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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한적한 변두리에서 고집불통 청개구리 혼자 일하게 된 여자 작지만 확실한 투신 의자와 공을 가지고 2장 빗나가는 것들 전날과 첫날 예상하지 못한 이웃 기계의 배신, 아날로그 인간 전직과 현직 호로스코프의 노예 3장 서서히 알아가는 것들 멈추지 않는 아르바이트 가시나의 육체노동 고르지 않은 책 타인의 필터 쇠붙이부터 4장 비틀거리는 날들 인풋과 아웃풋 사회성이 좋으신가 봐요 불청객 발전(發電)과 발전(發展) 훈련이 필요한 일들 5장 오가는 사람들 떠나는 자, 기다리는 자 나이가 필요 없는 친구들 동지에 대하여 겹과 겹 빚과 호의 사이 6장 새로이 보이는 것들 카운터 너머에서 도서관으로 피크닉을 앞으로의 책방 다시 계약을 서로를 구조해요 부록: 단골손님들의 목소리 일일지기 너머 보이는 것들|이경렬 오늘도 나는 코너스툴에 앉아|양지윤 IN THE CORNERSTOOL 에필로그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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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라서 아프고 슬픈 이야기가 더 많다. 낭독하다 우는 낮도, 단편소설 한두 편을 붙잡고 이야기를 나누다 자정을 넘겨버리는 밤도 흔하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러한 낮과 밤을 읽고 쓰고자 하는 욕망으로 변두리에서의 삶을 살아간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변두리의 구석진 책방에서 나는 살고 있다.
--- p.17 묵혀둔 도장을 꺼내 이곳저곳 여러 번 찍었다. 낯선 경험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힘에 휩쓸려 일을 진행하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구도 무를 수 없게, 아무도 반대하고 막을 수 없게, 내가 더는 수많은 말들에 휘둘리지 않게. --- p.32 주문한 책이 가득 도착하면 그중 내 책장으로 넣을 것을 고르느라 바쁘다. 반복되는 지리멸렬한 일상 속에서 종이와 잉크는 넘실대는 파도를 만들어준다. --- p.61 읽고 싶은 책은 읽는 속도를 능가하여 쌓여가고, 이 책도 저 책도 하루빨리 만나고 싶은 조급한 마음에 매일이 부족하다. 아직까지는 더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읽고 싶다. 고갈되지 않은 애정의 샘에 고운 문장을 한 조각씩 던질 때마다 맑은 물이 찰랑인다. --- p.67 비 오는 날 책방에 있는 건 참 좋다. 다가오는 휴일에는 비가 온다던데. 휴일 날 도착하는 책이 많아 휴식은 반납하고 책방에 출근하여 몸을 쓸 예정이다. 그래도 하루 정도는, 화장도 하지 않고 아무 옷이나 주워 입은 뒤 육체노동을 하는 일이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 p.89 작년에 비해 올해 달라진 것은 조금 더 확고해진 마음이다. 책방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 어떻게든 여러 방편으로 돈을 벌고 메꾸는 이 방식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다. --- p.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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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작은 책방에 모여드는 사람들
‘코너스툴’은 권투 선수가 격렬한 시합 도중에 쉬는 작은 의자를 일컫는 말이자 동두천에 있는 작은 책방의 이름이다. 오늘도 세상에게 잽을 맞고 휘청이는 사람들,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책방 코너스툴의 문턱을 넘나든다. 이들은 당연히 이름난 작가도 아니고 잘나가는 리뷰어도 아니지만, 책방이 문을 연 시간이면 어김없이 한데 모여 동그랗게 둘러앉아 도란도란 읽고 쓰기에 열중한다. 책방에는 책과 관련한 모임뿐 아니라 악기 배우기, 영화 보기, 수제 공예품 만들기, 외국어 배우기, 그림 그리기, 온라인 작은 실천 모임 등 온갖 취미를 아우르는 소소한 작당이 폭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모든 모임과 프로젝트는 반드시 뭔가를 해내는 게 목적이 아니다. 오히려 뭔가를 못해보는 것, 뭔가에 이유 없이 빠져보는 것, 뭐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처음부터 능숙하고 잘하진 않지만, 아니 오히려 소박하고 엉성하지만 왠지 정이 가는 사람들, 자꾸 실수하고 넘어지지만 동시에 처절히 패배하지는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 자신들도 미처 모르는 사이, 이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해 다음 라운딩을 준비하는 ‘코너스툴’에 앉은 권투 선수들을 닮아간다. 취향을 강요하지 않는 책방 어느덧 개점 3년 차를 넘어선 책방 코너스툴은 하나의 뚜렷한 취향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처음 온 손님이든 책방의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단골이든, 저마다의 취향이 조심스레 반영되어 책장 서가를 사뿐사뿐 채워간다. 다수가 큰 목소리로 좋다고 말하는 책보다는, 오히려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작은 목소리에 관심을 둔다. 오늘날 책방이 반드시 어떤 ‘큐레이션’을 보여주어야 한다면, 코너스툴의 기준은 단연 ‘고른 책’이 아니라 ‘고르지 않은 책’이다. 