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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예찬
타자 윤리의 서사 양장
왕은철
현대문학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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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내 딸을 내줄 테니 손님에게는 아무 짓도 하지 마시오”
-환대의 두 얼굴

“제가 보시를 이전보다 더하게 해주십시오”
-수대나태자의 무조건적 환대

“생을 사랑함은 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타자로서의 나환자, 그 목소리

“서러운 사람에겐…… 서러운 이야기를”
-몽실 언니의 환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용기”
-디아스포라 작가의 한숨과 향수

“나는 존재한다 따라서 사랑한다”
-환대의 계보

“HGWXX/7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적대적인 타자의 환대

“흐르는 눈물을 보며 내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타자로서의 장애인

“아무것도 몰랐던 거, 미안해”
-타자에 대한 낙관과 긍정

“신명껏 돕겠습니다. 아니 강제라도 하겠습니다”
-우리가 아닌 당신들의 천국

“나는 그를 몰랐지만,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타자에게서 불어오는 윤리의 바람

“그들이 당신에게 용서하지 않을 권한을 주었나요?”
-얼굴 없는 타자의 환대

“사랑하는 힘은 죽어가고 있다”
-예루살렘의 우울한 사랑

“조국이여, 진창에 빠져버려라”
-팔레스타인의 눈물

“이렇게 빵을 잘 굽다니 어디서 배운 거니?”
-환대의 최종적인 수혜자

“우리 위에, ‘그’ 위에 다른 존재가 있는 것 같아요”
-밤비의 환대

“나도 네 이름이 마음에 들어”
-철조망 안으로 들어간 소년

“안 하고 싶습니다”
-박해의 트라우마와 바틀비

“나는 내 꽃에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와 ‘길들임’의 윤리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환대로서의 애도

저자 소개1

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클래리언대학교와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H. B. 이어하트재단, 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 풀브라이트재단의 펠로 및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 교수를 역임했으며, 케이프타운대학과 워싱턴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다.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생명의신비상, 전북대학교 학술상, 전북대학교 수업상을 수상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철의 시대』, 『피의 꽃잎』, 『연을 쫓는 아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마이클 K』
전북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클래리언대학교와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각각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H. B. 이어하트재단, 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 풀브라이트재단의 펠로 및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 교수를 역임했으며, 케이프타운대학과 워싱턴대학에서 객원교수로 있었다.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생명의신비상, 전북대학교 학술상, 전북대학교 수업상을 수상했다.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이고, 현재 전북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철의 시대』, 『피의 꽃잎』, 『연을 쫓는 아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마이클 K』, 『전쟁 쓰레기』, 『다른 방에는 다른 놀라움이』 등의 책을 우리 말로 옮겼고, 『J. M. 쿳시의 대화적 소설』(문화관광부우수도서), 『문학의 거장들』(한국연구재단 우수도서), 『애도예찬』(전숙희문학상), 『타자의 정치학과 문학』(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세종도서),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생명의신비상, 세종도서)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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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522g | 128*188*28mm
ISBN13
9788972751526

책 속으로

지난 20여 년을 돌아보면 환대가, 아니 환대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세계는 난민이나 이민자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지금 이 순간도 그러하다. 많은 나라들은 그들이 자신들의 나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기들이 조금만 잘살면 못사는 나라의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차단하는 게 세상이다. (.……) 메르켈 독일 총리가 칭송을 받은 것은 자꾸만 벽을 쌓으려 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여 (.……) 10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위대한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 메르켈은 타자에 대한 적대가 기승을 부리는 이 지독한 냉소와 무관심의 시대에도 환대가 존재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계에는 아쉽게도 메르켈보다는 트럼프가 더 많다.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것은 환대가 아니라 그것의 부재이다.
--- p.23

인간이 가진 놀라운 능력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기 것처럼 느낄 줄 아는 능력, 즉 공감 능력이다. (.……) 이웃에 대한 사랑도, 타자에 대한 환대도 여기에서 나온다. 문학 역시 그러한 공감 능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거나, 존재하더라도 자기 얘기만 반복하는 자기중심적인 몸짓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문학은 타자에 관한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
--- p.69

