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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클라이밍 말고 드라이빙 … 06
화내도 괜찮아 … 12 무모한 도전의 섬 … 18 세 마리 자반고등어가 되어 … 26 무심? 유심! 카드가 아닙니다 … 34 혼자만의 시간 속에 내가 보인다 … 40 별 헤는 푸른 밤 … 48 패션 테러리스트가 패셔니스타가 되기까지 … 56 4월 동백꽃에 아파하는 이 없게 … 64 대충해도 괜찮아 … 72 지천에 자연이 있다는 것 … 80 제주 책방의 멋에 취하다 … 88 싸우는 거 아니에요 … 96 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104 하와이에 갈 필요 없어요 … 110 버킷리스트? 제주리스트! … 118 제주의 맛 … 126 울면 더 좋아 … 134 근데 뭐 필요한 거 없수꽈? … 140 친절의 반대말은 불친절이 아니에요 … 146 들쑥날쑥 영업시간 … 152 손심엉 고치 가게 … 158 주면 더 주는 기브 앤 테이크 … 164 벌레 친구들아, 반가워 … 170 동서남북 연세 살이의 꿈 … 176 나오며 …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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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한라산은 “사람들이 그리 원하는 제주에 네가 살고 있다”고, 그러니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라” 말하는 것 같다. 또 언젠가 그 넓은 품으로 놀러와 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도 한라산 코스 중 가장 짧은 영실코스를 열심히 글로 오르고 있다.
--- p.11 누군가 농담처럼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고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아 그 후손인 제주도민들이 많다는데, 아마 나도 그 기를 조금이나마 받은 걸까? 제주에 오니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된다. “자이, 또 용심(화의 제주어) 내메. 조심허여.” 이제 난 돌부처 아닌 용심난 여자다. --- p.17 인생 첫 빨간 구두를 신고 출근한 날은 야근을 하면서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 들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도로시처럼 뒷굽을 탁, 탁, 탁, 세 번 쳐보기도 했다. 아이 같아진 내 행동에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후로 빨간 컨버스 운동화도 샀으니 나이 들면 빨간색이 좋아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 p.22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에서도 금능해수욕장은 특히 여름에 자주 가는 곳이다. 물 빠진 날은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에도 좋고, 바닷가 근처 야영장에 그늘막 텐트를 쳐놓을 수도 있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1~2시간 놀다 보면 입술이 파래질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는데, 해수욕장 근처 매점에서 각자 원하는 컵라면 하나씩을 고른다. 그러고는 텐트로 조심스레 들고 와 매점에서 얻은 라면박스를 밥상 삼아 맛있게 먹는다. 얼큰하고 뜨거운 라면으로 따스해진 몸은 다시 바다로 향할 힘을 준다. 해가 어스름해져 집에 갈 시간이 되면 10리터까지 담을 수 있는 휴대용 자바라 물통 하나로도 세 명이 씻기에 충분하다. --- p.32 돌하르방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꾹 다문 입술 속에 살짝 삐져나오는 미소를 느낄 수 있다. 마치 모나리자의 미소를 떠올려보듯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으로 본다면 말이다. 소리 내어 치아를 드러내 보이며 크게 웃을 수 없을 만큼 여러모로 힘들었던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나 또한 목석같이 눈 감고 귀 닫고 입 다물며 살았지만 이제는 살짝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 p.38 “흙탕물 안에 뭐가 있는지 몰랐다가, 가만히 두고 침전물이 가라앉으면 정작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 말은 제주도에 이주하니 뭐가 달라졌냐는 지인들의 물음에 언제나 인용된다. 그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누구와 있는지에 더욱 목을 맸다. 그래야 덜 외롭고 덜 슬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외로움이 내 삶을 지켜줄 뿐 아니라, 오히려 다채롭게 만들고 있음을 안다. --- p.45 암흑 같던 일제 강점기에 시인 윤동주가 별을 노래하듯,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을 제주에서는 쉬이 만날 수 있다. 제주 시내에서도 물론 볼 수 있지만, 가로등 하나 없고 밤 10시면 거의 모든 마을의 불이 꺼져 있는 시골집에서는 일명 ‘별밭’을 만난다. --- p.54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 p.70 제주도에는 세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 나와 같은 이주자, 그리고 잠시 관광하러 온 육지 사람이다. 마치 한 바구니에 감귤과 풋귤과 청귤이 뒤섞여 있는 것처럼 옹기종기 함께 모여 있다. 같은 것인 줄 알고 있는 청귤은 풋귤과 달리 아예 다른 재래종이고, 풋귤이 익으면 감귤이 된다. ---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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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한 것은 제주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강원도에서 태어나 서울에 살다가 제주를 먼저 사랑한 남편과 막 돌 지난 딸아이와 함께 별다른 기대 없이 제주로 향한 제주살이 7년차 이희선 작가와 함께한다. 여행자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보다 제주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으로서의 제주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번 책. 그러기에 종달리에 아구찜이 유명하고, 서쪽에서 제대로 일몰을 보려면 오름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주도는 도민보다 관광객이 더 좋은 데 잘도 안다이!” 하며 어색한 제주어로 대답하며 멋쩍게 웃어버린다는 내용들이 나온다. 대신 “아무도 모르는 숲속이나 이름 없는 바닷가 근처 벤치에 마음을 빼앗겼다. 목적 없이 운전하고 가다가 보이는 숲길에 마음이 열리고 인적 없는 동쪽 바다의 쓸쓸함에 문득 마음이 갔다”와 같은 제주를 관광이 아닌 일상으로 살게 될 때 느껴지는 것들을 담았다. 더불어 ‘제주’ 하면 동백꽃을 많이 떠올리는데, 그 이유에 대해 이희선 작가는 “고통은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라 했다.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면 제주도 사람들이 왜 처음 보는 이들에게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지, 속을 먼저 내어 주지 못하는지, 왜 남자가 그토록 귀한지, 제주여자들이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는지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 말한다. 이희선 작가는 이번 책에 대해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곳 제주에서 이렇게 잘 살아갈 수 있었을까? 여기저기 보이는 천혜의 자연이, 도시보다 조금 더 누릴 수 있는 여유가, 나를 찾게 해주는 한가로움만으로는 제주의 삶을 완벽히 채워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한다. 한편,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요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아로마』에 이은 ‘나와 당신의 취향을 담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다음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가 나올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