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瓊瑤,충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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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남기신 유품을 팔았다고?” 자미는 새하얗게 웃을 뿐이었다. 제비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자미를 보았다. “이때까지 살면서 너 같은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세상에 너 같은 애는 다시없을 거야. 너, 만약에 내가 널 속인 거면 어떡하려고…….” 자미는 마당에 있는 노인들과 아이들을 돌아보더니 담담한 듯 따뜻하게 대답했다. “네가 날 속일 리 없잖아.”
--- p.43 점점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고개를 들어 건륭을 바라본 제비는 커다란 풍채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 사람이 황제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제비가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자미가 전하고자 했던 한 마디, 가장 중요한 그 한 마디를 힘겹게 토해 냈다. “폐하…… 19년 전, 대명호반에 살던…… 하우하를 기억하십니까…….” --- p.67 영기가 제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제비 쪽으로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차를 술 삼아 ‘어여쁜 사슴’에게 건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그래서 자신은 어쩌다 화살에 맞게 되었다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제비는 두 남자의 입담에 절로 웃음이 났다. 그래서 호기롭게 잔을 들고 덩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멍청한 사냥꾼’에게도 건배!” --- p.99 “아바마마! 아바마마는 세상에서 제일 너그럽고 자상하신 분이에요. 나랏일요? 까짓것,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이건 궁 밖에 있을 때 들은 얘긴데, 나라에 건륭이 있어서 국물이 안 상한대요. 아무튼 백성들이 얼마나 아바마마를 떠받든다고요. 아바마마는 사람도 아니에요, 신이세요!” --- p.324 그간 한없이 가슴에서 맴돌던 그리움은 어느덧 하나로 엉기어 단단한 맹세가 되어 있었다. 자미의 입에서 조용한, 그러나 힘 있는 목소리가 시 한 구절을 싣고 흘러나왔다. “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합해질 때 그대를 떠나리.” --- p.3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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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년 전 대명호반에 살던 하우하를 기억하십니까.” 중화권을 넘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전설의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이 정식 한국어판 소설로 출간되었다. 흥미로운 소재를 감동적인 이야기로 엮어 낸 <황제의 딸>은 방영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인생 드라마’로 남아 있는 불후의 명작이다. 그것은 이 작품이 단순히 재미만 있어서가 아니라 깊이마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과 사람, 삶이 담긴…… 유쾌하기도 진중하기도 한 이야기. “어머니가 남기신 유품을 팔았다고? 너, 만약에 내가 널 속인 거면 어떡하려고…….” “네가 날 속일 리 없잖아.” <황제의 딸>은 대만의 저명한 작가 경요의 대표작이다. 작가 경요는 60편이 넘는 작품에서 여러 사랑과 사람 그리고 삶의 모습을 다루었다. 청나라 청춘 남녀들의 사랑 이야기가 주는 달콤한 임팩트가 크긴 하지만 사실 <황제의 딸>은 로맨스 이상의 것을 시사한다. 이 작품은 출신 배경이 서로 다른 두 소녀의 남다른 우애로 시작되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에는 아버지인 건륭과 자녀들 사이의 사랑과 갈등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밝고 건전한 주인공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이해와 용서, 화합 등의 가치를 제시하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과 우정은 소설의 가장 보편적인 주제였다. 이러한 기본적인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황제의 딸>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제비의 의협심과 자미의 배려심으로 대표되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따뜻함’ 때문이리라. 모든 이들의 가슴속엔 이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기꺼이 헌신하고 희생할 줄 아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그러한 마음을 잃은 듯 서로를 비방하고 경쟁에 열을 올리며, 사람이 사람과 함께할 때 느끼는 따뜻함을 잊고 지낸다. 조금은 각박하게 느껴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소설 <황제의 딸>은 곁에서 다정한 온기가 되어 주고 나아가 우리 스스로를 돌이켜보도록 할 것이다. 부디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저마다의 마음 어딘가에 품고 있을 따뜻함을 발견하길 바란다. 아울러 작품 속의 선한 기운이 우리 사회에도 깃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원한다. [책 속으로] “어머니가 남기신 유품을 팔았다고?” 자미는 새하얗게 웃을 뿐이었다. 제비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자미를 보았다. “이때까지 살면서 너 같은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세상에 너 같은 애는 다시없을 거야. 너, 만약에 내가 널 속인 거면 어떡하려고…….” 자미는 마당에 있는 노인들과 아이들을 돌아보더니 담담한 듯 따뜻하게 대답했다. “네가 날 속일 리 없잖아.” _43쪽 점점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고개를 들어 건륭을 바라본 제비는 커다란 풍채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 사람이 황제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제비가 마지막 남은 힘을 끌어모아 자미가 전하고자 했던 한 마디, 가장 중요한 그 한 마디를 힘겹게 토해 냈다. “폐하…… 19년 전, 대명호반에 살던…… 하우하를 기억하십니까…….” _67쪽 영기가 제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제비 쪽으로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차를 술 삼아 ‘어여쁜 사슴’에게 건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그래서 자신은 어쩌다 화살에 맞게 되었다는 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제비는 두 남자의 입담에 절로 웃음이 났다. 그래서 호기롭게 잔을 들고 덩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멍청한 사냥꾼’에게도 건배!” _99쪽 “아바마마! 아바마마는 세상에서 제일 너그럽고 자상하신 분이에요. 나랏일요? 까짓것,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이건 궁 밖에 있을 때 들은 얘긴데, 나라에 건륭이 있어서 국물이 안 상한대요. 아무튼 백성들이 얼마나 아바마마를 떠받든다고요. 아바마마는 사람도 아니에요, 신이세요!” _32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