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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쌓아둔 것들
껌딱지 … 12 숲에 내리는 비 … 14 쌓아둔 것들 … 17 생일 선물 … 18 잠이 안와 … 20 다도해 … 22 가을 길이 꼬물꼬물 … 24 읽기 놀이 … 26 생각계획표 … 28 시작은 작아도 … 30 이런 건 어때? … 32 다 닳겠다 … 34 개그맨이라면 … 36 일기예보 … 38 [2부] 골목길 냉장고 골목길 냉장고 … 42 밤비처럼 … 44 낙엽 … 46 숲 향기 … 48 누구일까? … 50 몰래 몰래 … 52 세뱃돈 … 54 초안산에서 … 55 간질간질 … 56 나도 분명히 고생하고 있다 … 58 생각만 해도 … 60 좋은 날씨 … 61 훌라후프 … 62 갯벌 … 64 [3부] 침대가 하나라서 헷갈린다 … 68 시합이다 … 70 꿈에 … 72 딸기물 초코물 … 74 4월에 … 76 멍들었다 … 78 꿈속에서 … 80 진짜 피서 … 82 할머니 고추밭 … 84 불공평한 할아버지 … 86 침대가 하나라서 … 88 땡 … 90 [4부] 내가 넘어졌을 때 종이 먹는 괴물 … 94 오솔 … 96 방 부자 … 98 자박자박 … 100 걱정 없다 … 102 숨바꼭질 … 104 아빠가 가장 멀리 있을 때 … 106 바쁜 여행 … 108 아빠 마중 … 110 몰래 몰래 아빠 … 112 아빠 퇴근 시간 … 114 말하는 거울 … 115 발냄새 … 116 내가 넘어졌을 때 … 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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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딱지
낙엽이 비를 만나면 뭐가 되게? 글쎄……. 껌딱지. 녹색 단물 다 먹고 퉤- 뱉어버린 껌딱지. 길에 딱 달라붙어 쓸어도 쓸어도 떨어지지 않는 껌딱지. 겨울이 와도 길에 남아서 가을이라고 우기는 껌딱지. 엄마에게 붙어서 안 떨어지는 내 동생 같은 껌딱지. 쌓아둔 것들 툭- 발끝으로 건드렸을 뿐인데 와르르르- 쏟아지는 인형들. - 예쁘다고 했었잖아, 언제까지 모른척할 건데? - 다시 나랑 놀아주면 안 돼? - 먼지라도 털어주면 좋겠어. 인형들 다시 쌓으려는데 함께 쏟아져 있는 말들. 미안한 마음에 인형 놀이 온종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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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같은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 뜬금없는 가능성을 어른들의 굳은 시선은 잘 잡아내지 못한다. 마치 코끼리를 삼킨 보아구렁이가 모자로 보이는 것처럼, 어린이들에게만 무서운 코끼리의 최후가 발견되는 것과 같다.
강인석 시인의 신작 동시집 '쌓아둔 것들'에는 그런 뜬금없는 가능성을 잘 발견하는 어린이의 시선이 돋보이는 동시들이 가득하다. 생일선물로 건넨 문화상품권이 돌아오기도 하고(생일 선물), 낙엽 밟는 소리가 지난 추석의 기억을 무작정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고(가을 길이 꼬물꼬물), 평범한 식당 매뉴판이 즐거운 놀이로 변신하기도 한다(읽기 놀이). 툭- / 발끝으로 건드렸을 뿐인데 / 와르르르- / 쏟아지는 인형들. // - 예쁘다고 했었잖아, 언제까지 모른척할 건데? / - 다시 나랑 놀아주면 안 돼? / - 먼지라도 털어주면 좋겠어. // 인형들 다시 쌓으려는데 // 함께 쏟아져 있는 말들. // 미안한 마음에 / 인형 놀이 / 온종일. (- 「쌓아둔 것들」 전문) 책상 옆에 쌓아둔 먼지 가득한 인형들이 갑자기 쏟아진 일반적인 상황 속에서 어린이는 방치되었던 인형들의 볼멘소리를 듣는다. 그리고는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물건이 쏟아지는 경험은 흔하다. 이런 것은 어른들과 어린이들 구분 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어린이가 발견하는 가능성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 쏟아진 먼지투성이 인형들이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인형과 하루 종일 놀아준다.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낡은 인형들을 만지작거리고 노는 어린이들은 아마도 인형의 그런 볼멘소리를 들었음이 틀림없다. 시인은 이런 가능성에 집중한다. 사물에 대해서도, 흔한 경험에 대해서도 조금 더 깊이 공감하고, 발견해내려는 시인의 노력이 보이는 동시들이 가득한 동시집. 어린이들에게 선물하기에 좋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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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직접 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잘 모를 때가 많다. 정직하고 맑은 거울을 봐야 ‘나’를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맑은 거울은 사람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내가 보인다. 자세히 보면 거기에 내가 있다.
강인석 시인은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을 파악한다. 가족과 친구, 때론 친숙한 사물들을 보며 그 속에서 자신을 찾아낸다. 정작 자신이 아들이었을 때는 몰랐던 과거의 모습을 현재의 아들을 보며 뒤늦게 깨닫는다. 중심에 있을 때 보이지 않던 것들이 주변으로 가면 보이게 된다. 주변으로 비켜서서 하나씩 세심하게 살펴보면 세상 모든 것이 ‘나’였음을 알게 된다. 나를 만나는 맑은 거울 54장을 묶어 놓은 책, 강인석 시인이 내놓은 시집이 그렇다. - 이도환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