책방지기 ‘스투리’는 그의 말처럼, “오늘도 흐물흐물한 그물을 들고 다니며 귀가 트이는 곳에서 몇 권을 낚아 올려 무심하게 구석구석에 뿌려놓는다”. 책이 상품이라기보다는 매력적인 향처럼, 넓지 않은 책방에 어지럽게 머무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친 마음이 모여 쉬어 가는 곳 누구나 예상하듯 (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듯) 책방은 수고의 수고가 거듭되는 곳이다. 돌덩이 같은 책 박스의 무게를 견뎌야 하고, 온갖 모임 준비와 정리에 들어가는 육체적 노동도 필수다. 물건을 옮기고 나르다 지쳐 뻗어버리는 날이, 허리가 아파 며칠을 고생하는 날이, 불어터진 컵라면조차 넘기지 못하는 날이, 월세를 마련하느라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섧고 고달픈 날이 이어진다. 그러나 책방지기가 이 모든 수고를 견디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이곳엔 분명히 존재한다. 변두리의 작은 책방이지만 이곳에는 변두리만의 삶이 있다. 다들 중심을 보느라 정신이 없지만, 변두리에도 분명한 존재들이 있다. 변두리에도 작가와 독자가 있고, 변두리에도 읽지 못하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에게 작지만 안락한 자리를 내어주는 코너스툴이 있다. 코너스툴은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작은 안식처를 간절히 찾아 헤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책방 문을 연다. 이 책은 지난 3년간 그렇게 이곳 코너스툴에 머물다 간 수많은 마음과 수많은 문장에 관한 진실한 기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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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툴은 복싱 경기에서 3분간 격전을 치른 권투 선수가 1분 동안 쉴 때 링의 코너에서 앉는 의자다. 작지만 절실한. 독자에게 그런 위안이 되어주고 싶은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 김성은 씨의 3년 분투기가 이 책에 담겼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코너스툴의 매력이 듬뿍 담긴 글을 읽고 나면 이미 책방의 오랜 단골이 된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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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날들을 쌓으면, 결국은 무뎌지고 식상해진다. 하루하루 갈아서 포개고 닦아서 모은 다음, 시간이 흐른 뒤 언어의 용광로에 녹여 걸러서 마침내 정수만 남기면 아름다운 작품으로 변한다. 이 책은 작은 책방 코너스툴이 기쁨과 슬픔 속에서 누적해온 시간의 정화요, 평화와 불안 속에서 온축해온 정신의 에센스다. 또한 틈틈이 읽고 쓰고 팔아온 책들의 실록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책방의 마음속으로 진솔한 여행을 떠나게 될 것이다. - 장은수 (출판평론가,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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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용기를 쌓기 위해서’라고 답하겠다. 세상이 펼쳐놓은 링에서 내려와 스스로 경기를 고르는 법을 안다면, 삶이라는 거친 라운드 중 타임 벨을 스스로 울리는 법을 안다면 다음 스텝은 더 씩씩해지게 마련이다. 격하게 라운드를 뛰다가 코너스툴에 앉아 쉬는 선수를 누가 손가락질할까. 세상에게 잽을 맞아 휘청이는 중이라면 책방지기가 적어 내려간 이 의자에 앉아보기 바란다. 엉뜨 기능마저 추가되어 있으니 살며시 엉덩이를 들이밀어보시길! - 김은경 (편집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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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책방 일일지기를 소원하던 내가 지금은 평생지기를 꿈꾸고 있다. 코너스툴이 돈 버는 직장이 될 가능성은 적겠지만, 글 벌기에는 이미 충분한 곳이다. 바라건대 부도나는 일 없이, 그리고 책방지기 ‘김성은’에게 해고당하는 불상사 없이, 코너스툴에서 오래오래 동료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벌며 살아가고 싶다. - 이경렬 (『고래가 그랬어』 삼촌, 지역문화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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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코너스툴은 내가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사람에 치여 마음이 힘들 때 말없이 구석의 자리 하나를 내어준다. 그러면 나는 그곳에 앉아, 책방지기가 무언가 타이핑하는 소리와 서가에 꽂힌 책들의 들릴 듯 말 듯한 속삭임에 가만히 귀 기울이며 생각한다. 언제까지고 이 공간이, 이곳에 존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 양지윤 (사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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