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거울 속은 일요일
제1장 거울 속은 일요일 제2장 꿈속에서는 잠을 잔다 제3장 입은 진실을 말한다 밀 / 실 밀 실 옮긴이의 말 |
殊能?之
박춘상의 다른 상품
|
“옛 살인사건을 다시 조사하라는 말이군요.”
이스루기는 책상 위에서 턱을 괴고서 남자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맞아, 옛 고장 가마쿠라의 기묘한 관(館)에서 벌어진 잔혹한 살인사건이지. 명탐정과 잘 어울리는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도노다 요시타케가 대답했다. 그는 성실하게 대응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스루기의 등 뒤가 자꾸 신경이 쓰여서 종종 천장을 올려다보곤 했다. “으음, 몇 년 전 사건이라고 했죠?” “14년 전. 1987년 7월에 벌어졌던 사건이지.” --- p.80 “14년 전에 가마쿠라시 조묘지(?明寺)에 있는 범패장이라는 건물에서 사건이 벌어졌는데 말이야…….” 도노다가 설명을 시작한 순간 이스루기의 머리에 피가 솟구쳤다. 이 얼마나 짓궂은 장난인가. 농담도 정도가 있다. 이스루기는 호통을 치고 싶은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서 도노다를 노려봤다. “저기요, 절 농락할 셈이라면 당장 돌아가주십시오. 그런 농담은 하나도 재미가 없으니까요.” --- p.86 “다음 달 7일 화요일에 후지데라 교수님이 그 화요회에 초대를 받았대. 모처럼 찾아온 기회라 후학을 위해 학생들을 데려가고 싶다고 부탁했더니 마왕이 허락해줬대.” “마왕?” “즈이몬 류시로 말이야. 이름이 류시로잖아? 그래서 뒤에서 사람들이 ‘루시펠’, 다시 말해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러.” 도모코가 방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별명처럼 아주 무섭고 괴팍한가 봐.” “그래서 너랑 나카타니 씨는 마왕의 초대를 수락했다는 거야?” “맞아.” --- p.95 “말라르메는 분명 포를 애호하긴 했지요. 다만 오로지 시뿐이었지만.” “에드거 앨런 포는 『시의 원리』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미즈키가 날카롭게 지적했다. “시를 영감이나 직감의 산물로 보지 않고, 시를 쓰는 프로세스를 철저하게 의식화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그래서 포가 탐정소설의 시조가 된 것도 당연하겠죠. 체스터튼의 명언이 있지요. ‘범인은 창조적인 예술가이지만, 탐정은 단순한 비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포는 예리한 비평가이기도 했습니다. 『시의 원리』를 쓰고, 탐정소설을 창조할 수 있었던 건 그가 창조적인 비평가였기 때문입니다.” “그건 탐정다운 사고방식이로군. 포는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 p.186 “이스루기 씨한테 유명인이라는 건 아주 잘 알아. 그래도 이번 기획은 그런 일부 특수한 사람을 위한 게 아니라 더 넓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잡은 꽤 재밌는 내용이야. 폭로 책이 아니고 고발 책이야.” “고발 책?” 이스루기는 영문을 알 수가 없어서 도노다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었다. “맞아. 만약에 내 생각대로 미즈키의 추리가 틀렸다면 이건 원죄(?罪)사건이야.” --- p.192 |
|
드디어 막이 오르다……. 명탐정, 최후의 사건!
형태가 기이한 범패장에서 벌어진 참극 그리고 명탐정의 죽음! 가마쿠라에는 소라고둥을 의미하는 범패장이라는 기이한 관(館)이 있다. 그곳의 주인은 마왕이라 불리는 이단의 프랑스 문학자. 주로 말라르메를 연구하는 마왕 즈이몬 류시로는 말라르메처럼 ‘화요회’를 주최한다. 평온하게 화요회가 끝난 듯했던 그날 밤 기묘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일가의 죽음이 각인되어 있는 불온한 무대에서 심야에 초대받은 여러 초대객 중 변호사가 칼에 찔려 죽은 것. 사건이 벌어진 현장인 독특한 계단에는 만 엔짜리 지폐 여러 장이 흩뿌려져 있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명탐정 미즈키 마사오미의 활약 덕분에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현대의 명탐정인 이스루기 기사쿠에게 그 사건을 다시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사건을 조사하는 이스루기 기사쿠에 의해 어딘가 어색한 점들이 발견되지만 곧 그는……. 시간을 넘어 교차하는 수수께끼,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현기증과 부유감이 넘쳐흐르는 주도면밀한 트릭으로 가득 찬 세계를 그 명탐정이 도전한다. 그야말로 빈틈없는 완벽한 본격 미스터리! 이 걸작은 단 한 글자조차 빠뜨리지 말고 읽어야 한다. 비록 난해한 말라르메의 시처럼 초반 난해한 서술 구조가 펼쳐지더라도. 범패장이라 불리는 관, 마왕이라 일컬어지는 불문학자, 암송되는 말라르메의 시, 기이한 사체, 그리고 희대의 명탐정. 본 작품은 이스루기 기사쿠 시리즈 중 걸작으로 꼽히며 본격 미스터리의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들이 두루 갖춰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스루기 기사쿠의 활약을 담은 중편 「밀/실」도 수록하였다. 본격 미스터리의 걸작 『가위남』의 작가 슈노 마사유키 두 번째 작품 전격 출간! “명탐정이 멋들어지게 추리를 피력하여 범인이 체포되는 시점에서 소설은 끝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뒤에도 인생이 이어진다. 범인의 인생도, 사건 관계자의 인생도, 그리고 명탐정의 인생도…….” _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본격 미스터리의 수작으로 꼽히는 『가위남』과 『거울 속은 일요일』을 생산한 작가 슈노 마사유키의 인생은? 안타깝게도 그는 2013년 49세의 나이로 타계하였다. 그를 좋아했던 독자들은 여전히 그의 얼굴과 사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참으로 미스터리한 작가다. 국내에선 2007년 처음 『가위남』이 소개되었지만 일찍 절판되었고, 다시 2019년 번역을 새롭게 하여 스핑크스 출판사에 의해 전격 복간되었다. 『가위남』은 살인귀가 살인귀를 쫓는 이야기, 그러면서도 살인귀의 비정상적인 심리를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내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미스터리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슈노 마사유키는 49세의 나이로 2013년에 타계하였다. 작가 데뷔 후 10년 조금 넘은 기간 동안 집필 활동을 하였고, 10편이 채 안 되는(활동 기간에 비하면 적지 않은 양이지만) 작품을 남겼다. 『가위남』 외에 명탐정 이스루기 기사쿠 시리즈인 『미노타우로스』 『검은 부처』 『거울 속은 일요일』 『밀/실』 『키마이라의 새로운 성』 등을 남겼다. 그중 『거울 속은 일요일』은 이스루기 기사쿠 시리즈 중 손에 꼽히는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작가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어들을 빌려서 고둥과 비슷한 ‘범패장’이라는 공간을 꾸몄고 그 속에 명탐정과 조수, 여러 등장인물을 배치하여 본격 미스터리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하고 있다. 작가는 말라르메의 시어들을 그저 빌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까지도 분야가 다른 본격 미스터리 안에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작가는 독자를 범패장이라는 물리적인 미궁 속으로 초대한 뒤 교묘히 그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상징의 미궁 속으로 이끈다.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로 진행되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추리극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