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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그리고 우리 몸속, 두 세계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전쟁 이야기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프랑스 서부전선. 사상자 구호소에 헌신적으로 일하던 애니 바나비 간호사는 이질 환자를 치료하다 치명적인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침략자는 그의 몸속 깊은 곳까지 침범해 목숨을 위협한다. 애니의 몸속에 있던 장내 미생물은 숙주인 애니의 생존을 위해 침략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 바이러스를 먹어 치우는 집념의 사냥꾼 파아지가 애니를 보호하기 위해 전쟁에 나선다. 애니의 목숨은 미생물들의 소리 없는 헌신에 달려 있다. 세계대전이라는 외부의 전쟁, 세균과 미생물들의 인체 내 전쟁,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된다. 체내 미생물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패색이 점점 짙어가고, 간호사의 목숨은 시시각각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독자들은 손에 땀을 쥐고 이질균과 맞서 싸우는 미생물을 응원하는 낯선 경험을 하게 된다. 만화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세계가 동시에 흘러간다. 거시적으로는 포화에 휩싸인 세계대전과 야전병원 간호사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미시적으로는 수천 배 확대된 화면으로 인체 구석구석과 몸속 미생물 세계가 그려진다. 제1차 세계대전의 현장과 이질균을 침략군, 장내 박테리아를 방어군으로 설정한 몸속 미생물 전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다. 정교하고 사실적인 그림체와 과학적 사실 그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이상적인 학습만화로 구현되었다는 점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지루할 틈도 없이 경이로운 인체 탐험과 생명현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만화 속 배경에 얽힌 과학적·역사적 지식으로 세상에 눈뜨다 만화가 끝나면, 부록에는 만화의 각 장면과 연관된 역사적·과학적 사실을 해설형식으로 정리해놓았다. 만화와 부록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만화 속 숫자가 부록의 소제목을 지칭해, 만화 내용을 부록의 지식이 뒷받침해주는 구조다. 부록 전반부에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설치된 사상자 구호소와 이질 환자 이야기가, 후반부에는 전쟁 및 생명과학 관련 지식이 배치되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머리에 그려볼 수 있도록 생생한 현장 사진과 설명 그림이 더해져 교육 자료로서의 가치를 높인다. 인간과 미생물의 공생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오스트레일리아 군대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당시 세계가 전쟁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당시 군 의료진은 세균학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당시 야전병원 시설의 위생 상태가 얼마나 열악했는지 등 부록에 실려 있는 구체적 정보로 당시의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