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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백작부인 7
옮긴이의 말 233

저자 소개 2

하스미 시게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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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gehiko Hasumi,はすみ しげひこ,蓮實 重彦

일본의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로 1936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대학에서 플로베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대 교수였고 1997년에서 2001년까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의 한 사람이면서 한편으로는 압도적인 영화체험을 자랑하는 씨네필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표층비평선언』(1979), 『반反일본어론』(1977), 『나츠메 소세키론』(1978), 『‘마담 보바리’론』(2014) 등이 있으며 영화 분야에 『영화의 신화학』(1979), 『영상의 시학』(1979), 『감독 오즈 야스지로』(1983), 『숏이란 무엇인가』(2022
일본의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로 1936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대학에서 플로베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대 교수였고 1997년에서 2001년까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의 한 사람이면서 한편으로는 압도적인 영화체험을 자랑하는 씨네필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표층비평선언』(1979), 『반反일본어론』(1977), 『나츠메 소세키론』(1978), 『‘마담 보바리’론』(2014) 등이 있으며 영화 분야에 『영화의 신화학』(1979), 『영상의 시학』(1979), 『감독 오즈 야스지로』(1983), 『숏이란 무엇인가』(202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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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동서문학상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역서로는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가난뱅이의 역습』, 『건강의 배신』,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이웃집 칸트군』,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서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홋카이도대학 객원연구원을 지냈고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와 한양대 비교역사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동서문학상 평론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다. 현재는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역서로는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가난뱅이의 역습』, 『건강의 배신』,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이웃집 칸트군』,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건 의자입니다』, 『성스러운 유방사』, 『투자는 워런 버핏처럼』,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법』,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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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2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40g | 128*188*20mm
ISBN13
9788954654388

책 속으로

“그저 쓴맛만 날 뿐 아무 향도 없는 뜨거운 갈색 액체를 누구나 커피라고 부르며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마시게 되어버린 이런 시절에 그곳 다실의 다도만은 훌륭한 풍취를 갖추고 있으니, 이 밀회-라고 해두지요, 뭐-에 걸맞게 둘이서 차분하게 맛을 보기로 해요. 도처에서 물자 부족이 본격화되고 있어 국산 말차도 언제 없어진다 한들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 p.9

멈출 듯 리듬이 느려지면서도 여전히 두부작두부작 돌아가는 묵직한 회전문에 반사된 석양빛이 그림자에 둘러싸인 부인의 옆모습을 비춘다. 마치 조금 전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두 번, 세 번 요염하게…… “아무리 그래도 눈앞의 현실이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영화의 상상을 모방해버려도 되는 걸까?” --- p.9

“‘이런 남자와는 절대로 살을 섞고 싶지 않아.’ 전 그런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가슴과 아랫배를 양손으로 가렸습니다. 그랬더니 소녀 나름의 방어 자세를 부끄러움의 표현이라고 착각한 그 남자가 걸걸한 목소리로 쩌렁쩌렁 말하더군요. ‘이제 와서 숨긴다고 뭐하겠어? 이 닳고 닳은 년이……’ 저는 그 말이 일본어라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 p.65

“도련님, 이 세계의 균형 같은 건 정말 사소한 것으로 인해 무너져버린답니다. 또는 무너지고 있으면서도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 세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세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한들 하나도 이상할 것 없지요.” --- p.79

“하지만 속아서는 안 되지요.” 부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한다. “스크린에 그려진 총격전 따위는 결국 남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전쟁이라는 이 세계의 거대한 부조리 중 극히 한 측면만을 그릴 뿐이지요. 애초에 거기에서는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리 여자들 모습은 전혀 보이지도 않고요. 그것이 아무리 처참하다 할지라도 참호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총격전 따위, 전쟁치고는 지극히 어중간한 것밖에 안 됩니다.” --- p.86

“이 배우가 재미있는 건, 틀림없는 가짜가 어느새 진짜 이상으로 진짜답게 보이게 되는 역할에 꼭 어울리기 때문인데, 영화란 게 어차피 진짜보다 진짜답게 보이는 가짜의 매력을 가졌잖니. 그야말로 20세기에 걸맞게 정말이지 수상쩍은 발명품이라고 해야할 거야. 정식으로 발명된 건 19세기 말이지만.” --- p.109

“저는 이 순간 도련님과 여기에서 만나지도 않았고, 도련님도 저를 여기에서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것은 무엇 하나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오늘 여기에서 제가 한 이야기는 내일의 도련님에게 아무 의미도 가질 수 없다는 듯 전부 와르르 사라지고 마는 곳, 이른바 존재한 적 없는 장소가 여기입니다.”

