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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7
자매들 25 우연한 만남 41 애러비 55 이블린 66 자동차 경주가 끝나고 난 뒤 75 두 건달들 85 하숙집 102 작은 구름 114 대응 137 진흙 덩어리 155 어떤 가슴 아픈 사건 166 선거 사무실에서 맞은 파넬 기념일 181 어떤 어머니 208 은총 227 죽은 사람들 263 |
James Joyce, James Aloysius Joy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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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신부님이 살아나실 가망이 없었다. 벌써 세 번째 발작이었기 때문이었다. 매일 밤 나는 신부님 집을 지나칠 때마다(방학이었기에) 촛불이 켜진 네모난 창문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그때마다 유리창을 통해 희미하고 은은한 빛이 변함없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곤 했다. 나는 시신 머리맡에 촛불 두 자루를 켜놓는 관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신부님이 돌아가셨다면 어두운 블라인드 창에 촛불 두 개가 아른거릴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이다. 신부님이 이따금씩 “이제 나는 살날이 얼마 안남은 것 같구나”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여겼다. 그런데 이제 보니 신부님의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나보다. 매일 밤 나는 신부님이 누워 계신 방의 유리 창문을 바라보며, ‘마비’라는 단어를 나직이 중얼거렸다. 내 귀에 그 단어는 유클리드 기하학 용어인 ‘노먼’이나 교리 문답서에 나오는 ‘성직매매’라는 단어처럼 항상 생경하게 들렸다. 그러나 이제 나에게 ‘마비’라는 단어는 ‘나쁜 짓을 일삼는 어떤 죄 많은 존재’의 이름처럼 들렸고, 그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그 존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그것이 저지른 치명적인 행위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도 했다. 내가 저녁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코터 영감이 담배를 피우며 난롯가에 앉아있었다. 숙모가 내가 먹을 오트밀 죽을 푸는 동안, 코터 영감은 내가 내려오기 전까지 하던 말을 계속한다는 투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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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은 제임스 조이스의 첫 단편 모음집으로 1914년에 출판되었다. 조이스는 당시 영국의 식민 지배하에 있는 아일랜드의 답답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유년기, 청소년기, 장년기, 그리고 공적 생활로 나누어 총 14편의 단편으로 구성하고, 여기에 중편 ?죽은 사람들?을 최종적으로 추가하였다. 이렇게 총 15편으로 구성된 『더블린 사람들』은 소년, 19세 처녀, 20대 청년, 중년 남성과 여성 등등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아일랜드의 수도인 더블린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좌절의 양상과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철저한 자기 인식과 내적 각성을 보여준다.
『더블린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나 문체, 혹은 서사에 대한 혁신적인 실험을 보여주는 『율리시스』나 『피네간의 경야』와 같은 조이스의 후기 텍스트들과는 달리, 일반 독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와 정서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조이스는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만한 주제를 20세기 초반 아일랜드의 역사적 상황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이를테면 어린 소년이 꿈꾸는 낭만적인 짝사랑에서 오는 환희, 그리고 짝사랑이 좌절되면서 느끼는 좌절감과 환멸(?애러비?), 집에서는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고 직장에서 무시당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외국으로의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에는 실패하는 처녀(?이블린?), 단조롭고 갑갑한 일상생활로부터의 일탈을 꿈꾸지만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과의 소통에 실패하는 남자(?한 가지 가슴 아픈 사건?), 그리고 우월감에 가득 차 있던 남성 인물이 세 명의 여성 인물과 부딪치는 과정을 통해 얻는 내적 각성(?죽은 사람들?) 등이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즉, 『더블린 사람들』은 조이스의 작품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