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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독약 먹잇감 옮긴이의 말 해설 |
Thierry Jonqu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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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시간이 꽤 흘렀지. 갑자기 다른 생각이 떠올랐어. 착오야! 나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거야! 이렇게 고문을 받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야. 너는 남은 힘을 다 모아서 소리쳤지.
"제발 부탁입니다! 여기로 와보세요! 사람을 잘못 보셨어요! 저는 뱅상 모로입니다! 실수하셨어요! 뱅상 모로예요! 뱅상 모로!" 그러다가 숲에서 본 플래시 불빛이 문득 떠올랐지. 네 얼굴을 비추던 노란 불빛. 그리고 무표정한 남자의 목소리도 떠올랐지. "그래, 너야." 맞아. 너였어. ---p.40 나방은 사악한 올가미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다. 거미가 얼른 다시 나타났다. 먹잇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제 몸에서 뿜은 실로 먹잇감의 몸을 감아 고치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중에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벽 틈새에 고치를 숨겼다. ---p.63 끔찍해! 다시 시작됐어. 너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지. 아니, 제대로 이해하기가 차라리 두렵지. 이번에는 미갈이 너를 분명 죽일 테니까! ---p.119 미갈은 네 머리를 더없이 어두운 물속에 조금씩 더 깊이 처박았다가 네가 익사하기 직전에 머리카락을 붙잡고 끌어당겼어. 그리고 이제 최후의 일격. 알렉스! 미갈은 미치지 않았어. 천재였어. 이렇게 미묘하게 발전하는 상황을 미갈이 아니면 누가 계획하겠어? 나쁜 놈! 죽어 마땅한 놈! (…) 수술실 문이 열려 있었어. 너는 탁자로 달려가서 수술칼을 집었지. 천천히 미갈에게 걸어갔어. 칼날을 곧장 미갈에게 겨누고. ---pp.158~159 『독거미』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고 난 뒤에야 한 편의 비밀로 완성된다. 벗어나려 하면 더욱 옭아매는 거미줄처럼 종케는 함부로 중단할 수 없는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거미의 소설, 종케의 이야기 건축술이 그렇다. ---p.180, 「해설」에서 독거미의 독은 다른 생물체에게는 독이지만 거미에게는 생존의 필연이다. 독으로 생명체를 포획해 거미는 살아갈 수 있다. 리샤르나 이브에게도 ‘독’은 이렇듯 필요악이자 필연이다. 리샤르는 “고통을 달래야 했고, 이브는 오로지 그 목적을 위해서 존재했다.(85쪽)” 하지만 이브의 존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리샤르. 어느새 그들은 공생 관계가 된 것이다. ---p.186, 「해설」에서 『독거미』는 스피디한 문체와 시종일관 냉정한 태도로 독자를 긴장케 한다. 다른 서술자의 교차적 개입은 상황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비밀을 여기저기 뿌려놓지만 쉽사리 답을 내주지 않는다. 모두들 약간씩 정상적 삶의 궤도에서 엇나가 있지만 어딘가 또 현대적 삶의 일상적 풍경과 닮아 있기도 하다. 종케의 매력이자 『독거미』의 강점이다. ---p.187, 「해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