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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그러니까, 별일 없냐고 묻지 말아주세요
spring / 다가서다 summer / 두근거리다 autumn / 달래다 winter / 다시 나에게로 겨울, 눈을 보관하는 방법 그러니까, 결국 이 모든 문제는 남들 다 하는 것 리스트 생각 만나기 여기가 아니면, 그 어디가 행복하겠어 떠나야 할 이유 한 가지 떠나지 못한다는 변명 백 가지 공허함과 공황감을 벗어나는 공항에서 공항까지 행복하지 않은 이 순간마저도 나는 잘 지내고 싶다 안다고 생각하며 모르는 시간을 걷는다 스치듯 안녕한 풍경이 마음에 길을 내었다 왜 좋음에 완전히 몰입되지 못하는가 호텔과 여자 해보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훨씬 많다 열심히 모든 풍경에 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키를 넘는 눈사람 조금 소리 높여 음악을 듣는 밤 알려고 온 것이 아니야, 느끼러 왔을 뿐이야 낯선 곳에서의 감기 기운 나의 러브레터 나를 잠재운 어젯밤의 그이 녹아도 좋아,라고 말할 만큼 용기가 나지 않아서 정성스런 양치와 세수 다시, 아무렇지 않은 일상 존재가 주는 다정한 위로, 나의 부엉이 인형들 후회를 한잔 건네는 시간 사람이 어떻게 변하니 잘 살고 있지 않은 모두에게 생명이 있는 기다림이 내 인생을 배려해줄 테니까 살아가는 시간 |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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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수줍은 계절의 기록, 우리들의 그 시절 추억 pc통신 나우누리 시절부터 밤삼킨별이라는 필명으로 꾸준히 감성 글을 선보였던 김효정이 오랜만에 독자 곁으로 돌아왔다! 14년 동안 잡지 친하지 않은 관계에선 적당히 ‘살피며’ 살면 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선 서로의 마음만큼 기분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날들이다. 눈치는 살피는 것이지만 마음은 보살피는 것이다. -summer 자주 웃고 늘 괜찮다 말하는 사람에겐 아주 가끔 맥없이 무너지고 이유 없이 울음을 터뜨리는 게 고백입니다. -autumn 계절의 변화와 함께 찾아온 다양한 감정을 섬세한 글귀로 표현해낸다. 유한한 계절의 시간에서 느껴야 할 찰나의 감정을 건져내어 독자의 마음으로 끌어다 놓으며 서정의 시간을 선사한다. 밴드 <에피톤 프로젝트>, <스탠딩 에그>의 자켓 사진으로 선택될 정도로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의 사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글과 어우러져 우리들의 지난날을 오롯이 들여다보게 한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며 상황인 “난 잘 지내고 있다”는 거짓말 어른의 시간을 껴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괜찮다’ 혹은 ‘잘 지낸다’는 생래적 거짓말을 한다. 잘 지낸다는 단단하고 따뜻한 말이 단지 말만 그렇지, 실은 그렇지 못한 어른들의 거짓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잘 지내지 못하는 상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복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지냈기 때문이다. -서문 중에서 이렇게 서문을 열며 시작하는 이 책은 안부를 전하는 ‘애티튜드’를 알지 못해 ‘그저 잘 지낸다’고 표현하는 어른의 시간을 역설한다.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동시의 우리의 이야기인 잘 지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 저자는 14번의 해가 흐르고 수 번의 계절이 흐르는 동안 일어났던 진짜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털어놓는다. 내가 싫어서 거울을 보지 않았던 일, 현재의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두려워했던 오타루의 겨울을 찾아간 일, 혼자만의 시간을 찾아 호텔의 어느 날과 장소를 구입했던 일, 남들과 비교하며 그저 열심히 산 젊은 날의 시간을 후회했던 일. 그리고 고백한다. ‘난 잘 지내지 못했다’고, 그럼에도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다고, 당신도 힘들면 나처럼 얘기하라고 담담히 위로를 전한다. 조금은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이 추억에 대한 예의 이제 조금은 더 잘 지내는 것이 아팠던 나의 마음에 대한 예의 -2014년 10월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은 연인 같은 친구와 더 이상 연인이 아닐 때의 슬픔, 현실의 일들이 주는 어쩔 수 없음, 여자로서 사랑을 느꼈던 틀림없던 감정, 설명할 수 없어 그저 미소로 마무리 짓던 때의 생각과 감정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그러나 아파서 타인에게 꺼내어놓기 어려운 일들의 서사다. 혹은 타인에게 꺼내어놓음으로써 다시 약점이 되어 돌아와 후회하게 만드는 괜한 고백이다. 생각만 해도 눈가에 중력이 모여들어 고개를 파묻게 되는 일들의 속마음이다. 그녀는 들춰 보여주기 어려운 일들을 먼저 내어놓음으로써 애써 숨기고 있는 독자들의 어두운 마음에 손을 내민다. 억지로 괜찮다고 웃을 필요 없다고 지난 시간을 그대로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때 숨 쉬어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거 같은 마음으로 내내 힘들었을 때, 그런 나를 보며 누군가는 치료를 권했었다. 치료라는 말에선 알코올 솜 냄새와 함께, 목에 걸려 고생했던 알약의 곤혹감이 묻어 있었다. 치료받는 순간부터 더 아파졌던 기억에 거부감이 느껴졌다. 마음의 문제였으므로 내 안에서 자발적으로 치료가 아닌 ‘치유’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건 그나마 내가 가진 나신에 대한 유일한 희망이었다. -winter 치료가 아닌 스스로의 치유를 권하는 이 책은 그녀와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으며 아픔을 딛고 천천히 일어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고맙단 말을 할 수 있도록 당신의 안부에 잘 지낸다고 화답할 수 있도록 지금을 잘 보내자고 어른의 시간에 담박한 응원을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