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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노먼 포스터: 돛단집 버즈 유들 + 티나 비비: 트리 하우스 스밀리안 라딕: ‘직각의 시’를 위한 집 리처드 머피: 하트스트리트 하우스 제니퍼 베닝필드: 스와르트베르흐 하우스 톰 메인: 노호 존 워들: 양털깎이 숙소 한스 반헤이스베이크: 리테일란트 하우스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 데보라 메사: 헤메로스코피움/키클로페안 토드 손더스: S자 집 짐 올슨: 롱브랜치 마우리시오 페소 + 소피아 본 엘리치샤우젠: 시엔 헬레 슈뢰더 + 마르틴 야네코비치: 벽 없는 집 피터 + 토마스 글럭: 타워 하우스 로베르트 코니에치니: 방주 과거 사례 돌아보기 스콧 존슨: 벽 주택 호세 셀가스 + 루시아 카노: 실리콘 주택 돈 머피: 소데 하우스 안드레아 + 루카 폰시: 카사 마렘마 크리스티안 운두라가: 수평의 집 수잔네 노비스: 하우스 인 베르크 레모 할터 + 토마스 루시: 쌍둥이 집 라몬 보쉬 + 엘리사베타 카프데페로: 카사 콜라주 쿨라파트 얀트라사스트: 물의 집 케리 힐: 아미티지 힐 마르턴 + 제티 민: 모래언덕 주택 브리지트 심 + 하워드 서트클리프: 해리슨 섬 야영장 베니 호바르트: 빌라 로세스 토드 윌리엄스 + 빌리치엔: 주말 주택 귄터 도메니히: 슈타인하우스 읽을 거리 집 정보, 건축가 약력 도판 출처 찾아보기 |
MICHAEL WE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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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은 여러 요소들을 간결하게 구성한 창조물이다. 단지 집을 구성하는 재료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이루는 무형의 리듬과 영혼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는 곳이다. 집은 현실의 작은 땅에 자리 잡을 뿐이지만, 이 장소는 하나의 온전한 세계처럼 만들어진다. 좋은 집은 각 부분마다 사람들의 중요한 활동을 담아내고 전체적으로는 삶을 향한 하나의 태도를 표현한다.” -찰스 무어, 3p
포스터와 그의 부인 엘레나는 독특하게 뻗은 이곳 해안을 좋아하는데, 자연이 아름다울뿐더러 니스 공항으로 교통이 편리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으로 매수된 이곳 시장들 때문에 코트다쥐르의 환경에 질적 저하가 일어나자, 프랑스 정부가 이곳의 도시 계획을 파리시의 통제하에 두고 난개발을 막을 엄격한 제도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포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것도 헐거나 새로 짓지 못하게 했어요.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개조뿐이었는데, 참 고무줄 같은 말이었죠. 물론 규정은 꽤 복잡했지만요. 그래서 우리가 찾아낸 건물이라고는 5층짜리 타워뿐이었어요. 꽤 낡아 보이던 1950년대 건물이었죠. 우리의 결과물은 창조적 상상의 극한을 시험하며 만들어낸 것입니다.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이 집을 보고 말하겠죠. ‘완전히 미쳤군요!’” - 노먼 포스터: 돛단집, 12p 대담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한 부부 건축가 팀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실험하려고 두 채의 자택을 지었다. 이 두 채의 집은 공장에서 미리 부재를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졌으며, 저비용으로도 가능한 창조적인 건축 방식을 선언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르시아 아브릴은 이렇게 주장한다. “건축법에 매달리면 뻔한 건축이 나올 거예요. 반드시 한계를 시험해봐야 합니다.” 헤메로스코피움은 그렇게 만든 집으로 마드리드 바깥의 옛 테니스장 부지에 육중한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restressed concrete) 보를 옮겨와 지었다. 반면에 부부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강의할 때 거처로 사용한 키클로페안은 스티로폼을 활용해 지었다. -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 데보라 메사: 헤메로스코피움/키클로페안, 84p 멀리서 보면 이 집은 마치 방주 하나가 농장으로 둘러싸인 산 중턱의 풀밭에 상륙한 것처럼 보인다. 외벽의 미닫이 패널을 완전히 닫으면 지면에서 부유하며 회전하는 미니멀리즘 조각 같기도 한 불가사의한 건물이다. 언뜻 보면 창을 감춘 벽과 경사 지붕, 뒤로 물린 기초만 보여 하나의 콘크리트 거석을 연상케도 한다. 집 주변으로 양떼가 즐겨 출몰하며, 말떼가 지면에 설치된 상향 조명기구를 밟아 뭉갠 적도 있다. 물론 이들이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서처럼 쌍쌍이 집으로 들어오려고 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로베르트 코니에치니: 방주 134p 주변 동네는 오랜 쇠락기를 벗어나 회복되고 있었지만, 이 집만은 중세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켜켜이 묻어나는 양피지와 다름없었다. 이 집은 13세기에 도시 성벽위에 터를 잡은 뒤 마당 두 곳을 중심으로 구성된 1,500㎡의 입체 미로로 확장됐다. 고딕식 계단, 아래쪽 중정에 있는 르네상스식 예배실, 그리고 노출된 도시 성벽의 일부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며, 스페인 내전 이후에는 중정들 주위로 소규모의 열일곱 세대가 들어서 공동주택이 되었다. -라몬 보쉬+엘리사베타 카프데페로: 카사 콜라주, 234p 이 집을 설계하고 시공한 과정은 한 개인의 발견의 여정이었다. 도메니히와 그의 학생들은 이 집의 복잡한 기하학적 형상을 30년에 걸쳐 완성했다. 그의 개념 스케치는 어릴 적 살던 곳 근처의 산악지대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도메니히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35년이 지난 뒤 묄탈로 돌아가 어느 산장 속에서 은거했어요. 암석들을 스케치하며 그곳에 있는 원형적인 건축 요소들에 심취했는데, 어떤 아이디어를 찾고 있었죠.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유롭게 스케치하면서 절제 있는 기하학적 개념을 발전시키고 복잡성 속에서 질서를 찾으려고 시도하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파편적이고 예각이 많은 이 집은 마치 우주 폭발 장면처럼 보이며, 자연의 형상을 떠올리기도 한다. -퀸터 도메니히: 슈타인하우스, 290p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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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신이 꿈꾸는 집이 있다
