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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양장
김석영
민음사 202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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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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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제41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특정한 이미지나 역할에 자주 갇히고 마는 어떤 단어나 사물, 그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의외성의 발견, 상징의 전복, 의미의 확장이 반가운 시집. 매 편의 시가 만들어내는 완결성과 시와 시 사이의 치밀한 구성으로 찬사를 받으며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PD 박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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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풀 -예고편 13

A 쇼트

플래시백 15
폴리오미노 16
Animated Anti-animal 18
불완전한 세 개의 이미지 19
가까워지려고 21
기도 24
침묵 26
죽음이 빠져 있는 사전 28
심판 30
충돌과 반동 32
진짜 돌 34
흑백의 주인 36
보라색바탕에흰글씨 38
푸티지 39
독백 40
오늘의 꼬리 42
검고 메마른 44
크랭크 인 46
회복의 모양 48
선택 50
상상선 52

B 쇼트

선택 58
두 개의 여름과 두 개의 결과 60
폴리오미노 62
평면을 세워 66
불완전한 세 개의 이미지 38
서랍 속 개의 풍경 70
기도 72
삽입곡 73
정물처럼 앉아 74
낮잠 속에서 꽃잎이 떠내려간다 76
환기 80
마른 식물 82
가짜 돌 84
납구름 86
흰바탕에보라색글씨 88
편집 90
손의 예고 92
달리기 94
다정한 냄새 96
플래시백 98
사용 99
광물 102
멸망 104
연기론 106
암상자 108

엔딩 크레딧

넌 진화할 거야 113
화상과 환상 115
파레이돌리아 118
소음 120
해일 122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124
쿠키 -비둘기가 많네요 126

작품 해설-조대한(문학평론가) 127

저자 소개 1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5년 《시와 반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밤의 영향권』이 있다. 제41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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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312g | 124*210*20mm
ISBN13
9788937409264

책 속으로

물에 비친 돌은 나뭇가지를
나뭇가지는 개의 얼굴을
한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처럼
작별 인사는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돌이 나무에게 나무가 개에게
흔들려서
손을 흔들었고

돌을 닮은 개에게
개를 닮은 돌에게
한다
---「가까워지려고」중에서

돌이 반복된다. 할머니가 액자에 들어 있어서. 돌을 든 할머니가 액자를 쳐다봐서. 둘은 영영 눈을 맞추지 못할 텐데.
두 개의 액자를 나란히 걸어 놓은 곳.
먼저 죽은 할머니와 방금 죽은 할머니와 무거운 돌과 더 무거운 돌. 무거움은 오브제로 단순하게 들고 있기. 미신이었던 때가 있었지요. 죽은 자의 혼령이 떠돌아다닌다고 믿었던 무당은 돌을 들어야 했지요.

이제 돌은 액자에
---「충돌과 반동」중에서

나는 겉모습입니까 내부입니까

풍화를 겪으면
어떤 것이 상처인지 본질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돌을 수집하는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에게

나는 언제부터 나를 갖게 되었습니까

---「진짜 돌」중에서

출판사 리뷰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작은 것들의 시

물에 비친 돌은 나뭇가지를
나뭇가지는 개의 얼굴을
한다
-「가까워지려고」에서

김석영의 시에는 정물 같던 풍경이나 대상이 불쑥 움직이거나, 우리가 알고 있던 단어가 익숙한 의미를 벗어던지고 더 넓어지거나 혹은 뒤집히는 장면이 등장한다. 바닷가에서 “조개껍데기를 모르는 채 조개껍데기를 줍는 동안” 조개껍데기가 “무덤”이 되어 무덤을 “줍는 경험”을 하는 시 「광물」이나, “예전에 불탄 자리였”다던 해안가의 절에서 “녹았던 자리를 기억하는 초” 같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이것이 정말로 “캔들”이었다는 전환으로 이어지는 시 「검고 메마른」이 그렇다. 조개가 무덤이 되는 것은 시간을 뛰어넘은 것처럼 느껴지고, 녹은 초 같다는 생각을 했던 풍경이 정말로 녹은 초였다는 이야기는 호접지몽처럼 전해 내려오는 꿈 이야기 같다. 김석영은 가장 유연한 멀리뛰기 선수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훌쩍 넘어간다. 다른 두 세계의 절단면을 찾아 이어 붙인다. 이때 제법 거칠어 보이는 절단면조차 대담하게 성큼 접붙이는 시인의 상상력과 사유는 독자로 하여금 절단면을 연결선으로 여기게 하고, 거친 면보다 거침없음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인식은 시인의 자서(自序)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달은 돌기 때문에 달이다/ 돌지 않으면 돌이다”라고 말하는 시인은 우리가 떠올리기에 작고 움직이지 않는 것에 불과한 돌이라는 이미지를 더 거대하고 영원히 움직이는 것에 가까운 달이라는 의미로까지 확장한다. 지구의 표면, 그러니까 땅의 바닥으로부터 주워들 수 있는 것에서 저 멀리 도는 달까지, 김석영의 시적 (무)중력은 이토록 가능하고 또 무한하다.