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는 낮은 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이 문학이라면, 그것이야말로 환대다. 우리가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주는’ 것처럼, 작가는 세상의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 즉 짓밟히고 억눌린 타자들에게 목소리를 ‘준다’. 음식이 물질인 것처럼 언어도, 목소리도, 스토리도 물질이다.
--- p.93

계층의 사다리에서 가장 하단에 있는 존재가 그 타자다. 그 하단은 침묵의 자리이자 상처의 자리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들의 침묵과 상처를 대변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문학의 몫이요 예술의 몫일 것이다. 여기에서 작가는 난관에 처한다. 한편에는 낮은 자를 대변해야 하는 윤리적 책무가, 다른 한편에는 낮은 자를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대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 있어서이다.
--- pp.95-96

타자를 향한 윤리적 책임이나 환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의 문제이고, 생각이 아니라 감정의 문제이며, 레비나스의 말처럼 심지어 언어가 아니라 언어 이전의 문제라서 그렇다.
--- p.139

우리를 환대하는 사람을 환대하는 것은 상식의 영역이요 경제학의 영역에 속한다. 우리의 환대를 받은 사람은 언젠가 우리에게 환대를 돌려줄 것이다. 환대를 돌려주지 못하면 적어도 그 사람의 마음에 짐이라도 남을 것이다. 그게 환대의 경제학이다. 그러나 진정한 환대는 경제학이나 경제원칙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그것을 거스르는 것으로, 아무런 보상도 기대하지 않고, 아니 보상은커녕 때로는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모험을 감수하며, 그냥 주는 것이다.
--- pp.174-175

미래는 용서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말은 타자에 대한 따뜻함이 없다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용서는 환대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 p.292

타자를 향해 인간의 등을 떠미는 환대의 바람은 곳곳에 불지만, 정작 환대의 고향인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에서는 불지 않는다. 환대의 고향에서 환대가 훼손당하고 모욕당하는 게 현실이다. 아이러니는 그들이 세상의 타자였을 때 나치 독일에게 받은 상처와 고통의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타자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상처와 고통 속으로 내몰며 그렇지 않아도 ‘벌거벗은’ 그들을 더 ‘벌거벗은’ 타자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즈의 소설이 출간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타자의 환대는 더욱더 요원한 일이 되어가고 (.……) 있다.
--- p.311

‘환대의 문턱’과 ‘환대의 부정’을 동시에 의미하는 ‘파 도스피탈리테’의 양가적인 속성은 개인만이 아니라 국가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사는 집이 개인의 집이라면 국가는 공동체의 집이다. 크기의 차이만 있을 뿐 어떠한 문턱이든 같은 기능을 한다. 개인의 집 문턱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문턱인 출입국관리사무소나 이민국은 타자를 맞아들이는 환대의 문턱이기도 하지만, 타자를 돌려세우는 적대의 문턱이기도 하다.
개인의 집이든 공동체의 집이든 중요한 것은 그 집의 주인이 환대의 주체라는 사실이다. 누군가를 맞아들이거나 돌려세우는 것은 주인의 권리다. 주인이 손님을 아무리 극진하게 대한다 해도 주인은 주인이고 손님은 손님이다. 이것이 환대의 상식이요 원칙이다. 인간이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고 환대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는 칸트의 세계주의도 따지고 보면 그 상식과 원칙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환대의 상식과 원칙은 늘 훼손당하고 침해당했다. 손님이어야 할 사람--- pp.들)이 주인--- pp.들)의 자리를 차지한 예는 수도 없이 있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는 훼손과 침해의 역사 그 자체였는지 모른다. 주인의 의도와 다르게 자기 마음대로 문을 열고 문턱을 넘어 주인을 죽이거나 노예로 만들면서 그 집을 독차지한 식민주의 역사는 그러한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 pp.317-318

환대는 마음이면서 물질이다. 따뜻한 말로 어루만질 때는 마음이고, 필요한 음식을 가져다줄 때는 물질이다. 이처럼 환대는 빈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든 물질이든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행위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돌려받을 것을 기대해서도 아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서도 아니라 가슴이 시켜서 자발적으로 ‘주는’ 실천적 행위다. --- pp.……) 주고받는 경제의 원칙을 초월한 ‘진짜’ 선물이다. 그는 ‘그냥’ 주고 상대는 ‘그냥’ 받는다.
--- pp.395-396

