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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도망칠수록 서로를 닮아가는
청색종이 20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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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강순 ● 09
의자는 귀가 열 개 | 고독의 모양 | 수면의 절차
Maze runner: Love | 운명의 변증법적 해석

김석영 ● 19
밤이 우리를 밟고 지나가도록 | 우산을 펼치려다 말고 | 결점과
긴 | 짧은 여름

김선향 ● 31
폐업신고 하던 날 | 가을날 | 나는 다 봤습니다 | 계수나무 남자 | 구멍들

김신영 ● 47
신념에 부는 연풍 | 매운 시간을 흘리고 | 백골이 진토 되어
그, 마음의 골목 | 바람 없는 골목

김이듬 ● 61
시월에서 구월까지 | 그들이 그녀에게 말하는 것
내 방은 북쪽 숲가에 있고 매일 비처럼 소독약이 내려요
간헐적인 여름의 노래 | 환희의 노래

박한 ● 81
깡통은 자동차가 되는 꿈을 꾸지 | 비가 넘어지며 온다 | 폭죽
빨래를 너는 행성 | 뒷담화의 기한

송종관 ● 93
유월의 애니메이션 | 부재중, 입니다 | 구름 제사
해바라기 부부 | 비에게 듣다

윤병무 ● 105
똬리 | 밤의 길이 | 송년 세면 | 실상사 철조여래 | 바람과 잉걸

이근일 ● 117
섬 | 자수 | 빈방 | 저만치 | 골목 안으로

이윤정 ● 127
막판 | 꽃의 잠복 | 포물선 | 엄숙한 견학 | 물의 껍질

이정원 ● 139
와류 | 오목한 중턱 | 블랙 아이스 | 슬픈 모색 | 꽃 피던 공중전화

장무령 ● 153
순례 | 드라이플라워 | 나를 만지지 마라 | 여행을 떠나요 | 종장

장순금 ● 165
숯 | 옛 사원 | 비등점 | 등 | 말

장인수 ● 177
〈질〉을 잘해야 살맛이 나
자신의 발을 사타구니보다 더 정성껏 닦아주리라
흙은 경이로운 과수원이며 강아지젖이다 | 봄바람이 불어서 하늘은 미쳤다
갯벌에는 땅과 하늘의 발자국이 가득하다

전수오 ● 185
물의 과녁 | 바리 | 여름 안의 여름 | 무인 식물원 | 유영

정수자 ● 199
어느 기웃한 날 | 통로에서 통로 찾기 | 먼지제국과 가면춤을
감자떡을 살까 말까 | 잔을 든 채

정지윤 ● 209
가문비나무 숲의 이별은 가볍다 | 카페 사일런스 | 패스워드
경주마 | 진눈깨비

정현우 ● 221
소생의 밤 | 노르웨이의 숲 | 귀이개처럼 오는 저녁 | 틈새 | 옷의 나라

조원효 ● 233
사과를 한 움큼 쥔 인디언 | 원효대교 | 앙코르 | 일몰의 농담 | 우아한

한정연 ● 245
가족의 탄생 | 꿈에 | 바퀴 | 구멍 | 올 오버 페인팅

평론 | 한국시의 새롭고 다양한 가능성 ― 이성혁 ● 259

저자 소개 2

본명 강수원. 제주에서 태어났으며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이십 대에는 각시붕어가 산다』, 『즐거운 오렌지가 되는 법』, 『크로노그래프』가 있다. 경기문화재단 우수작가에 선정되어 기금을 받았다.(2019) 전국계간문예지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2021)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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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시와 반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밤의 영향권』이 있다. 제41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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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127*190*20mm
ISBN13
9791189176235

책 속으로

웃었지, 홍채들에게 명령하라고

슈타인은 기계를 잘 다뤘고
기계는 슈타인을 더 잘 다뤘어

“슈타인! 슈타인! 왜 이 세계에 내 몸이 없는 거야?”
“당신이 보는 세계와 당신이 있는 세계는 다르니까요.”

침엽처럼 가늘게 눈을 뜨면 검은 안개가 보여

기계의 마디 사이에 까맣게 낀 짐승들
서로의 눈에 솜을 밀어 넣어 주고 있네

슈타인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고
화를 분류하지, 금속성으로

마취된 시간이 부유하는 동안
몽롱한 육체들이 가볍게 분리되고 나면
사람들은 숫자에 불과해

뜨거운 내장이 식으면
뱀이 된 사람들이
슈타인과 기계 사이에서
밀렵 당한 뒤꿈치를 찾아 헤맨다

유리 돔 안에 틈틈이 박힌 나사는
눈꺼풀을 한껏 조이고

기계가 제 속을 사람들로 채울 때 마다
뒤돌아보지 않고 더, 더
난폭하게 자라나며 도주하는 잎사귀들

끝없이 복사되는
저 녹색 기계들을 바라보며
슈타인은 웃었지
열매가 없어도 즐거운 몸부림이라고

멀리 도망칠수록 서로를 닮아가는
이곳은 식물계다

--- 「무인 식물원」중에서

추천평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은 이 해설과는 다른 방향으로 읽으며 시편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와 독자들은 한 가지 점에서는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한국시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고 넓다는 점이다. 이러한 다양성은, 한국시의 쟁점이 될 만한 중심축이 없다는 느낌을 독자에게 줄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한국시가 새롭고 다양한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 이성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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