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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규가 끄적끄적거리다’를 한 단어로 하면?
우리의 일상은 자주 엉망진창이 된다. 이럴 때 SNS는 단문이 되었든 끄적거림이 되었든 흥얼거린 한 소절이 되었든 간에 일상에서 찾아오는 웃음, 깨달음, 분노, 위로와 같은 온갖 감각들을 쏟아내는 공간이 된다. 최근의 SNS는 마치 모바일 세대가 쓰는 원고지 같다. 그 가운데 일러스트레이터 덕규가 찾아낸 일상 속 감정들은 오직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인터넷 공간에 알려졌다. 어떤 설명 없이 간결한 문장과 그림으로만 채워지는 덕규의 SNS는 모바일 세대의 언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는 것만 같다. 간결하지만 설득력 있는 그의 그림은 묘하게 낙관적이고 기묘하게 슬픔에 차 있는 동시에 피식거리며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재치 있는 한 컷은 뜬금없는 기습으로 미소를 띠게도 하고, 느닷없이 가슴이 찡하게도 만든다. 이 간극에서 생각지 않던 위로가 끼어든다. 그가 올리는 한 컷의 일러스트들은 순식간에 수천수만 번씩 리트윗 되고, 우연히 그의 그림을 접한 사람들은 뜻하지 않게 선물을 받은 듯한 기쁨과 고마움을 표한다. 독자들에게 덕규의 그림은 ‘쉽게 우울해지는 사람에게는 대체할 수 없는 처방전’이 되어주고, ‘한 컷을 보는 것만으로 동화책을 읽어’낸 감각을 선사한다. 삶의 피곤이 차곡차곡 싸여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왔을 때 독자들은 그의 그림을 찾아와 위로를 담아간다. 그리하여 눈 밝은 독자들이 그런 덕규를 찾아내 모니터 밖으로 끄집어내었다. ‘이야기보따리를 풀러 온 작은 도깨비’라고 불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덕규의 첫 번째 단행본 [덕규의 끄덕끄덕 드로잉]은 그렇게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덕규 일러스트 가운데 가장 사랑받은 150여 컷의 이야기와 20여 개의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독자들을 위해 책 구석구석에 숨겨둔 기발한 선물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법과 그림을 그리는 순간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나누고, 저자의 솔직한 속내를 담은 7문7답을 준비하였다. 특별히 저자의 노하우를 대방출하여 제아무리 망손 독자일지라도 따라하기만 하면 귀여운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는 강의까지 충실하게 책 속에 담았다. 모호하던 감각을 눈앞에 구현된 그림으로 전환하는 이런 작업이야말로 스스로의 마음을 매만지고 돌보는 소중한 순간이 된다. 이 작은 시도로 인해 읽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발상의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책의 만듦새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모바일 화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정사각형의 판형에, 초판 독자들을 위한 한정판으로 책 표지를 북마크로 사용할 수 있는 북마크 커버로 특별하게 제작하였다. 스트레스 해소, 복잡한 마음의 디톡스, 귀여움지수 충족, 휴대폰 배경화면 요구나 이모티콘 출시 요청까지 덕규의 그림으로부터 독자들이 얻어간다고 ‘간증’하는 요인들은 다양하고 제각각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들의 내면을 분명하게 건드리는 무언의 힘을 갖고 독자들을 찾아간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TV코미디 프로그램 같은 말초적 재미가 아닌, 재치 있고 지적인 즐거움을 채우고 싶을 때, 일상을 수행하느라 글을 읽는 수고로움이 부담스러울 때, [덕규의 끄덕끄덕 드로잉]은 참신한 문장과 간결한 일러스트로 독자들의 행복을 확실히 채워준다. 그러니 우리도 가끔은 덕규의 제안을 실천해보면 어떨까? ‘대충 살자, 쓸데없이 누워만 있는 매복 사랑니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