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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분노로부터 얻는 영감 분노로부터 얻는 영감 두 번째 부인 할래? 미자라니까 남의 집 귀한 딸 이게 감금죄거든요 축구를 한다는 것은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 햇빛 속의 고양이 2장 여기는 아버지의 나라 NEW WOMEN ARRIVE 할아버지의 영정을 들지 못했다 나는 엄마와 함께 사랑받고 싶었다 선생님, ‘야메떼’가 뭔지 알아요? 아버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여자애들은 원래 멍청하잖아요 ‘딸바보’라는 단어의 이면 조신하게 집에만 있어야겠다 3장 묘비명: 아니라고 말하고 죽다 묘비명 : 아니라고 말하고 죽다 변태들의 문자 여기 이태원 클럽이야 안전 수칙 : 온 힘을 다해 움츠러들 것 그래도 나는 너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제발 숨만 쉬세요 피해자를 위한 꿀팁 무언가의 종말을 위하여 4장 너희가 깎아내릴 수 있는 삶이 아님을 미드 <스캔들> : 위대해질 기회 섹스 _ 오펜더스 _ 리스트 어린 여자애 혼자 그랬을 리 없잖아 성형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화장품 기사는 여자가 읽어야 제맛 이제는 네가 잘 지내고 있기를 빌어 소녀에게 너희가 깎아내릴 수 있는 삶이 아님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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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니냐고?
우리는 아직 ‘아버지의 나라’에 산다 세상은 여자들에게 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니냐고 묻는다. 어머니 세대처럼 차별받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 않느냐고. 그렇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엄마가 겪은 일을 딸인 저자도 똑같이 겪었고, 그녀가 겪은 일을 십 대 여동생도 똑같이 겪을 테다. 여자들은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서며 오늘도 무사히 귀가했음에 감사해야 하는 삶을 산다. 택시를 탈 때는 핸드폰에 112 번호를 띄워 놓아야 한다.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난 저자 진초록은 친가 식구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렇지만 그 사랑을 느끼며 그녀는 자꾸 죄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 안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엄마를 보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몇 시간을 차로 달려 친가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부엌에 들어가 상을 차려냈고, 친가 식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가만히 앉아 며느리가 차린 음식을 받아먹기만 했다. 어린 나이에도 그 장면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녀의 또래인 이삼십 대 여성들도 비슷하게 자랐다. 분명히 표면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외치는 사회인데도 여성들은 남성들과 같은 걸 누리지 못했다. 아버지는 ‘딸’이라고 해도 차별 없이 사랑해주었지만 그건 가부장제가 만들어놓은 순종적 여성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였다. 학교에서는 똑같이 체육 수업을 가르쳤지만 남자애들이 축구를 하며 운동장 전체를 누비는 사이, 여자애들은 스탠드에서 남자애들을 응원하기만 했다. 여성혐오는 나를 든든히 지지해주던 아버지의 그늘이 사라졌을 때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견고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의 보호에서 벗어난 셈이니 가장 손쉬운 먹잇감 아니겠는가. 진초록은 쌍욕을 하면서 한번 만나달라고 하는 변태들의 문자를 받고, 새벽에 사장님들 술 시중을 들라는 전화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문을 잠그고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고, 잠시 외출한 틈에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집을 침입한다. “사랑받지 않았다면 덜 슬펐을까?” 이삼십 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더 열광하는 까닭 진초록은 친가 식구들에게 사랑받지 않았다면 덜 슬펐을지도 모르겠다고 회고한다. 친가 식구들과 엄마 사이에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배운 것과는 전혀 다른 사회에 내던져졌다. 여자도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삼십 대 여성들은 새로운 눈을 떠버린 세대다. 그들이 페미니즘에 더 열광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