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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천상의 음악을 듣다
이 아이는 누구?
여름에 내리는 눈
꿈을 보여주는 사람
포옹

영원의 숲
라리사의 거짓말
반짝반짝 작은 별
러브 송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1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석사 과정과 도쿄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일본어과 연구생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번역서로는 『인도방랑』, 『티베트방랑』, 『동양방랑』, 『마리카의 장갑』, 『고독한 늑대의 피』,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하게타카』, 『국수와 빵의 문화사』, 『비타민 C가 암을 죽인다』, 『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당신이 솔로일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이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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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스가 히로에
1963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초등학생 시절 〈우주전함 야마토〉를 보고 과학적 패러다임에 흥미를 느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고등학생이던 1981년 야노 데쓰의 추천으로 『SF호세키寶石』에 작품을 싣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시험관아기로 태어나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소녀의 고독과 번민을 그린 이 작품은 동세대 젊은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잡지 폐간으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 후 도쿄로 이주해 1987년 장편 『흔들리는 숲 시에라』로 다시 데뷔했다. 1991년 『메르사스의 소년』(장편)에 이어 이듬해 「주근깨 피겨」(단편)로 세이운상을 연속 수상하면서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는 SF, 환상소설의 명수로 인정받게 되었다. 현재 추리작가협회, 본격미스터리작가클럽, SF작가클럽, 우주작가클럽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전통무용과 전자오르간 연주에도 능해 가이낙스 사의 PC게임 ‘전뇌학원’ ‘사일런트 메비우스’의 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 『노래가 내리는 행성』 『해오라기 아가씨』 『비의 우리』 『새벽의 비잔틴』 『거신의 봄』 『불굴의 여신』 『카페 코펠리아』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444g | 128*188*30mm
ISBN13
9788954616577

책 속으로

이론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궁극의 아름다움.
행복한 표정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마이크와 환자들은 그것을 발견한 것처럼 보였다.
인간의 영혼을 저토록 강렬하게 사로잡는 것, 순결한 마음이 목숨 걸고 진지하게 대치하는 것, 가슴 가득 다가오는 그 감동이야말로 예술이 가진 궁극의 힘이 아닐까? --- p.47

“머릿속에 기계를 연결한 분석가이긴 해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다루는 일을 하잖아. 이 정도의 낭만은 갖고 있어도 괜찮지 않아?” --- p.48

희미한 조명을 받으며 샤아와세 안에서 빛나고 있던 눈 고리 문양의 잔상이 눈꺼풀 안에 맺힌다. 바람에 하느작대는 얇은 깁의 움직임 그대로 홀로그래피가 아닌 눈의 환영이 다카히로의 뇌리를 가득 메운다. 희미하게 빛나는 눈의 잔상은 여름 들판이 자아내는 선율에 실려 별처럼, 반딧불이처럼 나풀나풀 춤춘다. --- p.139

박물관 행성 아프로디테. 일부러 이곳 변방까지 찾아오는 사람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꿈을 보고 싶은 사람과 꿈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 --- p.143

물건의 좋고 나쁨은 먼저 피부로 전해지는 거야. 그 피부 감각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점차 민감해지지. 우리는 그런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라고. --- p.184

망막한 바닷속에 사는 그 심해어는 과학의 바늘로는 낚아 올릴 수 없고 일상의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다. 어쩌면 순진하게 벌린 두 팔로 따뜻하게 안아 올려야 하리라. --- p.216

니코, 인어는 그곳에 없다고 말했잖아. 왜 물속에 들어갔니? 사과하기 위해서? 누구에게? 뭘? --- p.287

구현된 아름다움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벌거벗은 영혼의 표현이다. 만약, 궁극의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면 그것이 발산하는 눈부신 빛이란 인간의 진실 그 자체가 아닐까? --- p.297

어둠 속의 나그네는 지금도 자신을 인도하는 별의 정체를 모른다. 그러나 작고 밝은 빛을 발견한 이상 절대 그것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소망은 단 하나, 더 밝은 빛으로 앞길을 밝혀주길, 자신이 그곳에 도착할 때까지 언제까지고 희망과 동경의 빛을 비춰주길…….

