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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김민
문예춘추사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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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침묵/ 감사하는 태도, 감동하는 삶/ 이별/ 편지/ 마지막 편지/ 할머니/ 현명하게 인생을 소비하는 것/ 인생에 피어난 한마디/ 말에 대해서/ 삼월의 달력/ 아버지와 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나의 어머니/ 오래된 사랑니를 뽑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것/ 구름/ 충고/ 나를 안심시키는 것들/ 선물, 소유와 이야기에 대하여/ 버리는 용기, 비축하는 의지/ 의도적 행위로써의 감정/ 화분/ 오후의 그림자/ 청춘의 얼룩/ 티브이를 팔고 나의 시간을 사오다/ 왜 책을 읽는가/ 어떻게 읽을 것인가/ 취향은 자신을 인정하기 위한 것/ 다섯 가지 맛과 일곱 가지 색/ 미생을 위한 변辯

2장 삶을 위한 유언장
살아남기 위해 쓰는 유서/ 자살에 관하여/ 이별/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때로 서러운 질문들/ 별을 보면 울음이 나는 이유/ 새/ 창문을 바라보는 일/ 활자活字로 세상을 이해하는 자/ 라면? 국수!/ 독신자의 삶/ 낙엽, 한 시절의 끝을 대하는 방법/ 내가 아는 세 가지/ 내일의 얼굴/ 의식의 흐름/ 가족 식사/ 일인용 침대/ 층간소음, 외로움과 대면하다/ 결혼, 비혼/ 그리운 월급봉투/ 연중무휴라고 불리는 비인간적인 행위/ 눈물/ 그날 밤/ 목적지에 도착하기 직전의 정거장/ 그 많던 이발소는 어디로 갔을까/ 제대로 된 가정은 없다/ 불협화음을 위하여/ 관계, 적절한 거리와 적당한 온도/ 가담항설과 유언비어에 대처하는 자세/ 사람다움

3장 침묵에 귀를 기울이면
과거에도 있다/ 감정 근육 기르기/ 망진산, 두 번째/ 남강에서/ 덕후가 되고 싶다/ 오! 나의 선비님/ 밤새 비가 왔다/ ‘I will’보다 ‘I did’라고 말하기/ 메멘토 그리고 다양성/ 기다림이 없는 삶/ 몸의 기억/ 양면성의 불변성/ 어떤 연애를 할 것인가/ 눈 깜짝할 순간에 일어난 일/ 십일월 이십육일, 망진산/ 직접 개발한 심리테스트/ 울음의 울림/ 틈/ 마흔, 우유는 반이나 남은 걸까? 반밖에 남지 않은 걸까?/ 낮술을 마셔라/ 집 그리고 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얼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쉼의 가치/

4장 소복소복, 행복이 쌓이는 소리
아직 세상이 궁금하다/ 자각몽/ 시시한 글/ 마흔 전 비행기 타기/ 상처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주의主義를 주의注意하다/ 누구를 위해 인생을 소모할 것인가/ 언어에 다치지 않는 요령/ 육하원칙, 어떻게 살 것인가/ 도토리를 줍다/ 모난 돌은 정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향기로 기억되는 것/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계영배로 마시다/ 용기라는 조건/ 서로를 동시에 원하는 기적/ 한가한 사람 아닙니다/ 소유와 통제/ 순서만 지켜도 삶은 편하다/ 웃음의 존재 이유/ 악기의 존재 이유/ 결핍과 허기로 사랑하는 일/ 고상함과 천박함 사이에서/ 다운사이징/ 지름길, 에움길/ 꽁꽁 얼어붙었던 사흘간/ 생의 끝에서

저자 소개 1

작가 & 프리랜서 편집자. 글을 쓰고, 퇴고하고, 편집하고 하루 종일 텍스트와 씨름하다가도 잠시 쉬는 시간이면 책을 펼친다. 미친 사람 같지만 어쩌겠는가. 이보다 더한 기쁨을 알지 못하는 걸. 살아온 날보다 읽은 책이 많다. 처음 책을 펼친 순간부터 이야기라는 세계의 주민이었다. 고요한 바닷가 마을에서 읽는 기쁨과 쓰는 보람으로 살고 있다. 출간 도서 『지은이에게』 『유서를 쓰고 밥을 짓는다』 외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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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92g | 148*210*20mm
ISBN13
9788976043696

