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 년 서양기독교의 역사와 비교해, 한국기독교는 짧은 시간에 참으로 많은 신앙의 유산과 흔적을 만들어왔습니다. 키아츠는 2014년 설립 이래로 한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의 신앙유산을 학문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일반인과 함께 나눌 안내서, 일종의 한국의 영적인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2012년에 여수엑스포를 기념해 전남 동부지역 교회들이 조직한 ‘복음엑스포네트워크’와 함께 《신앙을 품은 지역, 전남 동부로의 여행》 책자를 발간하였는데, 이것이 영적인 대동여지도를 그리는 키아츠의 첫 번째 연구 결과물이었습니다.
2017년, 키아츠는 마침내 국내 기독교 신앙유적 410곳을 정리한 종합순례 안내서인 《한국기독교 성지순례 50 Belt》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백령도에서 울릉도, 마라도에서 화진포에 이르는 남한 전체의 신앙유적을 50개의 벨트로 묶어 정리한 키아츠가 꿈꾼 기독교 대동여지도였습니다. 이 책은 한국교회 성도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해설사 및 다양한 분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이 책이 전국의 수많은 기독교 성지들을 한눈에 보여주고, 각 유적지를 백과사전처럼 소개하고 있지만, 각 교회나 그룹이나 개인들이 실제로 순례를 떠나기에는 코스 선정 등 미리 준비할 사항이 적지 않았습니다. 많은 독자들은 아무 고민 없이 안내에 따라 믿고 나설 수 있는 실용적인 순례 안내 책자를 요청하셨습니다.
《한국기독교 성지순례 50 Belt》와 마찬가지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참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시면서 여러 자료를 챙겨주신 분들, 더운 날에 현장에서 하나라도 더 정확하게 우리에게 알려주시려 애쓰신 분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한다고 밥을 사 주시고 교통비도 주신 분들, 서로 잘해 보자고 덕담과 응원을 해 주신 분들, 사실 이 책을 준비하는 과정은 한국교회의 희망을 보는 과정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나 좋은 신앙 유적지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이 책의 기획 의도에 따라 모든 곳을 책에 담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분들의 낙수효과를 기대해 봅니다. 6곳의 중심 순례지를 여행하다, 주변에 예기치 않은 기쁨을 찾는 효과를 기대해 봅니다.
키아츠는 이 책을 시작으로 전국의 주요 유적지를 2박 3일 일정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리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역사, 우리 신앙, 우리 것의 중요성이 높아진 이 시대에, 기독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가치와 긍정의 유산을 찾아 나누는 중심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키아츠의 일련의 이러한 작업에 기초해 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기독교 문화콘텐츠를 창조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이 책은 사실, 성도들이 작은 규모로 좀 더 여유 있게 신앙의 유산을 찾아 나서는 도우미로 기획되었습니다. 대형화, 익명성, 콘크리트화, 일방성을 넘어 조용히 내면의 나를 찾아 떠나기를 기대합니다. 《순례묵상》이 힐링이 되어, 다시 벌떡 일어나 더 좋은 사회와 교회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 수고한 키아츠의 모든 가족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진을 대표해서, 김재현 키아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