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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시작하며_ 길 위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즐겁다
여행 동반자를 소개합니다! Ⅰ. 여행은 도전이다 아이들과 제주도 배낭여행, 안 될 건 뭐야? 배낭과 삶의 무게는 비례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 여행에 출사표를 던지다 내가 꿈꾸는 여행, 이 빠진 동그라미 Ⅱ. 치유의 시간, 제주도 걷기 #1 예상치 못했던 요란한 환영 설렘 반, 두려움 반의 시작 산토리니와 쌍둥이 형제, 사라봉 산지 등대 이게 뭐야! 피로 물든 산토리니의 첫날밤 #2 느리게 걷는 만큼 성장하는 아이들 아침부터 별도봉에 뜬 별 한밤중의 오줌 날벼락,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길 엄마의 미션: 재촉하지 말고, 서두르지 말고, 기다림의 달인이 될 것 우리나라 맞아? 시차적응에만 2박 3일 #3 풍경보다 마음, 여행자의 자세 마음을 주고받다, 히치하이킹 엄마, 이번엔 누가 우리를 태워줄까? 지상 파라다이스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합니다 당장 방을 비워달라니. 애 둘 딸린 엄마 보고 어딜 가라고요 아름다운 제주 해변, 우리가 접수한다 하루쯤은 괜찮아. 여행지에서 게으름 피우는 재미 #4 제주도 시골집, 할망민박 할망민박에 할머니의 온정이 없다? 반전 뒤에 먹는 밥이 가장 맛있다 좋은 세상에서만 살아봐서 잘 모를 거야 #5 제주도는 거대한 놀이터다 제주 동네는 훌륭한 미로 시속 1km의 올레 내리사랑, 우리의 어머니들 산천단에는 친절한 바람이 있다 Ⅲ. 그리움을 따라, 다시 제주도로 #6 설렘으로 흔들리는 달빛 아래의 제주 기다려라, 제주도! 다시 떠나는 세 모녀 우왕좌왕하는 엄마, 불신하는 아이들 달리 살아도 멋진 인생 취기에 내민 용기 #7 희망이 자라는 섬, 미래를 키우는 섬 이 몹쓸 ‘육짓것’들! 탐라순력도를 향해 빛의 속도로 뛰어라 제주에서 자라는 희망 명함이 불러온 오해, 그 생태가 그 생태가 아니라니까요 봉고를 두드리며 노년을 그리다 #8 여행이란 인생의 탐험 세상 험한 맛 좀 볼래? 눈물 나게 시큰한 두 딸의 엄마 사랑 진짜 제주 풍경과 마주하다 시장 할머니의 때 묻은 밥통 ‘큰 똘’과 ‘조근년’ 나는 날개옷 입은 선녀 길에서 삶을 엿보다 #9 한 곳에서도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예술의 영감을 부르는 제주의 바람 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만나다 독한 놈이 이긴다, 질긴 놈이 이긴다 불편한 현실도 우리의 삶이다 2년 만에 올레 6코스를 완주하다 길 위에서 한마음이 되다 #10 아름다움의 최고봉, 비 온 뒤의 한라산 거센 바람을 뚫고 구름보다 높이 올라가다 더 늦기 전에 아이 손 꼭 잡고 걷기 새로워질 일상을 향하여 긴 여정을 끝내며_ 여행은 현재진행형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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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놔두고 혼자만 가는 게냐?”