환대는 타자의 “이름이 무엇이든, 언어가 무엇이든, 성별이 무엇이든, 종種이 무엇이든, 인간이든 동물이든 혹은 신적인” 존재이든, 행해져야 하는 것이다. 환대할 수 있는 대상을 환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환대할 수 없는 대상을 환대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적인 환대일 것이다. 바로 이것이 데리다가 말하는 “무조건적 환대”의 개념이다. 어쩌면 그러한 환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윤리적 삶의 나침반이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대의 고전, 환대의 서사들

필자는 익히 잘 알고 있는 동화 『어린왕자』 『몽실언니』부터 시대의 고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까지, 석가모니의 이야기 『수대나태자경』부터 구약의 『창세기』와 『판관기』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작품부터 최근 한국 문학을 이끌어가는 신예 최은영의 단편 「씬짜오, 씬짜오」까지, ‘트래지컬리 힙’의 리드보컬인 고드 다우니의 음반이자 그래픽 소설인 『비밀의 길』부터 흥행 영화 [타인의 삶]까지, 환대의 서사들을 종횡무진 경계 없이 찾아 소개하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환대,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있다.

구약 성서 『창세기』와 『판관기』의 일화를 바탕으로 몇천 년 전에 행해진 ‘무조건적 환대’가 가진 절대적 의미와 거기에서 파생된 이면의 폭력과 희생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이상적 환대의 예를 제시한다.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아이들을 달라는 바라문에게 피눈물을 흘리면서 제 자식들을 내주는 희생과 보시를 실천한 수대나태자의 일생을 그린 『수대나태자경』을 소개하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주는 것, 더 이상 내줄 것이 없을 때까지 행하는 보시가 곧 환대임을 역설한다.

비천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낮은 자’들을 품고 그들을 위해 희생해온 한 여인의 삶을 그린 권정생의 『몽실 언니』는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작가 권정생이 인생의 마지막까지 추구했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미한 모든 생명에 대한 환대와 연민으로 가득했던 권정생과 몽실 언니의 선한 태도는 마치 한 사람의 것처럼 느껴진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나의 삶에 다른 사람의 삶을 얻는 삶”보다 더 큰 환대가 없음을, 이 소설의 초가족적 “환대의 계보”를 통해 그 본질을 탐색한다. 이 작품이 시대의 고전으로 남은 이유이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 『경험의 노래』에 나오는 「타인의 슬픔」을 통해, 오에 겐자부로의 평생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환대의 본질에 대해 설명한다. 연작소설?『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에 수록된 오에 겐자부로의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의 삶, 그리고 그 소수자를 껴안고 살아가는 가족으로서의 삶을 다시 한 번 심고하게 한다.

2016년 캐나다의 록 가수 고드 다우니의 시에 제프 르마이어가 그림을 그린 그래픽 소설 『비밀의 길 』은 한 번도 만난 적 없으나 억울하고 안타깝게 죽어간 인디언 소년 차니 웬작을 향한 가수의 진정성 있는 환대의 노래이며, 그 한 명의 노래가 모두의 합창으로 확장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영어권 작가’라 일컬어지는 J. M 쿳시Coetzee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는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환대를 행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내적 결핍, 윤리적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는 궁극적인 정신 활동이 환대의 진정한 정신이며, 더불어 환대의 수혜자는 행하는 자가 될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존 보인의 소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에서 철조망을 가운데에 두고 우정을 쌓게 된 두 소년이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인간 내부의 “윤리적 존재”가 지시하는 순진하고도 무모한 모험적 형태의 환대를 보여준다.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에 그려진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통해, 타자에 대한 인내심 있는 접근과 그로 인해 서로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책임감 있는 관계 형성이야말로 진정한 환대임을 강조한다.

작가 한강의 사적인 경험을 다룬 에세이이자 소설인 『흰』과 80년 5월의 아픔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가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하면서 애도 역시 환대의 한 형식이며, 따라서 애도에 실패하는 것은 환대에 실패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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