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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Har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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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이 동생을 도와주려고 허리를 굽히자 미샤가 작은 단풍잎 같은 손으로 오빠의 코에 진흙을 묻혔다. 한니발도 동생의 코끝에 진흙을 발랐다. 두 아이는 물에 비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깔깔거렸다.
--- p.13~14 낮은 나뭇가지에 민간인 복장의 남자가 매달려 있었다. 목에는 방금 옭아맨 듯한 철사 올가미가 깊숙이 파고들어 있고 얼굴은 검푸른 색이었다. 진흙투성이 부츠가 공중에서 대롱거렸다. 베른트는 황급히 마차 쪽으로 몸을 돌리고 좁은 샛길을 두리번거렸다. --- p.24 탱크의 엔진 소리가 고니의 숨 가쁜 심장 박동 소리를 집어삼켰다. 고니는 움직이지 않는 짝 앞을 가로막고 서서 자신의 날개로 힘차게 탱크를 맞이했다. 탱크는 무심하게 그 둘을 짓밟고 지나갔다. 짓이겨진 살덩이와 깃털만을 남긴 채. --- p.34~35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식량을 구하러 나가기 어려운 날에는 자코브 선생이 수업을 했다. 그는 영어와 형편없는 프랑스어, 예루살렘 함락에 비중을 둔 로마 역사를 가르쳤다. 산장에 사는 모든 이들이 그의 수업을 들었다. (…) 한니발은 따로 수학 수업을 들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었다. --- p.37 “조심히 모셔주십시오. 다리에 상처을 입었고, 발가락이 얼었습니다. 어쩌면 동상 때문에 썩었을지도 모릅니다. 야전 병원이 있습니까?” “예, 물론이죠. 하지만 여기서 수술해버리죠, 뭐.” 그루타스가 중사에게 대꾸하더니 그의 가슴에 총을 두 번 쐈다. 군복에서 먼지가 피어올랐다. --- p.49 눈과 어둠이 내려앉았다. 사방이 죽어서 넘어진 시체들로 가득했다. 한니발은 시신들에 둘러싸인 채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멍하니 서 있었다. 어머니의 속눈썹과 머리카락 위에 눈송이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 p.58 한니발은 난간 사이로 피 묻은 새 가죽을 핥는 그루타스를 내다봤다. 그가 가죽을 내던지자 사내들이 마 치 개떼처럼 달려들었다. 그루타스의 얼굴은 붉은 피와 깃털로 범벅돼 있었다. 그가 피투성이 얼굴을 아이들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뭐라도 안 먹으면 우린 죽어.” 그것이 한니발 렉터가 산장에서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 p.69 한니발도 바구니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있다. 바닥 근처의 벽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한니발은 아직도 그 글자가 거기 남아 있다는 걸 알았다. 죽음을 앞둔 죄인이 암흑 속에서 들쑥날쑥한 글자로 새겨놓은 ‘어째서 Pourquoi?’ 라는 단어가. --- p.86 “한니발은 정말 말을 못 합니까?” 렉터 백작이 물었다. “적어도 제 앞에서는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신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밤중에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나곤 하니까요. ‘미샤, 미샤’ 하면서 말이죠.” --- p.94 높다란 창문에서 흔들거리는 커튼, 레이디 무라사키의 매끄러운 머리카락과 그녀의 그림자. 레이디 무라사키가 여닫이창을 열어젖혔다. 저녁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한니발이 악몽에서 빠져나와 꿈의 다리를 향해 발을 내디딘 최초의 순간이었다……. --- p.99~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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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괴물이다.” _스티븐 킹
《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의 또 하나의 걸작 세계에 ‘한니발 렉터 신드롬’을 일으킨 소설 《한니발 라이징》은 스릴러의 거장 토머스 해리스가 《양들의 침묵》과 《한니발》에서 이어 온 ‘한니발 세계관’의 막을 내리는 작품이다. 작가는 한니발의 유년기를 보여주는 ‘프리퀄’ 형식으로 이 세계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는 작가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한니발이란 캐릭터에 대한 헌사로 읽히기도 한다. 소년 한니발의 성장 배경과 정신적 궤적을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상황에 대한 미학적인 묘사로 아름다움을 더한다. 또한 막힘없이 넘어가는 페이지는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작가는 전쟁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한니발의 트라우마와 복수심에 불타는 마음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하고 흥미롭게 하나로 엮어냈다. 