여행 가는 게 죄도 아닌데 말도 못하고 있다 떠나기 직전 겨우 시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시어머니는 당황해하셨다. “그게 무슨 짓이냐? 애 엄마가 무슨 배낭여행이야. 차도 없이 애들 데리고 어떻게 다니려고.” 전업주부가 된 뒤 제대로 용돈 한번 못 챙긴 친정어머니는 철없는 어린아이 야단치듯 걱정하셨다. “애들 데리고 2박 3일도 힘든데 9일씩이나 혼자서? 그리고 언니, 무슨 제주도 싸게 가기 대회 해?” 자신도 제주도 갈 건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고 꼬치꼬치 묻는 옆집 엄마에게 내 계획을 털어놓았더니 나를 무전 여행하는 거지 취급을 한다. “제발, 당신 좋자고 애들 고생시키지 마.” 믿어주는 듯했던 남편마저 나를 아이들을 고생스럽게 끌고 다니는 이기적인 엄마인 양 매도한다. 모든 순간 마음이 저릿했다. 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나를 믿지 못하고, 격려해주지 않는 그런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또 물었다. 얼마나 돈을 아끼려고 그렇게 구차하게 여행하느냐고. 내가 아이들과 함께 히치하이킹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여행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세상에 대한 일종의 믿음을 실험하는 일이고, 여행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일이고, 아이들에게 세상을 향한 긍정과 믿음을 가르치는 일이다. 그것은 절약되는 차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그리고 우리를 태워주었던 많은 사람 중 누구도 우리를 구차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이로움과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며, 엄지를 들어 올려주었다. 바닷가에 도착한 아이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팔짝팔짝 뛰어다닌다. 아이들은 모래를 보면 일단 판다.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파묻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연 미술교육을 시키겠다고 풀과 도화지를 준비해 모래 그림 그리기를 보여주지만,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한다. ‘그래, 이 작은 도화지보다 해변이 백배 천배 좋은 스케치북이지.’ 쓸데없이 짐도 무거운데 왜 이런 걸 들고 왔는지.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가장 좋은 놀잇거리라는 걸 자꾸 잊어버린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 때문’이라는 이유로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에 묵는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정말 아이들 때문일까? 처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을 때 아이들은 리조트나 호텔보다 더 행복해했다. 아이들이 어른과 같은 기준일 거라는 생각은 우리 어른들의 착각일지 모르겠다. 리조트는 훌륭한 서비스와 다양한 부가시설을 제공하지만, 그곳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서비스맨이다. 멋들어진 외관을 가진 호텔에는 사람이 풍기는 세월의 향기나 인간적인 드라마가 없다. 호텔 로비는 화려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공동주방이나 할머니 집 부엌방만큼도 누군가와 소통할 수 없다. 그곳은 태생 자체가 ‘소통’보다는 ‘소비’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여행이 끝나가는 지금 내 가슴은 벅차오른다. 단지 9일간의 여행일 뿐인데 내 마음속에 굳건히 둥지를 틀고 있던 그 많은 ‘의심’과 ‘불신’은 어느새 ‘믿음’과 ‘자신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길에서 처음 만나 우리에게 자리를 내주었던 수많은 사람의 마음, 배낭을 메고 잠든 아이 때문에 쩔쩔매는 나를 도와주고 떠난 사람들의 친절, 따뜻한 잠자리뿐 아니라 마음까지 얹어준 사람들. 세상은 우리가 목이 마르면 시원한 물을 주었고 힘들 때 쉴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세상에 대한 나의 의심의 벽을 녹여주었다. 열린 마음과 나눌 준비만 되어 있다면 세상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엄마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낯선 곳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새로운 놀이 공간을 만난 듯 흥미진진해했다. 평소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엄마인 내가 기대하지 못했던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어린 딸이지만 아빠가 없는 빈자리를 엄마 혼자 감당하도록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이들 역시 단지 내가 보호하고 이끌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길을 찾고 서로를 독려하며 여행을 만들어가는 동료였다. 이 세상에 다른 문제로 고통을 겪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도 삶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오늘 강정마을에서, 여행이라는 것이 어딘가를 지나가고 무언가를 바라보기만 하는 관광이 아니라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어울리고, 아픔을 이해하고, 또 함께 웃으며 뛰어놀 수 있는 것임을 배웠을 것이다. ‘강정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싸우고 있을까?’ 하고 문득 생각하게 하는 경험, 그렇게 잊지 않고 안부를 묻는 마음, 그곳과 사람들을 항상 생각하고 관심을 놓지 않는 일, 그것이면 참으로 충분한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산길에서는 아이들 보폭에 맞추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천천히 걷는다. 산행을 갈 때면 평소 구경하기 어려운 간식이 허락되는 것도 아이들로 하여금 힘든 산행을 보람 있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것은 평소에 과일 같은 자연식품을 주로 간식으로 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냥 주어지는 아이스크림의 맛보다 한여름에 산꼭대기에 올랐을 때 거기서 파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얼마나 더 시원하고 달콤한지 우리 아이들은 잘 알고 있다. 산행을 가면 나는 아이들에게 길을 찾아보라고 한다.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 어디로 갈까 함께 생각한다. 아이들은 처음 갈림길이 나타나면 오르막보다는 조금이라도 내리막길을 선택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깨닫는다. 아! 내리막 다음엔 더 가파른 오르막이 있구나. 큰딸 지원이는 이제 오르막길에서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 힘내. 오르막이 있으면 다음은 내리막이잖아.”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강한 체력만은 아니다. 아이들은 길고 힘들었던 두 번의 제주 여행 동안 어른들로부터 끊임없이 칭찬을 들었다. 길 위에서, 산 위에서 만나는 어른마다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들을 향해 “대단하다”, “참 잘 걷는다”, “용감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런 말을 듣고 나면 아이들의 발걸음은 더욱 힘차졌고, ‘난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높은 자긍심은 웬만한 상황에서는 꿋꿋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었다. 