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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에 부쳐
들어가는 말 『예언자』의 배경 배가 오다 사랑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자녀에 대하여 주는 것에 대하여 먹고 마심에 대하여 일에 대하여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집에 대하여 옷에 대하여 사고파는 일에 대하여 죄와 벌에 대하여 법에 대하여 자유에 대하여 이성과 감정에 대하여 아픔에 대하여 자아를 아는 것에 대하여 가르침에 대하여 우정에 대하여 말하기에 대하여 시간에 대하여 선과 악에 대하여 기도에 대하여 쾌락에 대하여 아름다움에 대하여 종교에 대하여 죽음에 대하여 작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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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 자신을 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줄 수 없고, 그 자신에게서가 아니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습니다. 사랑은 소유하지도 않고 또 소유되지도 않습니다. 사랑은 사랑으로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 p.34-35 두 분이 함께하시되 그 안에 공간이 있게 하십시오 두 분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십시오. 서로 사랑하되 속박이 되도록 하지는 마십시오. 사랑이 두 분 영혼의 해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십시오.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 잔에서만 마시지는 마십시오. 서로에게 자기 빵을 나누어주되 한쪽 조각만을 먹지는 마십시오.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되 각각 혼자이게 하십시오. 류트의 줄들이 비록 같은 노래로 함께 울릴지라도 모두 각각 혼자이듯이. --- p.39 여러분은 보통 말합니다. “주기는 하겠지만, 받을 자격이 있는 이에게만”이라고. 여러분 과수원의 과일 나무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초장의 가축들도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주면서 삽니다. --- p.48 일은 사랑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 여러분이 무관심하게 아무렇게나 빵을 구우면, 사람들의 허기를 반밖에 채우지 못하는 쓴 빵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 p.57 기쁠 때는 여러분의 마음 깊이를 들여다보십시오. 그러면 지금 기쁨을 주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까지 슬픔을 주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슬플 때도 다시 여러분의 마음 깊이를 들여다보십시오. 그러면 사실 지금까지 즐거움이었던 바로 그것 때문에 지금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 p.59 자유를 추구하는 욕망마저 여러분을 제어할 마구(馬具)가 되어, 자유가 마치 목표나 완성 자체인 듯 말하는 일마저 그만둘 때에야 비로소 여러분이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은 낮에도 근심이 없고 밤에도 아쉬움이나 슬픔이 없을 때가 아니라, 이런 것들이 삶을 옭아매도 훌훌 벗고 얽매이지 않은 채 이를 딛고 올라설 때입니다 --- p.85 여러분의 이성과 감정은 항해하고 있는 여러분 영혼의 키요 돛입니다. 돛이나 키 중 어느 하나만 없어져도 여러분은 파도에 나부끼며 떠다니거나, 바다 한가운데서 꼼짝 못 하고 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p.89 겨울이면 눈에 갇힌 사람은 말합니다. “아름다움은 봄과 더불어 저 언덕 위로 뛰어올 것이다”라고. 여름 뙤약볕에서 추수하는 사람은 말합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이 단풍과 더불어 춤추는 것도 보았고, 그 머릿결 사이로 눈발이 흩날리는 것도 보았다”라고. 여러분은 아름다움에 대하여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실상 아름다움 자체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채워지지 않은 필요에 대해서만 말한 것입니다. --- p.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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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걸쳐 고쳐 쓴 불멸의 역작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26가지 근원적 물음에 대한 해답 『예언자』는 칼릴 지브란이 열다섯 살에 구상하기 시작하여 마흔 살이 되어서야 완성한 평생의 역작이다. 스무 살쯤에 원고를 어머니에게 보였을 때 “참 좋은 글이구나. 하지만 아직 때가 되지 않았으니 치워 두어라” 하고 말씀하셔서 덮어두었다 한다. 훗날 그는 “나의 풋내기 젊음에 대해 어머니가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셨다”라고 회상한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과 더불어 작품이 무르익기를 기다리며, “한 마디 한 마디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원고를 여러 번 고쳐 썼고, 결국 『예언자』는 지브란의 대표작이자 불멸의 고전으로 남았다. 『예언자』가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서양에서 성서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책이 될 수 있었던 건, 누구나 품을 수 있지만 너무도 근원적이어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질문에 대해 영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목소리로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 결혼, 자녀, 주는 것, 먹고 마시는 것, 일, 기쁨과 슬픔, 집, 옷, 사고파는 일, 죄와 벌, 법, 자유, 이성과 감정, 아픔, 자아를 아는 것, 가르침, 우정, 말하기, 시간, 선과 악, 기도, 쾌락, 아름다움, 종교, 죽음 등 스물여섯 가지 삶의 근본을 꿰뚫는 지혜는 시공을 초월해 여전히 심오하고 강렬하다. 고통의 심연에서 지혜를 길어 올리다 칼릴 지브란은 1883년 현대 레바논의 작은 마을 브샤리에서 태어났다. 온 가족이 그의 나이 열두 살 때 미국 보스턴으로 이주해 새 삶을 꾸렸고, 지브란은 2년간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뒤 다시 레바논으로 돌아가 공부를 한다. 그러나 5년간 공부를 하고 돌아왔을 때 사랑하는 여동생과 어머니, 형을 병으로 잃고 만다. 그는 깊은 슬픔에 빠졌지만 하나 남은 여동생 마리아나의 독려 속에 그림을 계속 그려, 스물한 살 때 작품 전시회를 열게 된다. 이 전시회에서 지브란은 운명의 여인 메리 해스켈을 만난다. 그보다 열 살 연상이었던 해스켈은 평생 지브란의 연인이자 정신적 동반자, 재정적 지원자가 된다. 해스켈 덕분에 지브란은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할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러나 지브란과의 나이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던 메리 해스켈이 1925년 사촌과 결혼한 이후, 지브란은 은둔과 고독의 삶을 택하고 1931년 48세의 나이로 외롭게 세상을 떠난다. 낯선 신세계 미국과 유럽에서 동양의 이방인으로서 예술적 정체성을 찾아 헤맨 구도자였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종교 분쟁으로 총소리가 그치지 않던 비극의 땅 레바논의 청년이었으며, 사랑의 충만함과 상실감 사이를 평생 오고간 외로운 영혼이었던 칼릴 지브란. 일생을 통해 정신적 자유와 사랑의 완성을 추구했던 그의 목소리가 남다른 울림을 갖는 건 그 자신이 직접 체험한 고통의 심연에서 길어 올린 지혜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학자 오강남이 21세기 성서 언어로 옮긴 『예언자』 기독교 성서의 경우 옛날 판에는 사도 바울이 그의 편지서에서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6~18) 하는 식으로 나오는데, 새로 나온 『표준 새 번역 성경전서』에서는,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며 존댓말을 씁니다. 저는 그것이 잘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예언자』는 누구나 들어본 고전이지만 막상 필독서 목록에서 이를 접한 이들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운 가르침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는 ‘하여라’라고 다소 강압적으로 느껴지는 말투로 옮겨진 기존 번역본들의 탓도 있다. 아무리 예언자라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이런 반말로 가르침을 설파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 책은 예언자의 말을 경어로 옮김으로써 독자들이 좀 더 정감 있고, 존중받는 느낌이 들도록 배려했다. 심리학자 칼 융은 30대 초반이 되어야 인생사에서 참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개인화 과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때서야 인생의 여러 문제를 나 자신의 문제로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보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예언자』는 감성이 풍부한 젊은 시절에 읽어도 좋고, 지브란 자신도 그랬듯 평생을 두고 곱씹으며 읽어도 좋을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