 사전』(1976)을 비롯해 일본 의사학(醫史學) 학자 사에키 스지이치로가 저술한 『일본 대표적 인물사전』(1978)에서도 이에 관한 구체적인 증언을 만날 수 있다. 사에키 스지이치로는 일본의사학회 간사이 지부 학술대회에서 고메이 천황의 전의(典醫)였던 이라코 코존의 병증일기를 검토한 결과를 밝히기도 했는데, 이로써 고메이 천황 독살설은 사실로 굳어진 마당이다. 작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메이지 천황이 고메이 천황의 적자가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메이지 천황이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어깨동무를 하고 정사를 펼쳤을 리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고메이 천황의 독살설에 이은 또 하나의 의혹이다. 그러니까 고메이 천황의 독살이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이토 히로부미에 의해 새로운 천황(메이지 천황)이 교체 등극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어지럽던 한일 역사 문제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 「저자 후기」 중에서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신이 된 것이다!” 조선의 운명을 바꾼 천황살해사건의 전말 1868년 9월 12일 일본 천황이 감쪽같이 뒤바뀌었다. 고메이 천황과 그의 적자 무쓰히토 황태자가 이토 히로부미에게 살해되고, 시골마을의 17세 소년이 메이지 천황으로 등극한 것. 이로 인해 조선의 운명이 크게 뒤바뀌기 시작하고,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들 역시 핍박을 당한다. 그 조선인 중 하나가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고자 천황교체설을 기록한 문서를 남긴다. 이 금관의 금서를 둘러싸고 이를 숨기려는 자들과 이를 찾으려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역사의 엄청난 비밀이 드러나는데.... 작가는 메이지 천황 이후 급격하게 변해버린 한일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주목하며, 이 소설에서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메이지 유신의 흑막을 파헤친다. 메이지 유신이 단순한 일본 근대화가 아니라 천황의 혈통이 바뀐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로 인해 조선의 비극이 시작됐음을 암시한다. 가짜 천황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기 위해 스스로 신이 된 것이며, 일본을 천자국으로 만들기 위해 조선 침략을 감행하고 동북아 지배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한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청일 전쟁, 아관파천 등 19세기 말 동북아의 혼란이 모두 가짜 천황의 등극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는 곧 백제와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백제가 일본의 조상이자 스승의 나라였다는 증거는 산재해 있다. 『일본서기』에는 백제의 신공 황후가 임나(대마도)를 지배했다고 기록되어 있고, 두 번이나 천황 자리에 오른 제명 여제는 백제왕의 여동생이었다. 뿐만 아니라 천황가에서는 지금도 백제신 카라카미와 신라신 소노카미의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 모든 사실들이 일본이 백제의 속국이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오랜 관계를 끊어내기 위해 일본은 오랜 역사에 걸쳐 숱하게 한반도 침략을 감행했으며, 메이지 시대에 와 비로소 백제로부터 이어져 온 천황의 혈통을 거세하고 새로운 천황이 등극한 것이다. 사료를 근거로 끈질기게 추적한 일본 황가의 비밀 뿌리 깊은 한일 관계에 관한 진실이 밝혀진다! 발표하는 소설마다 사료에 대한 뛰어난 해석과 흡입력 강한 서사를 선보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더 큰 스케일과 호방한 필치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소개된 작가의 장점 중 하나인 역사, 불법, 역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이 책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오래된 한일 관계를 역학의 살(煞)에 비유하며, 이를 풀기 위해서는 ‘조화’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 책은 편협하고 극단적인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쓴 글이 아니다. 그 땅에서 어떤 억압과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일어선 예인들의 삶을 통해 바로 조화의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한 것이다. 음의 파동을 통해 부정의 세계를 거쳐 긍정의 세계에 어떻게 이를 수 있는지, 어떻게 서로의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지, 우주만물의 조화를 지향하는 예인들이 음을 통해 어떻게 궁극에 이르는지 한일 양국의 역사적 기반 위에서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 「저자 후기」 중에서 이 책은 30여 년 필력을 가진 작가 필생의 역작이다. 오랜 기간에 걸친 사료 연구와 리얼리티 넘치는 역사관을 바탕으로 픽션과 팩트의 경계를 넘나든다. 특히 작가는 이 시기에 일본에 살던 조선인들의 참혹한 생활상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이 역사를 감추기 위해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여실히 밝히고 있는데, 생생한 묘사와 살아 숨 쉬는 캐릭터 덕분에 무엇이 역사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분간하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원작자답게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마치 영화를 보듯 독자를 사로잡는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흥미로운 주제와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은 위안부 문제, 재일 교포 차별 등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한일 간의 뿌리 깊은 원한과 갈등, 반목에 대한 재고의 기회를 마련한다. 아울러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힌트도 던진다. 읽고 나면 뇌리에 강렬하게 남는 메시지와 여운, 그것이 백금남 소설이 오랜 기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