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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여름 끝물에
제2장 재활치료 제3장 전쟁의 이유를 안다 제4장 남보다도 먼 제5장 애절하기에 사랑스러운 제6장 사랑이 있으니까 종 장 바다가 들린다 |
Saeko Himuro,ひむろ さえこ,氷室 さえ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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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이런 흐름으로 가는구나. 나는 새삼 놀라면서 중얼거렸다.
“리카코 기분도 이해하고 싶어.” “아, 눈물 나는 말씀. 하지만, 모든 사람의 기분을 이해한다는 건 아무의 기분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야. 그냥 참견쟁이일 뿐이라고, 타쿠는.”--- p.118 리카코는 어딘가 축 늘어진 듯,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전화했던 사람도 타쿠였지. 매일. 용케도 포기하지 않더라. 보통, 이 정도까지 전화를 안 받으면 날 피하나 보다 생각하지 않아?』 “음…….” 나는 그저 그렇게만 대꾸했다. 역시 피했던 거구나.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있는데도 없는 척을 할 만큼 내가 리카코를 화나게 하였던 걸까. 내가 100퍼센트 잘못한 걸까. 수긍이 가지 않아 좀처럼 다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 p.139 이번에도 역시 눈물이 날 것 같아, 문득 곁의 리카코가 신경이 쓰였다. 리카코는 어느 샌가 캔 맥주를 바닥에 내려놓은 채 연신 눈을 훔치고 있었다. 먼지가 눈에 들어가 문지르는 듯, 어린아이 같은 몸짓이었다. “좋다, 이거. 정말.” 리카코는 연신 눈을 비비며 말했다. 지금 리카코는 무엇을 보더라도 눈물을 글썽거릴 상황이기는 했다. 그것은 알았지만, 나는 기뻐졌다. 고개를 끄덕였다. --- p.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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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선사하는눈부셨던 청춘, 설레던 첫사랑의 기억
서툴렀던 청춘의 시간을 지나온 세대의 이야기 순박하고 강직한 타쿠, 차갑고 고집스럽지만 어린 아이같은 면모를 가진 리카코, 평범한 우등생이자 사람좋은 마츠노……. 『바다가 들린다』의 등장 인물들은 ‘만화에나 나오는’ 비현실적인 인물이 아니라, 학창 시절 같은 반에서 한 번쯤은 만났을 법한 캐릭터들이다. 이들이 겪는 고민과 갈등, 저마다의 심정과 기분을 공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고교 졸업 후 동창회에 모인 친구들이 한때의 갈등을 자연스레 화해하는 모습에서 미소 짓게 된다. 그리웠던 바닷소리를 들으며 예기치 않은 데이트를 했던 첫사랑과의 데이트에서 애틋함을 느끼게 된다. 분명히 『바다가 들린다』의 스토리는 시종일관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지는 않는다. 숨가쁜 전개나 급격히 치닫는 절정이 없는 대신, 주인공의 이야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지난 날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네 삶에 늘 카타르시스만 있는 건 아님을 진즉에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실제 또래인 이십대 초반보다는 그 시절을 한참 전에 지나온 세대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들은 추억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론, 뒤늦게 깨닫는 사랑의 감정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다.”라고 어떤 이는 말했다. 과연 그럴까? 반드시 내게 첫사랑은 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그땐 미처 모른 채 지나고 보니 사랑이었다거나, 사랑의 감정을 지금까지 깨닫지도 못한 사람이 사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타쿠 역시 리카코에 대한 마음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지만 예민한 시기에 많은 일을 겪은 리카코의 속사정을 알게 된 이후, 그녀를 가엾게 여기게 된다. 그래서 타쿠는 어쩌면 둘 사이의 새로운 전개를 맞게 될 도쿄로의 진학을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둘은 여느 소설의 남녀처럼 뜨겁고 절절한 사랑을 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좋아한다는 말조차 한 번도 꺼내지 못했지만 리카코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지나온 시간을 떠올릴 수 있었던 타쿠. 리카코와 함께했던 학창 시절, 그때 그의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한때 두근거림이었을까? 그 시절의 나를 찾아가는 특별한 시간 청춘의 이야기는 늘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바다가 들린다』를 단순한 러브스토리로만 접해온 독자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아쉬움을 달랠 수도,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어설펐던 젊은 날에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다. 추억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오늘’이라는 시간의 값어치를 깨닫도록 다독여주는 그 시절의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진심을 전하기에 주저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콧잔등에 진땀이 맺히는 수줍은 날들을 후회할 필요는 없음을 알게 된다. 누구나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시간, 청춘. 그 여름날의 뜨겁고 순수한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