--- p.333

출판사 리뷰

인간과 예술, 과학을 향한 선의와 동경이 빛나는 매혹의 박물관 미스터리
제5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제32회 세이운상 수상작

“꿈이 사라졌다고요? 그렇지 않아요”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에 있는 수많은 박물관에 대한 명성은 너무도 귀에 익숙하다. 가장 인기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에서부터 저주받은 호프 다이아몬드가 있는 자연사박물관, 동양의 아름다움을 모아놓은 프리어갤러리, 여기에 명화의 보고라 할 국립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인류와 자연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은 인류의 무수한 이야기와 역사가 잠들어 있는 보물창고다. 이중에 세계적 규모의 종합박물관 스미스소니언은 소설 『영원의 숲』을 이야기하는 데 빠트릴 수 없는 ‘현실의 모델’ 같은 존재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어쩌면 새로이 발견한 행성에 별만큼이나 아름다운 것들을 가득 전시해놓고 우주를 여행하다 짬을 내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둘러보고, 아름다운 생명체들이 한데 뛰어노는 평화로운 동물원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매혹적이고 강렬하고 가슴 뛰는 상상에서부터 출발한다.

『영원의 숲』은 미래의 박물관에서 예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추리소설의 기법으로 그려낸 매혹적인 SF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규모를 능가하는 근미래의 행성박물관 ‘아프로디테’에는 뇌외과 시술을 받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접속하는 학예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무기물과 생물, 유형과 무형을 가리지 않고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수집해서 가치를 판단하고, 탐구하고, 보존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무명 음악가가 그린 그림에서 꿈결 같은 음악을 듣는 뇌신경과 환자들이 등장하는 단편 「천상의 음악을 듣다」에서부터 유명 피아니스트의 은퇴 무대에서 아름다운 선율에 실려 외계 행성의 암수 식물이 맺어지는 경이로운 이야기가 그려지는 마지막 연작 「러브 송」까지 세상의 ‘아름다움’을 수집하는 학예원들 앞에 수수께끼 같은 예술과 인간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지적 흥미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설정,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 뭉클한 드라마, 예술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등 색다른 소재로 읽는 이를 두근거리게 만드는 이 소설은 추리소설로서의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아 제5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SF팬클럽회의가 주관하는 그해 최고의 SF에 주어지는 세이운상 수상, SF베스트 1위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세상의 예술을 탐색하는 자들
지적이고 경쾌하고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미스터리


소설의 무대는 ‘아프로디테’라는 이름의 행성박물관이다. 지구에서 약 38만 킬로미터 떨어진 상공에 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만 한 표면적을 가진 소행성 전체가 박물관이다. 이곳에는 그리스 조각과 명화, 모던아트는 물론이고 우주 식민시대에 제작된 회화와 공예품 같은 미래 유물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온갖 창조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극장에서는 음악·연극·무용 공연이 끝없이 이어지고, 대규모의 동식물원에서는 다양한 동식물과 바이러스가 유사 환경에서 육성된다. 루브르는 물론이고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마저 넘어서는 이 특별한 박물관은 음악·무대·문예 부문(뮤즈), 회화·공예 부문(아테나), 동식물 부문(데메테르)으로 나뉘어 운영되는데, 주인공 다시로 다카히로는 이 세 부서를 종합 관할하는 아폴론에 소속되어 박물관에 반입된 작품을 적임 부서에 할당하고 부서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를 비롯해 뇌 속에 인공지능장치를 연결한 학예원들이 첨단과학기술을 동원해 작품의 유래와 가치를 해명해나간다는 이야기가 이 연작미스터리의 골격이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처럼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한 예술은 이론으로 무장하고 뜯어볼수록, 돋보기를 들이대고 탐구할수록 자꾸만 멀리 달아나는 것만 같다. 종횡무진의 검색 능력을 가진 박물관 컴퓨터의 힘을 빌려도 속 시원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들이 속출한다. 학예원들은 기법·재료·역사 등 다방면에서 대상물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형 패턴을 추출해 작자의 의도와 작품의 효과를 규명하려고 노력하지만 해결은 쉽지 않다. 예술에 대한 감정은 기교·형태·조화 같은 눈에 보이는 인상을 통해서만 환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감각에 맞서기 위해 아름다움의 대변자이자 안내인인 학예원과 인공지능은 어떻게 해야 할까? 예술이란 그냥 자기 좋을 대로 느끼면 그만일까? 분석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은 그저 헛된 허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이것이 바로 이 연작 전편을 통해 던져지는 질문이다.

