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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베이징
고대의 황혼 굵은 목소리 귀향 이야기 우리의 바다, 라오하이 우뢰비 지난 몇 년 나는 늘 길 위에 있었다 |
徐則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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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이 조금 더 애쓴 덕분에 처음 결정된 금액보다 많이 낮춰 2만 위안 처분이 내렸으니 빠른 시일 내에 가족이 직접 가서 벌금을 내고 사람을 데려가면 된다고 했다. 이외에 당사자가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어 두번 다시 베이징에서 이런 범법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사장은 열띤 목소리로 중요한 내용을 모두 전달한 후,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말해줬다. 경찰차에서 발견된 위조 증명서에 붙은 사진의 주인공이 다른 지역 공안국 과장이라고 했다. 사장은 저 혼자 말하고 저 혼자 웃으며 정말 재미있는 일이라고 몇 번이나 반복했다.”
--- p.114 “저 멀리 하이링전 남쪽에 위치한 칭장푸는 대운하가 지나는 곳이다. 운하를 따라 부둣가가 늘어서는 법인데, ‘선창가’라 불리는 부둣가로 올라가 돌길을 따라 걸으며 모퉁이를 두 번 돌면 칭장푸에서 가장 유명한 홍등가인 화제花街가 나온다. 화제는 꽃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 양편에 각지에서 모인 수많은 기녀가 상주했다. 화제는 아주 좁은 골목이지만 수많은 발길이 이어지면서 돌길이 반질반질하게 닳았다.” --- p.185 “똑바로 서! 내가 안 죽이면, 그럼 가만히 앉아 다른 놈이 죽이길 기다리란 말이냐? 머리는 멋으로 달고 다녀? 누군가 우리 강아지들을 죽였어! 누군가 널 벼르고 있단 말이다. 슈치우가 앞으로 며칠이나 더 살았을 거 같아?” --- p.239 “곧이어 다른 사람이 같이 소란을 피우며 샤오터우 옆에 앉아 거울을 보고 있던 여자에게 노래를 하라고 떠들었다. 이 여자는 이름이 샤오윈인데 짙은 화장, 섬뜩할 만큼 새빨간 입술에 가늘고 길게 그린 눈썹이 이마 위로 치켜올라갔다. 얼굴은 평범한데 몸은 굴러갈 것처럼 뚱뚱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윗옷 아래로 새하얀 뱃살이 출렁거렸다.” --- p.275 “그녀는 하이성이 없어졌다고 했다. 하이성이 어떻게 없어질 수 있어? 그는 평생 라오하이에서 살았는데, 바다를 육지처럼 여유롭게 떠다녔는데, 라오하이는 그의 집이나 다름없는데, 그의 집에서 그가 사라졌다는 게 말이 돼? 뱃속에서 바닷물이 솟구쳤다. 나는 몸을 돌려 또 한 번 바닷물을 게웠다. 뱃속에 든 바닷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토해도, 토해도 끝이 없었다. 온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도록 토가 멈추지 않았다.” --- p.343 “그날 펑반야는 하루 종일 잠을 청하며 힘을 비축했다. 단펑은 살인이 가축 도살과 달리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봤자 두어 번 칼로 찌르는 거잖아. 그가 잠을 청해 힘을 비축하는 이유는 다시 분발해 단펑의 침대에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온 침대에 돈을 깔고 누우리라.” --- p.361 “그녀는 늙지 않았다. 하지만 화장을 지우면 공허한 표정이 드러날 것이다. 그녀는 이미 넋이 나간 것 같았다. 그는 부주임의 인생관 변화가 어느 정도 이해됐다. 사실 이 일은 지극히 통속적이다. 더 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깊은 환멸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을 흉악하게 만드는 법이다.” --- p.3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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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쩌천의 작품이 보여주는 세계는 작가 자신이 살아가는 과거와 현재의 실제 모습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아, 베이징』에 등장하는 대학가 앞 자취생활이나 고향 마을의 사창가에서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에 대한 묘사는 자연스럽고 핍진한 묘사로 풍성하다. 「굵은 목소리」 속에서 죄 없는 외지인이 교장으로 오자 그를 질투하여 몰락시키는 마을 토호의 잔인한 보복과 이에 동조하는 마을 전체의 모습은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일의 반영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의 바다, 라오하이」는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한편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관찰자인 주인공과 그가 상대하는 두 인물은 모두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오랜만에 만난 상황이며 이들은 일상에서 서로 잘 지내보고자 하지만 갈등이 생겨나고, 이것이 풀리지 않으면서 불안의 요소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결국 파국의 결말을 맞이한다. 「고대의 황혼」 「우뢰비」 「굵은 목소리」는 모두 향촌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기층민중이 삶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행동하는 모습을 묘사함으로써 ‘인간극장’이 내재적으로 잉태할 수밖에 없는 비극성을 절묘하게 보여준다. 특히 「굵은 목소리」가 성취한 문학성은, 비교하자면 이청준의 소설이 보여주는 어떤 묵직함을 연상시킬 만큼 아주 긴 여운을 남긴다. 중국 현대사의 상처를 건너서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 안의 상처가 어떤 무늬를 가지고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곱씹어볼 기회이기도 하다. 『아, 베이징』 속 주인공 볜훙치는 매우 전형적인 인물로 다가온다. 이른바 시골에서 대도시로 올라와 농민공이 되지 않고 지하 유통망의 일원이 되어 불법적인 일들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표한다. 이 작품은 베이징 대학 앞에서 벌어지는 가짜 졸업증 영업방식, 승진을 위해 이것을 필요로 하는 수요층의 모습 등을 자세히 그려나가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볜훙치가 고향에 두고온 아내와 베이징에서 새로 사귄 애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자본주의화 된 중국 도시 속 상경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삶의 문제를 그 인물 특유의 개성적인 좌충우돌을 통해서 너무나 잘 그려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불안의 정조’에 감싸인 쉬저천의 작품은 인간이 젊은 시절에 도달할 수 있는 정신적 경계와 깊이를 잘 보여준다. 베이징의 옛날과 지금, 그리고 고향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냉정히 관찰해 노련한 언어로 재현한다. 무엇보다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강렬한 비극적 의식으로, 거대 서사나 영웅적 인물 없이 평범한 삶 속에서 드러나기에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비교적 다양한 소재와 층위에서 쉬쩌천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아, 베이징』은 독자들에게 쉬쩌천이 “치링허우 작가의 영광”이라는 칭호를 얻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를 여러모로 짐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