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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숫컷 아르고너트 민수기
살아는 있었구나 아니, 살아났구나 김명철 달리기 출발 총성이 울릴 것 같아 김경숙 나는 오늘 구원 받았습니다 김명철 지금 운명이 내게 보내는 신호는 도대체 뭘까 민수기 내가 뭘 잘못했나요 김경숙 나는 아르고너트가 아니다 민수기 아들이 생길 거 같아요 강진 제비가 박씨를 물고 왔다 민수기 목에 가시가 걸리면 안 되지 김명철 아직까지도 겁나게 찡해 부려 민수기 이제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명철, 강진 똘똘하던 놈이 왜 그러냐 강진, 손정은 내가 아는 게 없더라구요 민수기 정말 까마득한 옛날 같아 민수기 바그다드에 부는 거센 모래 바람 김명철 발비가 망나니가 되어 춤을 추다 민수기 저 너머 강기슭에, 자유가.... 민수기, 김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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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목사, 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서이, 만나는 자매 있스까?”
--- 본문 중에서 그래도 행복하려고 한 결혼이었는데 정작 진짜 치러야 할 가혹한 대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체 건강한 이십 대 후반 젊은 부부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건조한 부부생활, 우리는 성의 기쁨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극심한 가뭄에 겨우 떡잎 하나 보듯이 하는 잠자리는 자기 다리를 긁는 느낌보다 더 뻔한 전희를 시작으로, 자연스럽게 터지는 신음 소리 하나 없는 고요한 삽입으로 이어졌다. 결말은 대부분 내겐 너무 쉬운 접이불루(接而不漏). --- p.26 발치를 잡아채는 무언가에 이끌려 복도 창가로 나갔다. 깨금발로 서서 창문 밖으로 상체를 최대한 내밀었다. 새삼스럽게도 학교 정경은 너무나도 푸르렀고 분명 전에도 그랬을 짙푸른 녹음의 향기가 숨이 막히도록 ‘후욱’하고 한꺼번에 폐부를 찔렀다. 다행히 콧속으로 들어온 보드라운 명지바람이 목젖을 간지럽히며 놀란 가슴을 쓸어주었다. 달콤한 질식! 숨을 처음 쉬는 것처럼 몇 번이고 크게 들숨을 배속 가득히 그다음 천천히 날숨을 뱉었다.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생소한 욕구가 가슴속에서 꿈틀거렸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를 옭매던 공허감이 그 순간만큼 완벽하게 떠나갔다. --- p.42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고 가슴이 미어졌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내가 살 것 같았다. 그리고.... 보고 싶었다. 그의 심장 소리를 한 번은 더 들어야 내 인생이 허무한 한낮 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가 없는 나의 이십 대는 잘해야 거세된 젊음에 불과하고, 남은 인생도 아예 끝이 보이지 않는 좁고도 무서운 외길 낭떠러지 같지만, 한번 만날 수만 있다면 웃으면서 그를 보내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p.103 “으으윽, 바보도 이런.... 머저리란 말도 아깝다. 이 병신 같은 년아, 생각 좀 하고 살지 그랬어.... 의문에 재갈을 물리지 말고, 첫날부터 생각 좀 해보지... 찬찬히 조금만 생각해봐. 상식적으로 ‘이건 아니다’라는 게 어디 한 둘이었어? 미련하게, 어떻게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자기 좋을 대로만 봐?.... 얼마나 우스웠을까? 쉽기는 또 얼마나 쉬워? ‘미세스 강’ 소리에 ‘뻑’ 가서 정신 못 차리고.... 그 흔한 미세스, 그게 뭐라고. 허어헉.... 손 한번 스쳐도 부들부들 떨며 어쩔 줄 모르고 포옹 한 번에도... 그 인간이 그걸 몰랐겠어? 그 인간 계산속에 놀아난 걸, 뭐? 하나님 계획? 섭리? 아... 어떻게 하지? 깔깔거리는 두 사람 비웃음 들려? 정말 안 들려? 병신아, 미칠 것 같지? 저 웃음소리. 그런데 난, 아아~ 하, 난 정말인 줄 알았어. 하나님이 보낸 사람인 줄, 그것도 주의 종 목사잖아? 목사가 어떻게.... 돈, 마음, 시간 다 바치고. ‘말하지 않아도 난 알아요.’ 그러면서 몸은.... 그래, 몸도 바치고 싶었지. 한 번도 남자한테 안겨 본 적 없었거든... 겉만 그렇지, 생생한 내 호르몬을 위해 제발 안아 주길 바랐지. 사랑받고 싶어서 몸이 달았었지. ‘한 몸’이란 말에 숨이 막힐 것 같았어, 그런 내 진심을 갖고 놀았어. 아니 짓밟았어.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깡통도, 그런 식으로는 짓밟지 않아. 내 마음 따위는, 그 인간에게는 쓰레기만도 못한 거지?” --- p.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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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는 아르고너트이다. 스스로 껍데기를 만들 능력이 없어 암컷 껍데기 안에 얹혀 사는, 암컷에 비해 너무 작은놈.”