--- p.206

출판사 리뷰

성숙한 여성 ‘백작부인’과 풋내기 남고생 ‘지로’의 하루
작품의 줄거리 및 특징

영화광 남고생 지로는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우연히 백작부인과 마주친다. 백작부인은 지로네 별채에 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으로, ‘상하이에서 온 고급 창부다’ ‘전쟁 스파이다’ ‘지로 할아버지의 첩의 소생이다’ 등 온갖 추문에 둘러싸인 존재다. 근처 호텔의 다실로 차를 마시러 가자는 부인의 제안에 따라나선 지로는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마주쳐 엉겁결에 부인과 포옹 장면을 연출하다 사정射精을 해버리고 만다. 호텔 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라는 부인의 지시에 따라 혼자서 어느 남장 여성의 안내를 받는데, 그곳에서도 여성의 요설에 정신이 혼란해지고 성기를 잘릴 뻔한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백작부인과 재회한 지로는 또다시 장황하게 몰아치는 부인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건 바로 부인의 과거와 추문에 관한 진실들이었지만, 지로는 자신의 생각을 전부 간파하고 있는 듯한 부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게만 느껴지는 지로는 대체 이곳이 어디냐고 부인에게 묻지만 그녀는 “그 어디도 아닌 장소”라는 말을 남기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데…… 과연 이 혼란한 밀회의 끝은 어디일 것인가?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안에서 농밀한 삶을 살아온 백작부인의 과거를 응축한 하루, 혹은 풋내기 남고생 지로와 성숙한 세계와의 조우로 읽을 수 있는 이 소설은 “(위와 같은 내용이) 정말로 이 작품의 줄거리인가 하면 물론 그렇지 않다. (…) 이 소설을 실제로 읽는다면 스포일러가 문제될 작품이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일본의 언론평(『유리이카ユリイカ』 하스미 시게히코 특집, 2017. 10.)처럼 한 가지 줄거리만으로 요약해낼 수 없는 압도적인 스펙트럼을 지녔다. 현대 일본어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의성어가 등장하는 첫 문장부터 감각적이고 현란하게 난무하는 언어, 유쾌한 유머와 에로티시즘, 우연적이고 단절적으로 작동하는 서사 안에서도 절묘하게 연결되는 에피소드, 백작부인의 정체를 추적해가는 서스펜스, 풍부한 영화적·문학적 연상 효과 등 어느 하나로 압축해낼 수 없는 이 소설을 읽는 행위는 독서를 넘어 모험을 떠나는 일이며, 독자들에게는 그 즉자적인 세계에 몸을 맡기고 오로지 즐길 것을 권한다.

과연 그 남자의 그곳을 성공적으로 짓바술 수 있었을까?
전쟁, 남근 조롱, 그리고 변신하는 정체들

이 소설은 성숙하고 요염한 중년 여성인 백작부인이 여자를 안기만 해도 사정해버리는 풋내기 남고생 지로를 데리고 다니며 그녀 자신이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사회상, 승산 없는 전황과 군부의 무능함, 전쟁의 현실과 허상이 묘사되는 가운데 부인은 자신의 성적 체험을 노골적으로 늘어놓으며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주도하는 고위급 장교들을 응징하는 일에 가담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 응징이라 함은, 성판매를 가장해 장교에게 접근해 성행위 도중 고환을 짓바수어 불능으로 만드는 것. 과연 응징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긴장감, 이따금 실소를 터지게 하는 백작부인의 노련한 농담, 남성들 사이에 떠도는 추문을 겁내지 않고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여성 주인공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한편, 하녀들에게 교묘히 성기를 품평당하는 순진한 지로의 일화와 맥없이 응징의 순간을 맞는 남성들의 모습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소설은 전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남근 조롱과 권력 전복의 메시지를 시사한다.

이 소설에서 또다른 인상적인 요소는 등장인물들의 불투명한 정체와 동일한 문장의 반복 효과다. 두 주인공 외에도 지로의 사촌누이 호코, 하녀 고하루, 호텔 탈의실의 남장 여성, 생선가게 심부름꾼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변장해 모습을 바꾸거나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체에 관한 의문을 남기는 동시에, 미성년인 지로에게도 혼란을 가중시키며 전쟁이라는 현실 안에서 세계의 균형과 개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양상을 보여준다. 하스미는 ‘인간의 변신’이 이 소설의 테마 중 하나라고 말하면서, 아이덴티티가 이중화하고 흔들리는 것과 함께, 반복되는 동일한 문장이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효과도 의도했다고 밝혔다.

