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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해석학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1장 해석학의 고전적 이해 2장 슐라이어마허, 딜타이: 19세기, 더 보편적인 해석학의 성립 3장 하이데거: 해석학의 실존론적 전회 4장 불트만: 하이데거 이후 해석학의 성립에 대한 암묵적인 기여 5장 가다머: 이해사건의 해석학 6장 베티, 가다머, 하버마스: 해석학과 이데올로기 비판 7장 리쾨르: 해석들의 갈등에 직면해 제시된 역사적인 자기의 해석학 8장 데리다, 가다머: 해석학과 해체(주의) 9장 로티, 바티모: 탈근대적(포스트모던적) 해석학 결론 해석학적 보편성의 용모들 |
Jean Gron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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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작품을 해석하려 한다면 우리는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어떤 시대의 정신을 이해해야 한다. 슐라이어마허는 그의 입장에서 이해권역의 ‘잠재화 가능성’을 제한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객관적이며 주관적인 표지들을 정립하고자 시도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가 생각하기에 작품은 그것이 속한 문학적 장르에 기초해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보면 작품은 또한 저자의 사태이다. 작품이 바로 저자의 삶에서 일부분을 형성하며, 삶에 대한 앎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밝혀야 하는 것이다. --- p.41
우리는 이미 현존재가 해석학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현존재는 그 근본에서부터 하나의 이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이데거는 다시 한번 오래된 전통과 단절한다. 그는 ‘이해한다’에서 인식함보다는 할 수 있음, 어떤 능력, 어떤 노하우, 혹은 숙련성을 발견한다. 이를 위해 그는 독일어 관용구 ‘무엇에 숙달하다’, 즉 ‘어떤 일을 훤히 알고 있다’, ‘어떤 것에 능력이 있다’를 증거로 제시한다. ‘무엇에 숙달함’은 재귀동사인데, 이 동사는 실행에 나를 포함시킨다. 그것은 항상 그곳에서 전개되는, 또한 이해에서 어떤 것을 감행하는 내 자신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해는 ‘할 수 있음’이며, 이러한 ‘할 수 있음’에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항상 나 자신의 가능성, 따라서 ‘자기이해’이다. --- p.64 가다머는 언어가 이미 사물 자체의 존재를 나타내는 표현이라는 점을 확고히 한다. 이는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중심에서 존재뿐만 아니라 이해도 발견되는 보편적인 요소이다. 그것은 이 둘을 근원적으로 서로 융합하는 결속이다. 존재와 이해의 ‘언어성’이라는 이러한 보편적 요소는 해석학이 보편성 요구를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를 통해서 해석학은 정신과학에 대한 반성이라는 지평을 넘어 우리의 세계경험과 세계 자체의 언어적 성격에 대한 보편적이며 철학적인 반성으로 나아간다. --- p.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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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부터 로티와 바티모까지
가다머에 가려진 위대한 해석학자들을 재조명하다! 이 책이 다른 해석학 입문서와 구별되는 큰 특징은 가다머에 치우쳤던 기존의 서술방식을 벗어나고자 노력했다는 점이다. 가다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한 명이자 ‘철학적 해석학’의 창시자다. 따라서 해석학의 흐름과 역사를 다루는 기존의 책들은 불가피하게 그를 중심축에 두곤 했다. 물론 현대 해석학의 거목인 그를 빠뜨리지도, 그의 철학에 매몰되지도 않으면서 해석학의 흐름을 개괄하려는 시도는 무척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여기서 저자 장 그롱댕이 손꼽히는 가다머 연구자라는 점은 오히려 이 책의 의도적인 ‘축소’ 서술을 신뢰하게 만든다. 그 결과 이 책은 가다머 외에도 낭만주의 해석학에서 나타난 보편적 해석학을 위한 노력들, 보편성을 향한 슐라이어마허의 도약, 해석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딜타이의 이념, 이에 대한 하이데거의 인용과 접목, 로티와 바티모의 탈근대적 해석학 등을 골고루 소개하고 있다. 특히 불트만에 대해서는 “하이데거의 해석학 이해가 어떻게 텍스트 해석의 고전적인 물음들에 고용되어 제시될 수 있는지 보여준 최초의 위대한 사상가”라고 극찬하며 새로이 평가한다. 아울러 리쾨르의 해석학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가다머와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중요하게 다룬 것 또한 이 책의 성과다. 저자는 리쾨르가 가다머의 해석학과 하버마스의 이데올로기 비판을 ‘신뢰와 의혹’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해석학으로 구별 지었던 점을 강조하고, 그가 “윤리학 없는 해석학은 공허하고 해석학 없는 윤리학은 맹목이라는 점”을 일깨우며 해석학의 실천적 의의를 추구했던 학자라고 평가한다. 현대 해석학이 앞으로도 철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옮긴이는 가다머와 데리다의 만남, 그리고 데리다가 가다머의 죽음을 추모하며 발표한 글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 1981년의 역사적인 만남에서 가다머가 데리다를 ‘아버지나 선생님처럼’ 가르치려 해서 데리다가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여기서 철학적 사유에서 평등한 대화의 조건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적한다. 실패로 끝난 줄 알았던 두 석학의 대화가 끝나지 않았음은, 오랜 세월이 흘러 가다머의 죽음을 마주한 데리다의 절절한 추모사에서 그 전말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철학적 사유에서 대화의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의 의지임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