“오늘도 나는 졸작과 궁극의 아름다움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어” (31쪽)

독설로 유명한 미술평론가가 “천상의 음악이 들린다”고 격찬한 볼품없는 그림을 두고 박물관이 명화 판정에 나선다. 뇌신경 장애를 앓던 한 무명 음악가가 죽기 전에 그렸다는 이 그림은 물감을 처덕처덕 바른 졸작에 불과해 보이지만, 병동의 환자 수십 명이 그 그림에서 음악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어설픈 미학체계에 세뇌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순수한 영원을 뒤흔드는 것”을 찾기 위해 학예원들은 진땀을 흘린다.(「천상의 음악을 듣다」).

노부부가 벼룩시장에서 사들인 낡은 인형의 표정에 담긴 비밀을 다룬 이야기 「이 아이는 누구?」는 물건을 만드는 자의 애절한 마음과 사연이 깃든 수작이다. 죽은 자의 뼈를 연구하는 학자 부부는 어느 날 자신들에게 온 사내아이 인형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인형의 사연을 조사해달라고 아프로디테에 의뢰한다. 양산된 제품인 듯 보였던 그 인형에 입혀진 옷이 사실은 살아 있는 아이가 입었던 것임이 드러나면서 모두를 놀라게 한 가슴 아픈 사연이 드러난다.

이 밖에도 아프로디테의 학예원들은 까다로운 천재 무용가의 은퇴 무대를 연출하면서 구도자의 마음으로 신에게 춤사위를 바쳤던 한 여인의 생애 마지막 춤을 숨죽여 감상하게 되고(「꿈을 보여주는 사람」), 유전자결합 변형기술로 제작된 생체시계가 전시와 동시에 파손되는 소동을 겪으면서 오래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완성해보려 했던 어느 과학자의 애달픈 소망에 전율하게 되며(「영원의 숲」), 소행성대에서 발견된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과 정체불명의 꽃씨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경이로운 생명현상을 지켜보게 된다(「러브 송」).

느낌 그대로 즐겁고 순수하게 예술을 즐기는 자들
분석하고 탐구하며 예술과 진지하게 대치하는 자들


박물관에서 전문적으로 예술을 판독하는 학예원들과는 반대로 이 소설에는 분석도 평가도 내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느낌에 빠져들어, 마치 온몸을 수용기관인 듯이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는 일반의 감상자들이 등장한다. 그들에게 미적 평가란 불필요한 수식이자 치장일 뿐이다. 프로 감상자이자 현존 최고의 데이터베이스 컴퓨터 ‘므네모시네’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다카히로는 때로 온몸으로 ‘미’를 맛보는 이런 별종의 감상자에게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 근거 없는 애착으로 보이기도 하는 그들의 감상에 대해서는 쓴웃음을 짓기도 하지만, 계산도 검토도 없이 전 존재로 예술을 향유하는 그들이 부럽다. 과연 누가 더 행복할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마지막 단편 「러브 송」의 라스트 신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다카히로의 아내는 격무에 시달리느라 순수한 감상자로서의 시각을 잃어버린 남편에게 속삭인다. “당신처럼 잘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아름다워요.”

기법이나 유파에 대한 지식도 없고 아름다움이라는 말조차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순수한 영혼까지도 뒤흔드는 그것이 바로 예술의 힘임을 깨달은 주인공이 미의 행성에 가득한 밤공기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는 장면으로 이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서정성 풍부한 필치로 설명 조가 되기 쉬운 SF의 단점을 극복한 이 소설은 ‘예술’을 제재로 잘 버무린 미스터리한 에피소드로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미로찾기에 도전하듯 색다른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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