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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새싹의 공부
두리번두리번 …12 숨겨 주기 …14 나무 상처에 …16 꽃 식당 …18 귀찮음 …21 도시 흙 …22 새싹의 공부 …24 초록 신호 …26 숨구멍 …28 새 떼 …30 물고기의 공부 …32 기계병아리 …34 쏠림 …36 예의 바른 무지개 …38 반성 사진 …40 [2부] 길 잃은 거짓말 호기심 나라엔 …44 감탄사 …46 책 나이 …48 맛보는 귀 …50 딸꾹질 …53 부끄러운 발가락 …54 사투리 …56 길 잃은 거짓말 …58 씨 뿌리기 …60 늙은이탑 - ‘경천사십층석탑’ 앞에서 …63 비밀 …64 유치원 소풍 …66 두 배 …68 지는 게 이긴다고요? …70 조마조마 …72 [3부] 마음 감추려고 통행료 …76 머뭇머뭇 …78 거스름돈 …80 내 소개할게요 …82 공짜의 가르침 …84 진짜 얼굴 …87 얼굴 …88 발뒤꿈치 …90 선물 앞에서 …92 시끄럽다고 …94 싸움 뒤엔 …96 운동장의 나누기 …98 마음 감추려고 …101 친구 찾기 …102 졸업 마침표 …104 [4부] 아빠가 되려면 보름달 웃음 …108 열 살짜리 벽지 …110 선물 …112 틀니 …114 같은 편 …117 유모차 …118 바코드 …120 민들레꽃 고모 …122 화난 형 …124 말이 짧아진다 …126 요양원을 지나가면 …128 괜찮아 …130 중심 …132 아빠가 되려면 …134 얼음덩어리 …136 |
김순영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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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짜리 벽지
10년 만에 이사하는 날, 아빠가 낡은 벽지 한 켠을 부-욱 찢어 실어왔다. 펼쳐보니 그 안에 누나 키, 내 키 재던 손 때와 10년 시간이 자라있었다. “이건 갖고 오고 싶었어.” 아빠는 예쁘게 오려 새하얀 벽지 한 켠에 덧붙였다. 낯설던 집이 편안해졌다. 그 앞을 오갈 때마다 열 살짜리 벽지가 어릴 때 기억을 솔솔 뿌려주었다. 감탄사 - 아이고! - 저런! - 아차! 툭툭 터져 나오는 놀람 감탄사 먼저 달려 나와 긴장을 풀어준다. 뒤따라 나오는 말이 기운을 차린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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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낼 때도 어른답게 읽어낸다. 어른들의 생각과 기준, 어른들의 용어와 가치로 읽어낸다. 어느 영화 속에서 어린이에게 실수한 어른에게 “취소”라고 말하면 된다고 쉽게 해결책을 제시했던 장면처럼, 어른이의 내면을 어린이의 시각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김순영 시인의 신작 동시집 ‘열 살짜리 벽지’는 어린이의 내면을 어린이답게 읽어낸 뛰어난 작품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구멍난 양말을 신고 간 하루 동안의 마음(부끄러운 발가락)이나, 칭찬에 귀가 솔깃한 마음(맛보는 귀), 잘못에 대해 쉽게 반성하고 돌이키는 마음(반성사진) 등에는 어린이다운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린이다움이 끝까지 유지되기 위해서는 시적 화자가 명확하게 어린이로 고정되고, 끝까지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김순영 시인의 작품들은 시적 화자가 모호해지거나, 흔들리는 모습이 전혀 없다. 모든 작품의 화자는 1행부터 마지막까지 ‘나=어린이’이다. 그래서 어떤 작품을 들춰봐도 어린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발표하는 중에 발견한 / 잘못된 내 글, / 아닌 척 지어가며 발표했다. // 급히 만든 내용에 / 눈동자가 흔들려 / 단어가 더듬더듬 / 문장도 삐걱삐걱 / 덜 익은 즉석요리 같다. // 거짓말이 길을 잃고 / 갈팡질팡했다. - '길 잃은 거짓말' 전문 학교에서, 학원에서 발표할 때 자신이 준비한 내용이 틀린 것을 가장 먼저 눈치채는 건 자기 자신이다. 그 잘못을 들키기 싫어서 임기응변으로 내용을 지어내고, 얼버무리듯 넘어가는 발표에 가장 속상하고 실망하는 것 역시 자기 자신이다. 어린이의 실수에서 어이지는 행동, 그 행동에 대한 자기반성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은 철저하게 어린이만 등장한다. 어린이다움을 오롯이 담아내려 노력한 작품이다. 또한 김순영 시인의 시집에는 말에 대한 특별한 감각, 소재를 바라보는 참신함이 담뿍 묻어 있다. 짧고 쉽게 쓰는 요즘 동시의 경향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고 긴 호흡과 짧은 호흡의 조절이 잘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어린이의 마음이 엿보이는 책이라, 호흡 조절도 자연스러운 동시집이라서 어린이들이 읽기에 아주 좋은 새학기 선물 같은 책이다. 작품 해설 중에서 김순영이 쓰는 시는 주로 생활 동시다. 소재는 별난 것이 아 니다. 별난 데서 찾지 않는다. 일상의 테두리 안에서 찾는다. 어린이 일상생활에서 얻는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실제 이 야기가 많다. 그래서 그의 시는 허황하지 않다. 실감난다. 공 감도 불러온다. 머리로 쓰지 않고 가슴으로 쓴 까닭에서다. 그렇다고 시가 낡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시를 쓰는 과정도 특별하지 않다. 소재를 잡으면 어린이 마음 읽기에 고심한다.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자세히 살핀다. 새롭게 바라본다. 이 런 점이 시를 낡음에서 벗어나게 한다. 김순영의 관심은 어린이를 향해 있다. 웃고 뛰놀고 다투고 화해하며 한 뼘씩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에 눈길이 쏠려 있다. 어린이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이나 괴로움, 쓸쓸함, 기 쁨과 즐거움을 대신 말해 준다. 이 점이 김순영 시의 신선감이 다. 이 시집은 어린이의 이런 몸과 마음의 성장을 담고 있다. 의미 있는 시집이 태어났다. - 박두순 / 동시작가,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