쓰고 싶은 걸 썼을 뿐인데, 무슨 대답을 원하신 거죠?
‘전쟁’이라는 ‘현상’을 정면으로 바라보기

이 소설은 하스미 시게히코가 22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자 그 강렬한 내용으로 주목받았지만, “신예의 작품에 수여”한다는 취지를 뒤엎고 결정된 제29회 미시마 유키오상 수상과 그후 회견 자리에서 보인 하스미의 냉담한 태도도 화제가 되었다. “민폐라고 생각한다. 여든 먹은 사람에게 이런 상을 주는 계기가 일어난 것은 일본 문화에 상당히 한탄스러운 일” “바보 같은 질문은 그만둬달라” “오직 지적 조작에 의해 쓰인 작품” “(자신의 역작) 『보바리 부인론』에 들인 노력의 100분의 1도 들이지 않았다” 등 직설적인 태도로 일관한 하스미는, 자신이 쓰고 싶은 걸 썼을 뿐이며 여성들의 평가가 가장 좋았던 작품이라고만 간략한 소감을 밝혔다. 다만 추후의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는 “기억에서 말소되어가는 전쟁 전이라는 시기에 사람들이 좀더 시선을 보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 묘하게 밝았던 전쟁 전의 분위기를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덧붙여 기승전결 구성과 등장인물의 심리를 명확히 그리는 방식이 싫다고 밝힌 하스미는 “인물의 심리 따위 개나 줘버리고” 독자들 마음대로 해석하고 재미있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추천평

자신을 둘러싼 추문을 대담하게 다루는 여성 주인공의 멋스러움. 하스미 시게히코에게 점령당한 포르노그래피는 이토록 즐겁다.
- 마쓰우라 리에코(소설가)

언론의 자유를 완벽하게 행사한 것은 아름다운 여성 인물들이다. 금지된 어휘들이 품위 있게 난무하는 혁명적 텍스트.
- 구도 요코(도쿄대 명예교수)

“활극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백작부인』은 영화로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만, 곧바로 영화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영화적이기는 하지만 언어로밖에 환기시킬 수 없는 유쾌함이 『백작부인』에는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 가와카미 히로미(소설가)

일본 문학사상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아나키즘! 극도로 행복한 독서 체험.
- 나카하라 마사야(음악가)

각오는 되셨는지? 머리도 그곳도 마비시킬 소설.
- 아베 가즈시게(소설가)

자기가 가진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싸워나갈 뿐
원한다면 이 소설을 단지 음란하고 정신 산란한 성애의 기록으로 읽어도 무방할 테지만, 실은 그 어디도 아닌 곳에서 그 누구도 아닌 여성과의 불안한 조우와 몽상이 뒤엉킨 보고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는 페이지 곳곳에 바기나 덴타타Vagina dentata의 이미지에 압도된 남성들의 위축된 모습과 훼손된 신체를 배치하고 그것을 조롱하여 실소를 터지게 하는 한편, 환상과 현실세계의 교차 연출로써 삶의 본질이 전쟁과 닮게 되어버린 세계의 메커니즘을 눈앞에 들이민다. 이 전쟁터에서 인간은 이빨이든 손아귀든 정력이든, 자기가 가진 것을 이용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싸워나갈 뿐이라는 사실을.
- 구병모 (소설가)

홀린 듯이 읽었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중얼거렸다. 이건 요시다 기주吉田喜重의 영화 [거울 속의 여자鏡の中の女]의 첫 장면이로군.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하스미 시게히코는 소설을 쓴다기보다 마치 극장에서 다 찍은 영화를 바라보는 것처럼 대상을 건드린다. 그러면 나의 시선은 동사의 운동을 따라 끈적거리는 부사와 미끈거리는 형용사의 은밀한 구석구석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때 스크린처럼 펼쳐진 종이 위의 문장들은 카메라에 다름 아니다. 카메라 만년필론의 외설적 버전이라고 할까. 아니면 좀더 격식을 갖추어 하스미 선생의 언어처럼 말한다면 표층의 에로티시즘에 아무리 다가가도 스크린 앞에서 좌절하는 한계 체험이라고 할까. 그렇게 환등기로 상영하기라도 하듯 희미하고 장대한 영화 목록이 펼쳐진다. 마치 스즈키 세이준鈴木?順이 미처 찍지 않은 다이쇼 시대 연작의 네번째 영화를 보는 기분이랄까. 귀신에 홀린 듯이 읽었다. 그런 다음 마지막 대목을 마주쳤을 때 한번 더 중얼거렸다. 이건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영화 [해상화海上花]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쓴 것이로군.
-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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