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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영 (외국도서 담당 / berrius@yes24.com)
2016.02.16.
‘월플라워가 되면 얻는 것’은1999년 2월 1일 출간된 스티븐 크보스키의 십대 성장 소설로 당시에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2012년 9월 동명의 영화가 개봉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영화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히로인인 엠마 왓슨이 출연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레버넌트’, ‘캐롤’ 등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는 영화들이 많은데 개봉 전에 대개 무비 타이 인 (Movie Tie In), 필름 타이 인 (Film Tie In) 이라고 하여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입힌 판이 새로 출간된다. 이 소설은 국내에서도 영화 개봉에 맞춰 같은 표지의 ‘월플라워’ 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월플라워’는 소설의 화자인 찰리처럼 파티나 모임에서 수줍거나 인기가 없어 구석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열 다섯살 찰리 는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다시 말해 이 소설은 1991년 8월 25일, ‘Dear Friend’ 라고 적힌 편지로 시작한다. 당신은 그의 벗인 셈이다. 이제 막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찰리는 모든 것이 두렵다. 중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는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오래 전 자신을 유독 아꼈던 이모는 어린 찰리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가다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나야 했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어두운 기억들은 자꾸 살아나 찰리를 괴롭힌다. 이런 마음으로는 아무래도 새로운 생활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한 수업에서 유쾌한 패트릭을 만난다. 풋볼 경기장에서는 패트릭의 이복남매인 샘도 만난다. 샘은 심지어 예쁘다. 그들의 친구들도 만난다. 찰리 보다 두 학년이 위지만 음악과 파티, 짓궂은 장난들을 공유하며 이들은 곧 친구가 된다. 특히 음악은 서로를 이해하는 연결 고리로 좋아하는 노래들을 녹음한 테이프를 주고 받는 일은 단순한 선물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비슷하게 문학 선생님은 외로워 보이는 찰리에게 수업 외로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건넨다. 많은 사람들의 십대가 그렇듯이 이들에게도 자신들의 작은 유대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혹은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이성친구, 그냥 친구, 형제, 부모님, 친척과의 갈등, 온 세상과의 갈등을 떠안고 성, 술, 담배, 약물처럼 낯설은 세계를 돌아다닌다. 이 모든 것이 어른들에게도 쉽지 않은데 십대의 그들에게는 오죽할까. 청소년은 소년과 청년의 중간을 이르는 말이다. 슬프게도 청소년 분야의 베스트셀러에는 공부에 관한 책이 많다. 정말 많다. 간간히 고전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보이고 더 간간히 소설이 보인다. 아마존에서는 해당하는 분류명이 Teens & Young Adult 인데 판타지, 로맨스, SF 소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해리 포터와 메이즈 러너, 헝거 게임도 YA 에 속하니 출판계에서는 성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 차이가 십대를 청년이 되지 못한 사람으로 볼 것인가, 젊은 성인으로 볼 것인가 하는 사회적 관점의 차이라고 해도 과하게 넘겨 짚은 것은 아닐 것이다.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던 기억의 터널을 지나 찰리는 깨닫는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는 고를 수 없었지만 여기서부터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다고. 주인공들은 아픔을 고백하는 순간 비로소 굴레에서 벗어난다. 상처를 주고 받을 것이 두렵더라도 사랑은 술을 마시거나 약에 취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온전한 자신이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질 것이다. 시작하는 3월, 새로운 학기와 봄, 꽃들이 피어날 계절에 이토록 연약한 위로를 건넨다. 알 수 없는 두려운 마음을 달래주기에 아주 딱인 책이다. 영화에서는 데이빗 보위의 히어로를 비롯한 명곡들이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소설에서는 U2, 핑크 플로이드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스미스의 ‘Asleep’은 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니 꼭 들어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