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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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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 Marie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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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불레: (혼자 자루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자가 저기 있단 말이지! 죽어서! 어쨌건 한 번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자루를 더듬는다.) 별일이야 있겠어, 그자겠지. 이 덮개 아래로 느껴지는데. 포대 아래로 박차가 만져지는군. 그자가 맞아! (다시 몸을 일으켜서 자루에 발을 얹으며) 자, 이보시오들, 나를 좀 보시지요. 그래 내가 광대요. 이자가 왕이고. 어마 무시한 왕이지! 왕 중의 왕! 최고의 왕! 그 왕이 내 발아래 있소이다. 센강이 무덤이고, 이 자루가 수의가 되겠구나. 이렇게 만든 게 누구지? (팔짱을 끼며) 좋아, 그래 나지, 나 혼자. 아니, 승리를 거뒀다고 해서 돌아가지는 않을 테다. 내일 당장은 사람들도 안 믿으려 하겠지. 후손들은 뭐라 말할까? 나라가 이런 파란을 겪게 되면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지! 운명이여, 그대가 우리를 이리로 몰고 왔으니, 우리로 하여금 이 사태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이도 그대일 터! 가장 지체 높으신 군주 가운데 한 분인 프랑수아 발루아, 불꽃의 심장을 지니신 왕족, 샤를 퀸트의 정적인 프랑스의 왕, 불멸의 삶을 누리실 신, 전쟁의 승리자, 지축을 뒤흔드는 발걸음을 가지신 분. (간간이 천둥소리가 들린다.) 밤에는 요란한 소리로 부대가 진군하게 하고, 낮에는 피 묻은 손에 토막 난 세 개의 장검만을 가지고 계신, 마리냥 전투의 영웅이신 왕! 영광으로 빛나는 온 우주의 신! 갑작스레 떠나게 될 신! 자신의 명성과 소문과 향내를 풍기는 궁정을 자신의 모든 권능 속에 싣고 가 버린 왕! 잘못 태어난 아이 수습하듯 천둥치는 밤 낯모를 누군가에 의해 처리된 왕! 뭐라고! 이 궁정, 이 시대, 이 통치권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구나! 왕은 붉게 물든 새벽에 일어나 기력을 잃고 쓰러져 공중으로 사라졌나니! 한 줄기 빛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도다! 모르긴 해도 내일이면, 하릴없이 괴성을 지르며 금 한 무더기를 가리키면서 도시를 가르며 지나가는 이들도 있겠지, 혼비백산한 행인들에게 고함을 질러 대면서 말이야. “실종된 프랑수아 1세 폐하를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알 수 없는 일이야!” (한동안 침묵) 내 딸아, 오, 불쌍한 것, 이제 그자는 벌을 받았으니 네 복수는 이루어졌다! 오! 내가 그자의 피를 얼마나 원했던가! 금붙이라면 나한테도 얼마든지 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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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1세를 모델로 했다. 왕은 천박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먹고 마시고, 광대이자 곱추인 트리불레의 익살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입속의 혀같이 굴며 왕을 방탕과 타락으로 이끄는 트리불레에게는 숨겨 둔 딸이 하나 있다. 그는 딸을 애지중지하며 모든 남자들의 손길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고자 한다. 특히 왕에게서. 하지만 그에게 앙심을 품고 있던 궁정 귀족들이 그녀를 납치해 난봉꾼인 프랑수아 1세에게 상납하고, 트리불레는 자객을 고용해 왕을 암살하려 한다. 하지만 진심으로 왕을 사랑하게 된 트리불레의 딸이 왕 대신 죽음을 맞는다.
프랑수아 1세와 마찬가지로 트리불레 역시 역사에 실존했던 인물이다. 광대의 익살이라는 희극적 요소로 가벼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극은 제 손으로 딸을 죽인 아버지의 통곡 가운데 처절한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베르디는 이 작품을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이자 아름다운 희곡”이라고 평했다. 엄격한 검열로 출판이 어려웠던 이 작품은 끝내 잊히는 듯했으나 곧 불멸의 걸작으로 재평가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