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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썹 ·9
날마다 죽는 사내 ·31 갓길에서 ·53 부서지고, 부서져서, 부서지니 ·75 y의 근현대여성사 ·101 빨간 피터 ·127 멘붕시대 ·151 어떤 전쟁 ·175 꼬마실비집 ·211 해설 상처를 치유하는 푸른 힘 | 정호웅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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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썹」
유치원 통학버스에 방치되는 사고로 딸을 잃은 재은이 찻잎을 따고 녹차를 만드는 어렵고 힘든 노동을 통해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데……. 「날마다 죽는 사내」 갑작스러운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가족이 출구 없는 악몽 속에서 상처와 고통을 받는 가운데 무차별적인 사회적 비난과 억압까지 더해지며 서서히 무너져가는데……. 「갓길에서」 학생연극제에 참여한 딸을 데리러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던 주인공이 타이어가 펑크 나는 바람에 갓길에서 휴대전화도 없이 언제 올지 모르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데……. 「부서지고, 부서져서, 부서지니」 어느 날 갑자기 증발해버려 장기 실종된 딸로 인해 상실과 공포, 절망의 지옥에 갇혀버린 부부가 끝없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 속에서도 딸을 찾기 위해 10년 이상 전국을 헤매는데……. 「y의 근현대여성사」 일본군 성노예였던 외할머니, 미군을 상대한 양공주였던 어머니, 가난 때문에 매춘으로 학비를 벌어 공부한 H. 삼대에 걸친 가족사로 인해 고통 속에서 내면이 갈가리 찢겨지는데……. 「빨간 피터」 무엇 하나 잘하는 것 없는데다 말까지 더듬는 주인공은 취업과 결혼 등 평범한 일상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매번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밀려나고 버림받으며 고달픈 삶을 이어가는데……. 「멘붕시대」 집을 나갔다 문득 나타난 웅걸은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키면서 죽은 아버지가 만든 ‘도구통파’를 비롯한 소읍의 유지들을 서서히 장악하고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어나가는데……. 「어떤 전쟁」 2039년, 적을 기습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 대위는 공격을 앞두고 정보가 새어나간 정황을 발견하고 당황하는데, 용병들의 배신까지 이어져 상황이 급반전하기에 이르는데……. 「꼬마실비집」 운동권 대학생들의 동태를 정보과 형사에게 알리던 태웅은 갖은 권모술수로 가족과 친구 등으로부터 돈을 울궈내 가게를 차리지만 결국 믿었던 여자에게 배신을 당하고 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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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남작가상을 수상했던 하아무 작가의 소설집 『푸른 눈썹』 출간
2003년 계간 『작가와사회』,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하고 소설 『마우스브리더』, 『황새』 등을 출간하여 2018년 경남민족예술인상, 2019년 경남작가상을 받았던 하아무 작가가 소설집 『푸른 눈썹』을 출간했다. 하아무 작가의 소설집 『푸른 눈썹』에 실린 9편의 중단편에는 깊은 슬픔과 고통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하아무의 문학은 주변부 존재들의 깊은 슬픔과 고통의 삶을 담고 있어 어두운, 그러나 그 슬픔과 고통을 딛고 일어서서 앞길을 열어 나아가는 굴강(屈强)의 정신이 이끌고 있어 밝은, 평사낙안의 풍경과도 같은 ‘아름다운 한의 문학’이다. 하아무 소설의 중심인물은 하나같이, 안간힘을 다하지만 가난하고 불안정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여운 존재이다. 폄하와 냉대의 차가운 눈길이, 이기적 욕망이, 배신이, 그리고 평화로운 일상 속으로 문득 밀고 들어와 가족을 해치는 느닷없는 폭력이 그들을 내몰아 그런 가난과 불안정의 삶에 가둔다. 그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큰 고통과 깊은 슬픔으로 언제나 어둡고, 찢겨 피 흘리고 있다. 때로는 타자를 향하는 날카로운 살의에 갇히기도 하고, 자신을 겨누는 자기 파괴의 욕망에 휩쓸리기도 한다. 그들은 「빨간 피터」의 주인공이 그러하듯 “스스로의 자아를 외면하고 저잣거리든 산문이든 그 울타리에 자신을 밀어넣고 살아가기” 어려운 존재들이고 “근본적으로 늘 혼자인” ‘갓길’의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의 내면은 “절망과 고통과 슬픔이 바닥을 모를 만큼 깊어진 우울증과 더해져” “무간지옥과도 같”(「부서지고 부서지며 부서지니」)고, 그들에게 적대적인 이 세상은 ‘지옥’(「빨간 피터」)과도 같다. 하아무 소설 세계는 안팎으로 무너지고 부서지는 이들이 토하는 절망의 신음, 하늘에 가닿는 원한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차 아수라 지옥과도 같다. 이 점에서 하아무 문학은 비참의 문학이다. 그런데 이 같은 비참과 절망의 상황 저 깊은 곳에서는 견디는, 움트는, 나아가고 솟는 신생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다. “폐허 속에서 피는 꽃”처럼 “일그러졌으나마 온기는 사라지지 않는 세계”를 향해 움직이는 생명의 기운이 그것이다. 그 생명의 기운이 하아무 소설의 인물들이 “또 다른 빛 하나”를 마음에 품게 하고 비참과 절망의 바닥에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도록 한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 「푸른 눈썹」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모와 이질 두 여인이 있다. 재첩조개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하저구 출신이라 택호가 하저구댁인 이모는 원양어선을 타던 남편을 젊어 잃었고, 가난 속에서도 정성을 다해 기른 아들을 사고로 잃었다. 조카 재은은 참혹한 사고로 어린 딸을 너무나 일찍 떠나보냈다. 그리고 쏟아지는 비난의 말과 눈길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남편조차 그녀를 비난하며 떠났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상실감의 블랙홀이 바로 발 아래 검은 입을 벌리고 있으니 언제 그 속으로 빠져들지 모른다. “애처로운 눈빛” “안타까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연민의 마음이 두 사람을 감싸안아 간신히 견디게 한다. 그러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스스로 기르지 못한다면 그들은 일어설 수 없다. 차밭을 가꾸고, 때맞추어 찻잎을 따 녹차를 만드는 힘들고 오랜, 온 정성을 다하는 세심한 집중의 노동, 창조의 노동이 그녀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그런 힘을 기른다. 겨울 추위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차나무의 생명운동이 참새 혓바닥, 작설(雀舌) 같은 푸른 싹을 밀어올리듯, 좋은 차를 만드는 창조의 노동이 참혹한 상처를 치유하는 푸른 힘을 싹틔운다.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인 이경자 작가는 “하아무의 소설을 읽으며 그를 생각한다. 하아무라는 존재를 똑 떼어 동백꽃 나뭇가지에 올려놓아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은 사람. 그의 소설도 이런 인상과 다르지 않다. 일부러 멋 부리지 않고 잘난 체 하지 않아서 지리산이나 섬진강, 남해의 자연 같은 글, 그가 써낸 소설의 맛은 무공해”라며 “「갓길에서」나 「날마다 죽는 사내」가 살아내야 하는 이 시대의 정신은 아무리 양보해도 야비하고 매정하다. 그래도 작가인 하아무는 생명을 생명이게 하는 어떤 것을 간구한다. 드러내므로 질문하고, 읽고 공감하므로 해답이 만들어질 곳으로 한 걸음 옮기게 하는 힘! 소설가의 양심이나 소설의 사회적 가치는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그의 소설집 출간을 축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