억압을 자유로 착각하면 사는 인생들. 착각의 껍질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두렵고 생소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는 인생 초상화 저자는 욕망과 자유를 이야기한다. 엄밀히 말하면 자유롭고 싶은 마음도 욕망에 포함되니까 결국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아마도 욕망 중에서도 가장 강한 게 사랑이 아닐까? 사랑과 자유는 과연 조화로울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오래전 진리를 깨달았다고 착각하고 있을 때 그때 나는 자유하게 됐다고 착각했어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말했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난 고 마광수 교수의 말이 훨씬 더 가슴에 다가오더라고요.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진리란 과연 무엇일까요? 사랑.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자비를 말하지 않는 종교가 있나요? 언어유희 같지만, 자유하고 싶음도 욕망이고 이런 욕망에서도 자유하고 싶은 게 또 욕망이라면 욕망과 자유는 분리되지 않는 샴쌍둥이 아닐까요? 자유로운 욕망. 인간에게 이것은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맘껏 사랑하는 것, 나는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서 이 자유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달리 말하면, 고통은 진리가 아니다. 사랑이 고통이면 그건 사랑이, 진리가 아니다.” 저자는 진리를 안다고 착각했던, 그래서 스스로 자유하다고 생각했던 세 사람이 각각 다른 방식이지만 진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이 찾아가는 자유의 여정에 많은 독자들이 참여하길 바란다. 사전 독자 리뷰 인생은 무엇을 추구하는가? 이 소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욕망을 주목하게 한다. ‘산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외로움.’ 다음은 소설 속 명철의 독백이다. ‘인생에 외로움이란 자리, 거기에 무엇이든 들어와 앉으면 그게 권력이 되는 거지. 특히 사랑은 더…내 인생을 휘둘렀던 권력. 영원할 것이라 믿고 가진 걸 다 주게 만드는 힘...’ 나는 인간의 본질 중 하나가 외로움이란 생각이 들었다. 외로움을 모르는 인간이 있을까? 아이러니하지만 정신에 이상이 없는 한 인간은 외롭다. 그래서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욕망은 외로움을 채우려는 발버둥이 아닐까? 사랑으로, 성공으로, 또는 신으로. 흔히들 욕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을 찾는다고들 하지만, 어쩌면 신과 욕망은 가장 가까운 동의어인지도 모른다. 신과 가까워지려 할수록 인간은 더 깊은 욕망의 미로에 빠진다. 보이지 않는, 만질 수 없는 신은 결코 외로움을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다른 듯 비슷한 세 인생을 통해 외로움이라는 욕망이 빚어낸 사랑과 배신을 이야기한다. 외로움은 그들에게?덫이 되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이유가 된다. 결국 이런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나는 외롭다. 고로 존재한다.” -한류타임즈 권오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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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서초교회 잔혹사〉로 글쓰기의 영역을 문학까지 확장해 온 옥성호 작가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한국적 상황에서 기독교의 문제를 통렬하게 비판했던 지난 작품과는 달리 작가는 배경만 취할 뿐 ‘인생의 굴레 바퀴’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전까지 줄곧 비판적 관점에서 출판해온 기독교 인문 영역 외에 이제 옥성호는 태생적으로 잘 아는 기독교 배경을 바탕으로 인생 이야기를 담은 본격 소설 장르로 알을 깨고 나오려 한다. 그런 점에서 〈아무도 후회하지 않아〉는 그의 글쓰기 인생에 분기점이 될 것이다. 무엇에라도 의탁하지 않고는 삶을 버텨내기 어려운 허약한 군상들이 만들어내는 소설 속 드라마는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 모든 판타지가 사라지고 속살과 속내를 드러낼 때, 우리의 삶은 얼마나 허망한 것이냐고 작가는 묻는 듯하다. 인간의 위선적인 내면이 신을 빌미로 한 욕망의 판타지로 어떻게 둔갑하는지, 또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은 지금 어느 광야를 헤매고 있는 것인지. 옥성호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낙뢰처럼 꽂히는 생각이 있다. 과연 우리는 지금 인생의 항로를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일까 - 정해종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