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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프롤로그
014 공깃밥 한 그릇 026 생맥주 익는 밤 036 고깃집 불판 048 도장은 삶의 마지막 보루다! 058 을지로 3가의 6월은 탱고처럼 흐른다 070 세탁소 다리미의 멋진 마블링 080 오후의 떡집 092 중국집 106 서울의 막다른 골목 114 서울의 ‘원샷’ 맥주잔 126 목기러기와 주례사 136 서울이 품은 남산, 남산이 품은 서울 146 막걸리 잔 154 빗자루 166 홍시냐 곶감이냐, 단감이냐 땡감이냐 176 서울의 1960년대 엽차 잔 184 양말 꿰매기 190 뭔가는 가는 도구 196 슈퍼마켓이 도마를 몰아내고 있다 204 물을 끓이면서 주전자가 서울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214 수저통과 소머리국밥집 |
이기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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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바라봤을 때 서울의 불빛이 없다면 지구는 얼마나 외로울까"
구소련 시절 천체물리학의 중심이었다는 걸 모르는 이 더 많은 그 아르메니아로, 그의 나이 30대 때 무작정 떠났다(당시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과 전쟁 중이었고, 그는 전장에 나가 '대한민국 군대 태권도'를 가르쳤다). '파리에서 살아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두 살배기 아이(2NE1의 씨엘)를 둘러 업고 파리 옥탑방에서 살았다. 그다음엔 일본 쓰쿠바와 도쿄에서 7년 동안 머물렀다. 국외자로 재미지게 살아온 그에게 서울은 살기 팍팍한 곳이다. 멋진 곳도 아니다. '정리된 것 같지만 정리가 안 되어 있고, 디테일이 부족하고, 조화롭지도 않'다.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것 같은 책임자들'에 의해 계획되고 만들어진 이 도시는 '어떻게 이렇게 도시를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아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그는 생각한다. '쉽게 버리고 어렵게 다시 찾는 과정 속에 망가져가는 것인지, 아니면 발전해가는 것인지 헷갈리는 곳'이 바로 서울이고, 이게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서울만의 매력일 거라고. 또 생각한다. '우주에서 바라봤을 때 서울의 불빛이 없다면 지구는 얼마나 외로울까. 이 도시에 불시착해 그 불빛 속에 살고 있는 나는 행운아임에 틀림없다'라고. 이 책은 불규칙한 리듬에 의해 완성되는 재즈 악보 같은 도시, 서울의 매력에 빠진 물리학자, 아니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그가, 아니 우리가 서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21가지 이유! 이가 나간 그릇을 사모으고, 거친 면으로 만든 낡은 행주에 집착하는 '만물 수집상' 이기진의 레이더에 잡힌 서울은 '스뎅' 밥공기, '원샷' 맥주잔, 공사장 철근으로 만든 항정살용 불판처럼 즉물적이다. 한편으론 겨울 외투 냄새가 나는 을지로 3가의 6월, '딱 떨어지지 않은 나머지 수' 같은 보광동 골목길,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숨어 세상을 바라보기 좋은 남산처럼 개인적이며 내밀하다. 단정 지을 수 없는 서울의 매력이 강박이란 없는 글, 짐짓 구눌한 그림과 사진으로 콜라주(미술에서 화면에 종이, 인쇄물, 사진 따위를 오려 붙이고, 일부에 가필하여 작품을 만드는 일.)되었다. 인감 도장, 녹슨 세탁소 다리미, 중국집의 번개 배달부, 막걸리 잔, '그립감' 좋은 빗자루, 코쟁이들은 절대로 그 맛을 모를 홍시 맛…. 21가지 이야기 속에 그가 사랑하는 서울, 아니 우리가 사랑하는 서울이 담겨 있다. 평화로운 시대의 낡은 기계처럼 따스한 비밀이 가득한 채로. 그래서 이 책은 회고적인가 하면 현재적이고, '물건 탐닉'과 '감성 탐닉'을 넘나든다. 참, 그는 글 사이사이에 매운 손찌검도 보탰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던 날을 기억한다. 그는 취임 일주일째 되던 날 환경미화원과 함께 청소복을 입고 청소차를 타고 쓰레기를 치우며 서울의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음? 앞으로 좀 달라지겠군!’ 그날 신뢰감이 생겼다. 개뿔! 그 이후로 달라진 게 없다.' '서울의 도시 디자인은 많은 부분 정치적·경제적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 서울의 골목과 막다른 골목을 통째로 없애는 것보다 서서히 변화시키는 것도 젊은 친구들이 서울을 서울답게 만들 수 있는 좋은 교육이 아닐까? 얼마 후 영원히 사라질 용산의 막다른 골목을 바라보며 든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