쉬지 않고 바닥을 적시는 피비린내와 금단의 관계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기류는 독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소년 한니발은 렉터 가문의 여덟 번째 후손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렉터 성에서 모자람 없는 생활을 영위했다. 하지만 전쟁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전쟁은 그를 고아로 만들었고 끔찍이 아꼈던 동생마저 앗아갔다. 그 충격으로 한동안 실어증을 앓았던 한니발은 고혹적인 숙모의 다정함에 매료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숙모를 향한 그의 마음은 나날이 깊어지고, 동생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행동으로 옮기는 데엔 막힘이 없다. 소년 한니발의 여린 내면에 새겨진 트라우마가 타오르는 복수심과 겹쳐질 때 전해지는 비극적인 아름다움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한니발의 숙모인 레이디 무라사키는 가장 먼저 그의 안에서 일어나는 괴물의 태동을 감지한 사람이다. 한니발과 금단의 관계를 맺은 그녀는 한니발이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자신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바랐지만, 이미 깨어난 괴물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절도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로 기민하게 인물들의 징후를 읽어내는 레이디 무라사키는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두 캐릭터는 동명의 제목으로 제작된 영화 속에서 각각 가스파르 울리엘과 공리의 열연으로 재탄생했다. 가스파르 울리엘의 연약한 미소년의 얼굴과 공리의 날카로운 눈빛은 소설 속 한니발과 레이디 무라사키를 완벽히 구현해냈다. 영화는 2007년 베를린영화제에 특별 초대작으로 선정되며 한니발에 대한 대중의 끊이지 않는 관심과 애정을 입증해보였다. “눈을 뗄 수 없는 디테일, 압도적인 속도, 그리고 소름끼치도록 아름다운 복수!” 1950년대 유럽의 폐허 같은 밤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치명적인 살인 그리고 그보다 더 치명적인 사랑! ‘한니발 세계관’ 3부작의 프리퀄이자 마지막 이야기 《한니발 라이징》은 선혈이 낭자한 장면들마저 서정적으로 묘사하며 기존 장르 소설과의 차별점을 만들어낸다. 책을 읽은 수백만 독자들은 입을 모아 극찬했다. “한니발의 팬이라면 놓쳐선 안될 책.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토머스 해리스는 역시 스릴러 문학의 거장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을 향해 가던 시기의 리투아니아. 독일군 폭격기는 한니발 렉터의 부모를 앗아갔고, 그는 여동생 미샤와 단둘이 남겨진다. 텅 빈 집에 약탈자들이 들이닥쳐 남매를 포박한다. 지독하게 추운 겨울이었다. “뭐라도 안 먹으면 우린 죽어.” 약탈자 중 한 명이 미샤의 살집을 만진다. 소년 한니발이 기억하는 산장에서의 마지막 광경이었다. 이후 실어증에 걸린 한니발은 보육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니발 앞에 삼촌 로버트 렉터와 그의 아내 레이디 무라사키가 나타난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잔인한 폭력인 전쟁을 문제 삼으며 이를 개인의 영역으로까지 끌고 온 이 작품은 ‘스릴러’라는 가상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던 한니발의 무대를 현실 세계로까지 확장시킨다. ‘전쟁’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세계 각지에서 발발하고 있다. 이는 ‘한니발’이란 캐릭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창조되고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아직 동명의 영화로만 한니발의 유년을 접한 독자라면, 바로 지금이 그 대단한 원작 소설로 한니발 세계관을 완성할 최고의 기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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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장면들. 기습 공격처럼 재빠르고 잔인하게 전쟁의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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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디테일, 압도적인 속도감으로 전개되는 스토리! - 보스턴 글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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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해리스는 이 책에서 안정된 페이스로 물 흐르는 듯한 서스펜스를 구사하며 이전 시리즈보다 더 유혈이 낭자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 북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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