아이들은 그냥 둬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면서 잘 자란다. 하지만 힘든 여행은 아이들을 더 단단하고 뿌리 깊게 자라게 한다. 요즘 아이들은 많이 걷지 않는다. 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가 태워주고, 엄마가 운전하는 자가용이 항상 대기하고, 학원 버스에 이리저리 실려 다닌다.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될까.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잡아주고 싶어도 손을 잡아주기 어렵다. 어린아이들, 아직도 엄마 손이 세상 전부인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아주 긴 길을, 이왕이면 아름다운 길을, 자연으로 둘러싸인 그런 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주도는 그런 나의 바람에 꼭 맞는 무대였다. 이런 여행이 학원 버스에 실려 보내는 것보다 결코 못한 교육은 아닐 것이라고 나는 지금도 굳게 믿는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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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혼자, 아이 둘의 손을 잡고 떠난 제주도 배낭여행기
엄마는 왜 아이들의 매니저를 자청하나?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부모의 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숙제했니?” “일기 썼니?” “책 읽었니?” “학원 가야지.” “컴퓨터 좀 그만해.” “TV 그만 봐.” 엄마는 더 이상 엄마가 아니다. 아이의 매니저가 되길 자청하고 있다.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학원에 실어 나르고, 영양을 생각해 간식을 만들고, 아이 대신 숙제를 마무리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의무처럼 잠자리에서 책을 펴든다. 언제까지고 아이들을 이처럼 케어할 수는 없다. 그런데 이렇게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사실 엄마들도 안다. 책상 앞에서 외운 더하기 빼기보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 선생에게 배운 영어 단어 한마디보다 몸으로 겪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남긴다는 것을. 그래서 요즘은 학원도 학원이지만 체험 학습이 대세다.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산에서 곤충을 배우고, 나무를 배운다. 천문대에서 별을 배우고, 날씨를 배우며, 시골에서는 곡식을 배우고, 전통 놀이를 배운다. 그런데 이게 또 다 학습이다. 새의 종류를 배우고, 나무의 생식을 배우고, 곤충의 구조를 공부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본래 가만히 둬도 스스로 관찰하고, 찾고 즐길 줄 아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엄마들이 관여해 그 힘을 체험 학습이라는 미명 아래 점차 없애버리는 것이다. 무언가 ‘학습’하지 않으면 또래들에게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현대의 엄마들. 하지만 엄마의 매니저 역할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사실 아이들이 원하는 것도 매니저가 아닌, 그저 옆에서 자신들을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진짜 엄마를 더 원할 것이다. 아이들은 길 위에서 배운다는 평범한 진리 어린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아무리 침을 튀겨가며 1시간 동안 열심히 가르쳐도 10분 동안 열심히 밖에서 뛰어놀며 관찰하는 것만큼 많은 것을 알려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자연은 커다란 놀이터와 같다. 그러나 현대에,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자연을 탐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조금만 엄마가 마음을 달리하면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연은 아주 많다. 단,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떠날 수 있는 용기와 자동차를 버리고 불편함을 감내하겠다는 결단, 그리고 아이들이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기다릴 줄 아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주말이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여행길에 나선다. 하지만 가족 여행이라는 미명 하에 떠나는 시간은 대부분 화려하게 지어진 리조트나 호텔에서 수영을 하거나 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남는 시간엔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맨다. 그러나 부모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 여행을 즐겨야 할 아이들은 자동차 뒷좌석에 짐짝처럼 방치되어 있다.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다. 그 길 위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지. 그리고 그 길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그러 면에서 제주도는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놀이터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길이 있고, 그리고 친절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풍경과 온정은 그곳에서 마음을 연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친절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아이는 성장, 엄마는 자아를 일깨우는 여행 엄마는 과연 아이들을 위해서만, 남편을 위해서만, 가족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맞벌이를 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것이 자아실현의 일환이기나 한 것일까.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아이를 키우며, 가사를 돌보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점점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현대의 엄마들. 과연 엄마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이 땅에 밟을 딛고 서 있으면서도 과연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면 아이와 함께 제주도 배낭여행하기는 유용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제주도 배낭여행하기는 남편과 함께가 아니라면 아무데도 떠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도 떠날 수 있다는, 떠나보라는 용기를 던져준다. 그 길에서 어쩌면 당신은 엄마가 아닌, 아내가 아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 아이들이 커 가면서 관계가 힘들어지고 소원해지고 있다면 이런 여행은 유용하다. 혹시 내가 ‘엄마’나 ‘아내’ 이외의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다면 그 역시 이런 느린 여행이 유용하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아이들의 참 성장을 위해, 엄마라는 틀에 갇힌 자신을 위해 한번쯤 되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