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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Antoine Math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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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은 가장 친한 친구 에두아르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많이 놀랐다. 에밀은 차가워진 손들과 악수를 하고, 얼어붙은 흙을 부수어 친구의 관 위에 뿌렸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슬픔은 며칠이 지난 후에야 밀려왔다. 에밀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 잠겼다. 산책하며 즐겼던 예술의 의미에 대한 토론이나, 언젠가 위대한 수수께끼를 함께 만들자던 약속은 이제 더 이상 없다. 그의 또 다른 자신은 그를 백지 앞에 놓아둔 채 떠나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마지막 편지가 뒤늦게 문을 두드렸다. 편지에는 우정이 담겨 있었다. 에밀에게, 예술은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라는 나의 이야기에 자네는 반대했지만,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이 진리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네. 하지만 자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나는 더 이상 자네를 설득할 수 없겠지. 아무튼 운명은 우리를 떨어뜨렸네. 그러나 난 자네에게 선물을 하나 남기려 하네. 그 선물 꽤나 마음에 들 거야. 나름 유용하게 쓸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또 영영 떠나버린 이 서운한 친구가 곁에 있다는 느낌도 들게 해줄 테니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동봉된 열쇠의 주소지로 가보게. 자네가 할 일을 알 수 있을 걸세. 남들이 말하는 ‘아름다움’은 집어치워 버리고, 그 잡동사니 중에서 자네 마음에 드는 것 딱 하나를 고르게. 자네가 선택한 것이 곧 내가 남긴 것이겠지. 자네의 친구, 에두아르 열쇠의 주소지로 찾아간 에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한 온갖 예술 작품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에밀은 친구 에두아르가 열정적인 예술 애호가임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예술품 창고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가 없었다. 꼬박 하루 밤낮을 창고를 둘러본 에밀은 에두아르의 아파트를 그린 데생 앞에서 멈춰섰다. 평범한 주제이지만 굉장히 과한 스타일인 그 작품에서 묘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데생을 작업실로 가져온 에밀은 피아노 위에 걸어두고 친구를 회상하였다. 그러다 문득 데생에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돋보기를 이용하여 작품 구석구석을 뜯어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