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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한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사랑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사실 별것 아닌 일 같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기적 같은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스쥔은 사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만전과의 사랑을 일구어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자신과 만전의 사랑은 뭔가 남다르게만 느껴졌다. 인생을 통틀어 처음 경험해보는 순간들이었다. ---p.131
◆따지고 보면 지난번 친정에 갔을 때 어머니가 했던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 부인은 아이를 가지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배를 빌려서라도 낳는 게 좋다고 했다. 그때 문득 가장 적임자는 만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마음에 들어 하고, 동생이니 제어하기도 남들보다 쉬울 터였다. ---p.172 ◆“또다시 언니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그동안 우리 때문에 너무 많은 걸 희생하고 산 사람이에요.” “나도 당신 언니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다 아니까, 안타깝게 생각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만전이 그의 말을 끊었다.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죠.” ---p.278 ◆‘스쥔은 아직 상하이에 있을까? 나를 찾으러 여기로 와줄까? 어머니는 나를 찾아오셨을까? 어머니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 거야. 설령 이 상황을 알게 된다 해도 남들한테 손가락질당할 걸 감수하면서까지 경찰에 알리실 분은 아냐. 게다가 이미 벌어진 일이라며 나를 주훙차이와 엮으려 하시겠지. 언니까지 옆에서 부추기면 안 넘어가고 못 배길걸? 지금 유일한 희망은 스쥔이야. 제발 어머니가 스쥔에게 이 일을 상의해야 할 텐데. 근데 스쥔은 아직도 상하이에 머물고 있기는 한 걸까?’ ---p.319 ◆스쥔을 생각하자 마음이 심란했다. 주 씨 집에 감금되어 있는 동안, 그와의 만남을 얼마나 갈망했던가? 그를 만나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싶었다. 오로지 그만이 자신을 위로해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기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도 그가 전처럼 자신을 대해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이 변한다 해도 인지상정 아닐까? 그러나 그녀는 스쥔이라면 이렇게 끔찍한 고통을 겪은 자신을 이해하고 더욱 사랑해줄 거라는 환상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고통 속에서도 이렇게 절대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위안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뎠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될 날이 머지않은 지금은 그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과 더불어 이런저런 걱정이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p.3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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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학의 최고봉, 《색,계》의 작가 장아이링만의 섬세한 필치로 완성된
안타깝고 애틋한 운명적 러브스토리 중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으며 사랑받아온 영화 「반생연」의 원작소설이 마침내 국내 출간되었다. 장아이링은 루신과 함께 중국 현대문학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의 대표작가로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거장 리안 감독의 영화 원작소설 《색,계》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녀의 대표작 《반생연》은 영화화되기 전부터 작품성을 널리 인정받아 왔단 작품으로 2002년에는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2003년에는 연극으로 각색되어 화제가 되었다. 홍콩 영화계의 여장부 감독 허안휘의 손으로 재탄생한 여명, 오천련 주연의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과 함께 독자들은 또 다른 느낌의 색다른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1930년대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상하이와 난징을 오가며 벌어지는 두 남녀의 극적인 러브스토리로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남녀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애통한 한 여인의 비극적 운명을 다뤘지만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절제의 미학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오히려 소박하고 조심스런 그들의 사랑에 숙연해지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역사와 관습과 남성 사이에서 비극적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중국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의 문제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국인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으며 장아이링의 작품은 다시금 중국에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당신은 한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이 있나요?” 반생의 인연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는 가슴 저린 사랑과 굴절된 여인의 삶을 담아낸 작품 스쥔과 만전은 스쥔의 친구 수후이를 통해 만나게 된다. 첫 만남의 설렘 속에 사랑을 확인한 그들은 서서히 가까워지고 만전은 숨겨왔던 가족사를 털어놓는다. 불우한 가정 형편 때문에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무희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언니의 이야기이다. 결국 유교적 가풍을 지닌 스쥔의 부모는 만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그들의 사랑에 위기가 온다. 그러던 중 형부의 눈에 든 만전은 언니의 계략으로 형부에게 겁탈을 당하고 집에 감금된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처럼 서로 연락이 닿지 않은 채 14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첫 만남 이후 18번의 봄이 오도록 이루어지지 못한, 반생의 인연으로도 맺어지지 못한 연인들의 가슴 저린 이야기는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은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극단적 갈등을 치르는 두 자매의 인생 여정을 통해 굴절된 여인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계급 상승을 위해 자매애도 버리는 악인 역할을 하는 여성 역시 또 다른 피해자인 비극적 상황에 독자들은 한 번 더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또한 알 수 없는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오히려 애틋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