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옮긴이의 말
1.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일 2. 도시의 탄생 3. 도시와 자연 4. 사회 구도의 변화 5. 청년층과 중년층 6. 누구의 나라인가 7. 시대정신 8. 현재에 대한 단상 9. 변화에 따른 혼란 |
Eric Hoffer
에릭 호퍼의 다른 상품
|
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이주 노동자와 벌목꾼, 사금 채굴자로 일하면서 자연과 가까이 살아왔다. 대자연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궁지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마치 내가 곁에 얼쩡거리는 걸 바라지 않는 것 같았다. 온갖 종류의 곤충에 물리고 열매, 식물의 가시, 강아지풀에 긁히기 일쑤였다. 덤불과 맨자니타 덩굴에 옷이 찢겼고, 누워서 쉴라치면 땅바닥에 등이 배기고 모공 깊숙이 온갖 더러움이 파고들었다.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항상 어서 떠나라고 재촉했다. 나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었던 셈이다. 나무와 꽃, 새는 인간의 서식지에서, 심지어는 도시에서도 제 집같이 편안하게 살지만 나는 한 번도 자연 속에서 그런 편안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잘 포장된 길 위에 올라서야 마음이 놓였다.
길은 도시로 통해 있었다. 나는 뼛속 깊숙이, 인간이 만든 도시라는 세계만이 이 지구상에서 우리가 머물 유일한 안식처이자 적대적인 우주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피난처임을 깨달았다. --- p.45 |
|
공교육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노동자가 바라보는 사람, 그리고 세상
인간의 역사를 바라보는 에릭 호퍼만의 독창적인 관점! 《시작과 변화를 바라보며First Things, Last Things》는 1960년대에 호퍼가 잡지에 기고한 글 아홉 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각 에세이마다 인간사를 보는 호퍼만의 독창적인 관점과 1960년대의 미국 사회의 문제점, 사회 동향,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호퍼의 명쾌한 해법이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호퍼의 글을 읽다보면 공교육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부두노동자가 어떻게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예리한 통찰력을 갖게 되었는지, 또 그런 독창적인 생각을 누구보다도 감명 깊고 간결한 글로 풀어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호퍼의 통찰력과 독창성의 출발은 보통 사람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어마어마한 독서량에 있었던 것 같다. 이와 더불어 호퍼는 자신이 읽은 책 중 기억할 만한 문구가 있으면 따로 메모해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렇게 모인 메모 카드가 현재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 기록보관소에 수천 장이나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호퍼는 인생 말년에 이를 모아 책으로 출간하려고 시도했지만 사고력에 자신감을 잃고 글 쓰는 것이 힘겨웠던지 책은 끝내 세상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호퍼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방대한 독서에서 발전한 독창성과 통찰력의 싹을 군데군데 기쁜 마음으로 발견할 수 있다. 1960년대 말 미국 상황에 관한 책 내용은 현재 우리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청소년 문제나 중산층의 위기, 지식층과 보통 사람들의 비겁함, 또 변화로 인한 혼란의 문제는 누구나 뼈저리게 실감하는 사회 현상이자 우리 시대가 풀어야할 과제다. 호퍼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기성 지식인들과는 색다른 면이 있다. 절박하게 원하고 필요해서가 아니라 즐기고 놀이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중요한 발명품이 탄생했다는 추론, 재능 있는 사람들이 관직을 빼앗겼을 때 그 창의력을 문학 작품으로 분출했다는 주장, 인간사에서 도시의 발달이 갖는 중요성과 도시가 촌락보다 먼저 발달했다는 관점, 자연을 찬양하고 떠받드는 자세가 오히려 역사의 퇴보를 부른다는 비판 등, 호퍼는 이 모든 생각을 주옥같은 문장으로 하나하나 풀어냈다. 외부의 감독이나 통제 없이도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해나가는 국민의 자질 덕분에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고 믿었던 호퍼는 뛰어난 지도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종종 회의를 품었다. 카리스마 있는 위대한 지도자보다는 자발적으로 일하려는 개개인의 의지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창의력이 선진 국민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던 것이다. 1960년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지만, 지금 한국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바라보는 데에도 호퍼의 관점은 큰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