책 속으로

매달 초,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다. 다닌 지 육 년쯤 된다. 원장은 그대로인데 미용실 이름은 두 번 바뀌었다. 들어가면 늘 찾으시는 분이 있는지 물어본다. 아무나 상관없다고 말한다. 커트하실 거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말한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묻는다. 한 달에 한 번씩 옵니다. 대답한다. 그러면 알아서 잘라준다. 지저분해진 머리가 반듯하게 정돈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소소한 기쁨이다. 한 달 동안 쌓인 피로를 털어내는 일이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머리를 감겨준다. 어느 순간 세상에서 이발소가 사라졌다. 이발소는 남자들이 가는 장소였다. 미용실이 여자들의 장소인 것처럼. 엄마가 이발비를 주면 이발소로 가서 나란히 앉아 머리 자를 순서를 기다렸다. 늘 수십 권의 만화책이 쌓여 있고 스포츠신문이 있었다. 요구르트에 빨대를 꽂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아주머니가 한 분 계셨다. 머리는 둘 중 하나였다. 긴 스포츠거나 짧은 스포츠. 나는 늘 짧은 스포츠였다. 머리스타일에 아무런 의심도 없었고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이발소에 가면 늘 끓고 있던 비누거품, 그곳에서 담갔다가 꺼낸 솔 세상에서 그보다 부드러운 건 없다. 이발사 아저씨는 늘 소주를 마셔 코가 빨갰고 아주머니는 면도가 서툴렀다. 면도를 해줄 때마다 목이나 볼이 조금씩 베였다. 상처가 나면 독한 스킨으로 소독을 해주고 이발비를 깎아주었다. 이발소에 가면 머리를 숙이고 비누로 머리를 감았다. 그 시절에도 어떤 녀석들은 미용실을 다녔다. 멋을 부리기 위해서인 녀석도 있었고, 그냥 가까우니 가는 녀석들도 있었다.
나는 끝까지 이발소를 다녔다. 다니던 이발소가 없어져 버렸을 때, 이제 머리는 어디에서 잘라야 할지 막막했다. 파마를 하고 있는 아주머니와 젊거나 나이든 여자들로 가득 찬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어색해서 바깥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사람들이 모두 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미용실에 들어가는 여자들은 있어도 도대체 나오지를 않았다. 동네 몇 군데의 미용실 주위를 서성거리다가 가장 허름하고 작은 미용실에 들어갔다. 어떻게 머리를 자르고 나왔다. 이발사들은 미용사가 되었을까?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꼭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었을까.
---「그 많던 이발소는 어디로 갔을까」중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누구일까.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무적의 챔피언? 적수가 없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검사?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강대국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지도자? 헤아릴 수 없는 지혜를 가진 스승? 강함의 기준은 각자 추구하는 바에 따라 다르다. 강함의 기준이 상대적이라면 절대적인 강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패 파이터의 마음이 세상 누구보다 여릴 수 있고, 재물 앞에서 초연하던 스승이 사랑 앞에 무너질 수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권력자가 한 방울 독에 죽거나 단 한 번의 오판으로 무너지기도 한다. 적수가 없던 검사가 권력자의 변덕에 자결할 수도 있다. 절대적인 것은 없다. 영원한 것도 없다. 모든 것은 필멸하며 과정만이 영원에 가까울 뿐이다. 강함은 상대적이며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 강함은 결코 약함의 반의어가 아니다. 강함 속에 약함이 숨어 있듯 약함 안에도 강함이 숨어 있다. 양면성만이 오롯하다. 강한 사람은 한 번도 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한 번도 넘어지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패배의 공포를 알면서도 다시 링에 오르는 사람이다. 남들보다 자주 넘어지지만 다시 일어서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리면서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상처 입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무수한 상처에도 살아남은 사람이다. 나약함을 숨기지 않고 떳떳하게 드러내는 사람이다. 일상에 지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대나무는 푸른 마디마다 상실을 담고 자란다. 소나무는 가시와 껍질로 자신을 숨길 만큼 겁이 많지만 안에는 뜨겁게 불타오를 송진을 품고 산다. 목련나무는 잎을 잃고 추위에 떨면서도 겨울 내내 꽃을 품는 일을 포기 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순간 가장 젊은 나와 이별하며 산다. 그러나 이별의 순간마다 새로운 나와 만난다. 작은 도토리 하나가 아름드리 참나무를 품고 있듯 나약한 우리 안에 세계가 있다. 도토리가 깨지지 않으면 나무가 자랄 수 없다. 상처받지 않고는 성장할 수 없다.

---「상처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중에서

출판사 리뷰

위로가 필요한 이가 보내는 위로의 말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며, 오로지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친구를, 가족을, 동료의 안색과 마음을 살피던 위로의 손길로 내 마음을 다독이고, 그들에게 건네던 따뜻한 눈길을 나에게 사려 깊게 보내는 때가.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 김민의 토닥토닥 에세이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는 바쁜 일상에 쫓겨 놓치고 있었던, 하지만 참으로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다른 누구보다 이 삶을 버텨 내 온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더 이상 미루지 말라고 말한다. “고마워”, “괜찮아”, “오늘도 수고했어”처럼 내 주위 사람들에게는 숱하게 해 주었던 말이지만, 정작 나에게는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들이 담겨 있다. 남들 신경 쓰느라, 주변 눈치 보느라 유독 인색하기만 했던 나에게 적어도 오늘만큼은 진심 어린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건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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