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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에 부쳐 _ 우공겸 iv
채근담 하룻말을 새겨 쓰면서 vii 修身 자기를 살피다 1~90일 處世 세상에 살다 91~181일 待人 사람을 섬기다 182~273일 接物 물질을 느끼다 274~365일 원문 저자 |
洪自誠,본명:홍응명, 자:자성(自誠), 호:환초(還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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齊白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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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찾으며 내 마음은 늘 홍응명이 아니라 오늘, 이곳의 독자에게 가 있었다. 독자가 읽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새기지 못하면 채근담이 무슨 소용이며 홍응명은 또 뭐란 말인가? 뜻을 새길 때는 우리의 현실을 보았다. 말을 고를 때는 오늘의 말을 찾았다. 도가, 불가, 유가 그리고 홍응명의 생각 가운데 오늘, 이곳에 사는 한국인에게 가닿을 수 있는 것만을 골랐다. 그러다 보니 버려야 할 글자, 지워야 할 뜻이 적지 않았다. 이렇게 버려도 좋은 것인가? 다른 길이 없었다. 독자가 하루에 하나만이라도 마음에 담길 바랐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를 머리에 넣고 그 무거운 것을 목에 얹은 채 하루 종일 분망하게 살아가는 나 자신의 삶, 아는 것은 많은데 나아지는 것은 별로 없는 우리 시대의 삶은 불쌍하지 않은가?
--- p.14 귀한 인격을 얻으려면 불꽃으로 단련하고 세상을 뒤집으려면 살얼음 위를 걸어야 한다. ---「修身 자기를 살피다 1일」중에서 백 번 때린 쇠처럼 단단하라. 급하면 깊지 못하다. 가장 큰 활을 당겨라. 가벼운 화살로 큰 것을 맞히지 못한다. ---「修身 자기를 살피다 5일」중에서 무슨 일이든 힘을 다하라. 그러고 아름답게 벗어나라. 다하지 않으면 세상과 멀어지고 벗어나지 못하면 세상에 잡힌다. ---「修身 자기를 살피다 6일」중에서 오로지 나만 생각하면 뜻은 부서지고, 머리는 캄캄해지고, 은혜가 비참해지고, 마음엔 때가 타서 조만간, 후회한다. 욕심내지 않음을 보배로 삼은 까닭에 옛사람들은 일생을 건널 수 있었다. ---「修身 자기를 살피다 7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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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의 바이블인 중국의 고전 ‘채근담’이
중국의 피카소 치바이스(제백석)의 그림 365점과 함께 완전 새로운 우리말로 살아났다. 왜 소확행의 바이블인가? 『채근담』은 명나라 사람 홍응명이 알려진 글을 골라 자신의 생각을 함께 엮은 책이다. 당대를 지배한 세계관, 곧 유가의 생각, 불가의 생각 그리고 도가의 생각이 모두 담겼다. 이 책을 먼저 옮긴 조지훈은 ‘현대인의 융통성 있는 생활 윤리서’, 만해 한용운은 ‘조선 정신계 수양의 거울’, 김원중은 ‘수신과 처세의 고전’이라 평한 책이다. ‘채근담’이란 나물 채, 뿌리 근, 말씀 담, 곧 나물뿌리 이야기란 뜻이다. 나물의 뿌리는 질기고 맛도 써서 보통 버린다. 그런데 유가에선 ‘나물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저자 홍응명은 입신양명에 실패하고 고향에 돌아가 실제로 나물뿌리로 장아찌를 담아 밥을 먹고 손님을 대접했다. 뒷날 사람들은 채근담을 이렇게 풀이했다. ‘나물뿌리를 씹는 느낌, 별 볼일 없고 거칠고 질기지만 가만히 씹다보면 차츰 맛이 깊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이야기’라고. 중국의 피카소, 제백석의 그림 365점 제백석(1860 ~ 1957)은 경색된 한중관계의 물꼬를 틀기 위해 2017년 한국에서 처음 그의 전시회가 열린 후, 2019년 2월 예술의 전당에서 그의 오마주 전(같고도 다른: 치바이스와의 대화)이 열렸을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중국화의 거장이다. 그의 그림은 2018년 베이징 경매에서 1530억으로 낙찰되며 중국 회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근담 하룻말』은 중국 협서신화출판매체집단 삼진출판사가 2018년에 펴낸 책이 저본인데, 중국책은 그림을 작게 처리하여 제백석의 필력을 감상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채근담 하룻말』은 화가의 천재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가 그린 벌레, 꽃, 풀, 새, 산, 강, 사람들 등 그 구도의 과감성과 묘사의 섬세함, 작품의 높은 직관력이 생생하게 드러나 독자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번역, 오늘을 담고 운율을 살리고 『채근담 하룻말』은 한문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도 읽기 편하게, 어려운 개념도 시대에 맞춰 현대적으로 풀어 쓴 책이다. 예를 들자면, 이 책에는 ‘군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 책은 한문에 얽매이지 않고, 나물 뿌리를 씹듯이 글을 씹고 소화해서 ‘채근담’에 담긴 마음을 우리말로 눌러 쓴 책이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한국어의 운율이다. 글은 말에서 시작되었고 말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데 우리의 마음은 호흡과 함께 움직인다. 한국인의 호흡에 잘 맞게 쓴 글은 한 번만 읽고 들어도 저절로 기억된다. 우리 시조가 그랬고 김소월, 정지용, 백석, 서정주가 그렇게 썼고 요즘 유행어도 모두 한국인의 호흡에 맞을 때 대중의 환영을 받는다. 『채근담 하룻말』은 뜻을 간단하게 압축한 뒤 호흡에 맞는 글자 수를 찾는 데 노력한 번역이다. 쉽게 읽히고 오래 기억될 것이다. 내 마음과 만나는 책 “멈춤은 내림의 꼬리고 오름의 머리다. 떨어지고 있는데 멈추지 않고 바로 올라가겠다고 용을 쓰면 몸은 부서지고 마음이 찢어진다. 홍응명은 이곳에 멈춤에 필요한 자기 명령문, 자신을 돌아보는 주문을 써 놓았다.” ㅡ 머리말에서 옮긴이 박영률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너무 많은 이야기와 정보에 정신이 팔려, 정작 중요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정돈하고 고쳐가는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이 책을 하루에 한 편씩만 읽으라고 권하는 이유다. 그래서 책의 디자인도 두 쪽에 한 편의 글과 그림을 실었다. 읽어보면 동의하겠지만, 365편 가운데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절실하고 간절하게 마음에 품지 않은 구절이 없다.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잘 나가면 잘 나가는 대로, 엎어지면 엎어진 대로 그때그때 우리의 마음을 끌어가는 말이 『채근담 하룻말』에 있다. 모든 지면의 왼쪽 면은 비어있다. 오른쪽에 실린 글과 그림을 보면서 왼쪽에는 자기 마음을 적어 놓을 수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 읽고 적어나가면 나중에 홍응명과 제백석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본 마음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자기 자신의 인생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