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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7
작품 해설 187 작가 연보 198 |
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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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알랑거려.”
할멈이 칭찬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핀잔을 줬다. “그러니까 도련님은 천성이 훌륭하다는 거예요.” --- p.12 학교에 들어와 거짓말하고, 남을 속이고, 뒷구멍으로 몰래 건방진 장난이나 치고, 그러다가 잘난 얼굴로 졸업해서는 교육 받은 인간이라고 착각한다.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졸개들이다. --- p.53 아무리 인간이 비겁하다고 해도 이렇게 비겁할 수 있을까. 돼지나 다름없다. 이렇게 나온다면 숨어 있는 놈들을 끌어내 사과를 받아 낼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 --- p.57 정직하게 털어놓건대 나는 남자다운 기백이 있는 편이기는 한데 지혜가 부족하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결코 질 수는 없다. 이대로 끝낸다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에도 토박이는 기개가 없다는 말을 들을 수는 없다. --- p.57 그렇다고 해도 세상은 참 이상스레 돌아간다. 밉살스러운 놈이 친절하고, 마음이 잘 맞는 친구가 악한이라니……. 사람을 놀려 먹어도 분수가 있지. --- p.78 외람되지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엄연한 대장부다. 한번 하겠다고 한 일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치사한 짓은 하지 않는다. --- p.82 좌중이 또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말만 하면 웃는 시시껄렁한 놈들이다. 너희는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공공연하게 잘못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느냐. 그럴 수 없으니까 웃는 것이겠지. --- p.94 “너희가 간사하기 짝이 없어 이렇게 천벌을 내리는 것이다. 자, 넌더리가 났으면 앞으로는 근신하는 것이 좋을걸. 아무리 교묘한 언변으로 둘러대도 정의는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 --- pp.183-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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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알랑거려.”
할멈이 칭찬할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핀잔을 줬다. “그러니까 도련님은 천성이 훌륭하다는 거예요.” 짓궂고 무모한 장난을 일삼는 말썽꾸러기. 솔직하고 거침없는 성격 탓에 가족들에게도 구받만 받는 막둥이지만 왜인지 기요 할멈만은 도련님의 천성이 훌륭하다며 몰래 돈을 쥐여주기도 하고 끔찍이 귀여워한다. 불행히도 어린 나이에 연달아 부모님을 모두 잃고 하나뿐인 형마저 나 몰라라 600엔만을 남기고 떠나자 도련님은 궁리 끝에 물리 학교에 입학해 3년을 공부한 후 시코쿠의 한 중학교에 수학 교사로 부임한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에게 닥친 미래는 순탄치 않다. 교사들 사이에는 뿌리 깊은 파벌과 위선이 가득하고, 학생들은 새로 부임한 교사를 놀리는 방자한 놈들이다. 새로 온 선생이 튀김 메밀국수와 경단을 많이 먹는다느니, 빨간 수건을 들고 온천을 다닌다느니 온갖 사소한 일을 떠벌리고 다닐 뿐 아니라 첫 숙직의 밤에는 이부자리에 메뚜기 오륙십 마리를 숨겨 두어 도련님을 놀랜다. 장난을 칠 수는 있지만 들켰을 때는 정정당당하게 인정하고 사과는 할 줄 알아야 하는 법. 도련님은 학교에 학생들의 사과를 요구하지만 거짓과 아첨에 능한 동료 교사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신임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할 뿐이다. 비겁한 성정을 용서할 수 없는 도련님은 교감 선생의 기회주의적인 면모를 목격하며 더욱 분개한다. “잘난 얼굴로 졸업해서는 교육받은 인간이라고 착각한다. 차마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졸개들이다.” 기득권 사회의 불합리와 타락에 반기를 들 줄 아는 진짜 청년의 상징 “도련님은 청년 중의 청년이다. 기성세대나 기득권 같은 사회의 불합리와 타락에 반기를 들 줄 안다. 누구의 뒷배에도 기대지 않고 홀로 독립적으로 사회의 일원으로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간다.” -옮긴이의 「작품 해설」 중 『도련님』은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켜 나가는 청년을 통해 나쓰메 소세키의 뜨거운 패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권태롭고 우울한 지식인이 주를 이루는 근대 소설에서 보기 드문 호쾌하고 늠름한 주인공, 도련님은 교장 선생을 너구리라 부르고 교감 선생을 빨강셔츠라 정한다. 사사건건 “이렇게 머리가 썩은 놈들과 담판을 벌이려니 속이 뒤집혔다.”느니 “그런데 이 세상에 정직한 자가 이기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가 이긴단 말인가.” 하며 속이 뻥 뚫리는 기개에 찬 말을 내뱉는다. 『도련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도련님』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홋카이도 대학에서 객원 연구원을 지낸 김경원 역자가 번역했다.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유머와 날카로운 풍자를 우리말로 섬세하게 옮겨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