건축과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저자 마이클 웹은 서문에서 자신의 집을 짓는 건축가의 어려움을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집을 짓거나 갖기 힘든 것이 어디 건축가뿐이랴. 요즘은 누구에게든 ‘내 집 짓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다. 부동산 가격은 날뛰고 건축 비용 또한 어마어마하다. 마땅한 부지를 찾기도 어려우며, 내 맘에 쏙 드는 건축가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 내 집을 짓는 일은 아주 멀리 있는 꿈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상황이 이럴수록 언젠가는 꼭 실현하고 싶은 궁극의 꿈이기도 하다. 불확실하고 혼잡한 이 시대에 자신만의 오롯한 공간을 갖는 것, 그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이미지와 도면으로 담아낸 이 책의 집들을 보노라면, 좁은 땅덩어리 위에서 왕성한 자기복제를 거듭하는 우리의 대규모 아파트가 떠오른다.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지어지는 개인주택도 언뜻 보면 말쑥하고 세련된 듯 보이나 지어지는 장소와 상관없이 서로 닮은꼴이며 주거형식의 실험성은 찾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이 책에 소개된 집들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공부는 좋은 사례를 많이 보는 것으로 시작되지 않던가. 이 책은 언젠가 우리가 갖게 될 나만의 집을 위한 좋은 공부이자, 자신이 꿈꾸는 집은 어떤 곳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집은 삶을 담는 그릇, 사람을 비추는 거울 여기 소개된 건축가들은 자기 집을 짓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평소 소망하던 삶에 대한 생각을 담아가는 과정이 쉬웠을 리 없다. 이들이 공들여 지은 30채의 집은 저마다 다른 모습, 다른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몇 세대 전부터 쓰던 공간을 수십 년간 고쳐가며 아직도 미완성인 집이 있는가 하면,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땅을 발견한 뒤 1년 만에 바짝 쌓아 올린 집도 있다. 건축과 교수였던 귄터 도메니히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토대로 무려 30여 년 동안 그의 학생들과 함께 건물을 지으며 시공과정 자체를 교육 현장으로 삼은 경우도 있다. 더불어 책 중반의 ‘과거 사례 돌아보기’에서는 토마스 제퍼슨의 몬티첼로, 르 코르뷔지에의 오두막 카바농(Le Cabanon),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탈리에신(Taliesin) 등 건축과 디자인계의 전설적인 인물들이 자신을 위해 지은 집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사례들은 당시 유행한 건축 양식이나 실험적인 건축 공법 등을 담은 훌륭한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으며, 선구적인 인물들의 발자취를 그들이 산 집을 통해 따라 가본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삶을 담는 그릇이자 그 시대를 보여주는 거울 같기도 하다. 우리는 집을 들여다봄으로써 이들 건축가와 그 시대의 면면을 마주하는 것이다. 이 시대의 건축가 30팀을 만나다 노먼 포스터, 토드 윌리암스 & 빌리치엔, 톰 메인 등 이 책에 소개된 30팀의 건축가들은 세계를 무대로 한창 활발히 활동 중인 건축가들이다. 세계 곳곳에 세워진 이들의 실험적인 건축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점이야말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인데 30채의 집을 통해 이들의 건축 언어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돛을 단 듯한 외형의 심미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집이 있는가 하면, 신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첨단기술을 응집한 건축물도 있고, 대규모의 토목용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한 건축물로 대담한 실험성을 드러낸 경우도 있다. 저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세우지만 공통점도 눈에 띈다. 소소하게는 맞통풍이나 단열재를 활용해 집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며, 지열이나 태양열을 이용한 넷제로(net-zero)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건축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또한 지형의 특징을 그대로 활용하고, 자연미를 해치지 않는 것을 우선시하는 등 건축가들의 윤리적 태도도 돋보인다. 이 책을 보는 내내 ‘과연 내가 바라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질문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사람마다 꿈꾸는 집은 모두 다를 것이다.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 창이 큰 집, 자연 속에 있는 집, 편의시설을 잘 갖춘 집 등등. 그 어떤 바람이든 결국 그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의 필요조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 집이란 결국 나의 행복을 공간으로 구현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계속 들춰보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나의 집, 우리의 행복을 자꾸만 그려보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