■삭제되었으나 진행 중인 화면 바깥의 이야기

그 장면만 빠져 있는
스크린 위
(……)

나의 독립영화가 비로소 상영되었다
-「선택」에서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에는 종종 중간에서 시작된다. “파이를 엎었을 때/ 나는 부엌 식탁에 서 있었다”라고 시작되는 시 「마른 식물」이 그렇다. 독자가 그 장면을 목격했을 때 이미 파이는 엎어졌고, 화자인 ‘나’는 식탁에 서 있다. 그 장면 이전에 ‘나’가 어쩌다 파이를 엎었는지, 혹은 훨씬 더 이전에 왜 파이를 구워야 했는지는 이 시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바다 액자가 걸려 있는 거실”에 “초를 들고 왕관을 쓴 여자가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기괴한 표정으로 멈춰” 있다는 이후의 장면만이 등장할 뿐이다. “그 이후로/ 나는 숨을 잘 쉴 수 없게 됐다”(「회복의 모양」) 같은 문장 역시 그렇다. 우리는 시의 화자가 언젠가부터, 어떤 사건으로 인해 숨을 잘 쉴 수 없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바로 화자의 상황과 심정에 이입하기 위해 몰두하게 된다. 비밀을 지닌 이에게 선뜻 무슨 비밀인지 물을 수는 없고, 비밀의 정체가 궁금해 그 사람의 말에서 최대한의 힌트를 얻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사람처럼 김석영의 시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림자가 사물을 더 생생하게 보이도록 하듯, 김석영의 이러한 도입은 우리가 잘린 화면 바깥을 상상하게 만들며 시의 이면, 시의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게 만드는 시를 읽으며 우리는 알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할 수 있다.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가늠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의 속성이기도 하다.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는 시를 사랑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알려 주는 시집이기도 한 것이다.

추천평

김석영 시의 첫 문장들은 어떤 단절과 함께 독자들을 시적 상황 속으로 이끈다. 때론 동화 속으로, 때론 현장 속으로, 때론 사고 실험 속으로. 거부감 없이 읽는 이를 시적 실재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 뒤 자연스럽게 사유의 끝에 안착시키는 감각의 논리가 매혹적이다. - 조강석 (문학평론가)
김석영의 시는 읽는 이의 호흡에 적절히 조응하는 리듬감을 지니고 있다. 긴 시든 짧은 시든, 아니면 실험적인 형식을 띤 시든 예외 없이 리듬이 살아 있다. 맥박이 뛰고 밀물 썰물이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리듬. 그 리듬은 김석영이 선택한 기호들을 왜곡 없이 잘 전달해 낸다. 그는 교향곡 한 악장을 무리 없이, 빈틈없이 잘 마무리한 지휘자다. - 허연 (시인)
첫 시집 『밤의 영향권』의 예상 못한 변주처럼 반가이 등장한 김석영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는 “정물처럼 움직임이 없”(「쿠키-비둘기가 많네요」)는 일상의 이미지들에서 다른 겹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사람들에게, “서로의 창문이 부딪칠 때”(「파레이돌리아」)에도 끝까지 타인의 눈을 피하지 않으며 그 자리에 머무르려 하는 사람들에게, “꿈의 구조가 바다와 닮아 있다고생각”(「넌 진화할 거야」)하며 그곳에서 “물속에 최후까지 남아 있는 것”(「해일」)을 직시하려는 사람들에게, 그 불가능한 돌을 손에 쥐어 보려는 사람들에게 시인이 상영하는 낯선 시의 가능성이자, 그들과 맞잡기 위해 건넨 열띤 두 손에 다름 아닐 것이다. - 조대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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