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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한국민중운동사 2 : 근현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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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한국문화사

책소개

목차

머리말

1. 민주의 씨앗―3·1운동- 마린
2. 암태도의 푸른 불꽃―암태도 소작쟁의- 김현주
3.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오―형평운동(중편소설)- 하아무
4. 암전―10월 항쟁- 배명희
5. 붉은 섬―4·3항쟁- 은미희
6. 손: 1960년 그해 봄―4·19혁명- 정우련
7. 우아하고 난폭하게―부마항쟁- 박숙희
8. 검은 민들레: 검은 봄3―사북항쟁(중편소설)- 김종성
9. 기나긴 터널―5·18광주민주화운동- 이진
10. 가장 잘하는 일―6월 항쟁- 강윤화

작품 해설 - 김종성
집필 작가 소개

저자 소개 11

2007년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문학상 단편소설 「나쁜 꿈」 당선. 인하대학교 문과대학 영어영문학과 졸업. 소설집 『아메리칸 앨리』 등 출간.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마린의 다른 상품

1998년 계간 《문학과 사회》 단편소설 「미완의 도형」 당선. 송순문학상 수상. 광일문학상 수상. 광주대학교 인문사회대학 문예창작과 및 동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소설집 『물속의 정원사』, 『메리 골드』 출간, 장편소설 『붉은 모란 주머니』, 『얼굴 없는 아침』, 산문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 평전 『지석영 평전』 출간. 현 광주전남작가회의 『작가』 편집장.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김현주의 다른 상품

경상남도 하동에서 출생했다. 2003년 『작가와사회』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2008년 MBC창작동화 대상을 수상했다. 2018년 경남민족예술인상, 2019년 경남작가상을 받았다. 소설 『마우스브리더』, 『황새』, 『푸른 눈썹』, 동화 『두꺼비 대작전』이 있다. 현 경상남도 하동군 박경리문학관 관장, 경남소설가협회 회장.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하아무의 다른 상품

2006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 단편소설 「와인의 눈물」 당선. 영남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졸업 및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식품영양학과 졸업. 소설집 『와인의 눈물』ㆍ『엄마의 정원』 등 출간.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배명희의 다른 상품

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다시 나는 새」 당선. 2001년 삼성문학상 장편소설 『비둘기집 사람들』 당선. 광주대학교 인문사회대학 문예창작학과 및 같은 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신대 한국어교원학과 박사과정 수학. 소설집 『만두 빚는 여자』, 장편소설 『소수의 사랑』ㆍ『바람의 노래』ㆍ『18세, 첫경험』ㆍ『바람남자 나무여자』ㆍ『나비야 나비야』ㆍ『흑치마 사다코』 등 출간. 전 동신대학 강사.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은미희의 다른 상품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여대 문예창작학과를 거쳐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16년 동안 여러 대학에 출강하였다.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자수정 목걸이』로 2000년 제5회 부산소설문학상을, 2004년에는 소설집 『빈집』으로 부산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부산일보에 「그림에세이」, 「미술기행」 등을 연재하여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7년 끝에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발간한 뒤 비로소 소설 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정우련의 다른 상품

金鍾星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여 태백에서 성장했다.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 로 1986년 제1회 월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후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작소설집 『마을』(실천문학사, 2009), 『탄炭』(미래사, 1988) 출간. 중단편집 『연리지가 있는 풍경』(문이당, 2005), 『말 없는 놀이꾼들』(풀빛, 1996), 『금지된 문』(풀빛, 1993)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2006년 제9회 경희문학상(소설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 생활과 함께 국문학에 뜻을 두어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
강원도 평창에서 출생하여 태백에서 성장했다. 탄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중편소설 「검은 땅 비탈 위」 로 1986년 제1회 월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후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작소설집 『마을』(실천문학사, 2009), 『탄炭』(미래사, 1988) 출간. 중단편집 『연리지가 있는 풍경』(문이당, 2005), 『말 없는 놀이꾼들』(풀빛, 1996), 『금지된 문』(풀빛, 1993)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2006년 제9회 경희문학상(소설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 생활과 함께 국문학에 뜻을 두어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 경희대 국문과 겸임교수 및 고려대 세종캠퍼스 문화창의학부 교수.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저서로는 『한국환경생태소설연구』(서정시학, 2012), 『글쓰기와 서사의 방법』(서정시학, 2016), 『한국어 어휘와 표현Ⅰ·Ⅱ·Ⅲ· Ⅳ』(서정시학, 2014~2016) 등이 있다.

『누가 봐도 재미있는 김종성 한국사』(전 10권)는 저자가 지난 20년 동안 한국문학과 한국사 연구에 매진하여 얻은 값지고 창의적인 결실이다. ‘역사는 과학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야기’라는 저자의 신념이 잘 드러난 대작이다. 한국사를 공부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물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김종성의 다른 상품

광주광역시 출생.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광주여자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목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 졸업. 200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겨울날의 우화」 당선. 2023년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에 단편소설 「전업자녀 탈출기」 발표. 목포대학교 외래교수, 광주여자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오월문예연구소 사무처장. 소설집 『창』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꽁지를 위한 방법서설』 『소설의 유령』, 장편소설 『하늘 꽃 한 송이, 너는』 『허균, 불의 향기』, 신작소설집 『소설로 읽는 한국문학사2:현대문학편)』(공저), 학술서 『‘토지’의 가족 서사
광주광역시 출생. 전남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광주여자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목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 졸업. 200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겨울날의 우화」 당선. 2023년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에 단편소설 「전업자녀 탈출기」 발표. 목포대학교 외래교수, 광주여자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오월문예연구소 사무처장. 소설집 『창』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꽁지를 위한 방법서설』 『소설의 유령』, 장편소설 『하늘 꽃 한 송이, 너는』 『허균, 불의 향기』, 신작소설집 『소설로 읽는 한국문학사2:현대문학편)』(공저), 학술서 『‘토지’의 가족 서사 연구』, 대학교재 『글과 삶』 『읽기와 쓰기(공저)』 등 출간.

이진의 다른 상품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쾌활한 광기』 『키스를 찾아서』 『이기적인 유전자』 『사르트르는 세 명의 여자가 필요했다』 『아직 집에 가고 싶지 않다』, 그림에세이 『너도 예술가』 등을 펴냈다. 2014년 첫 전시회 이후 지금까지 열 번의 개인전을 개최한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 도서출판 풀빛 편집장. 현 ㈔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박숙희의 다른 상품

2009년 『실천문학』 신인상 단편소설 「목숨 전문점」 당선. 2013년 『어쨌든 밸런타인』으로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및 같은 대학 통번역대학원 통역학과 졸업. 『묵동기담-스미다 강』으로 2012년 대산문화재단 외국문학 번역지원 지원기금 받음. 장편소설 『어쨌든 밸런타인』, 소설집 『목숨 전문점』, 번역서 『사람과 지역의 학교급식』 『묵동기담/스미다 강』 『고바야시 다키지 평전』, 공저 『2011 젊은 소설』 『어느 왼발잡이 토끼의 무덤』 등 출간. 현 ㈔한국작가회의 소설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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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한국문화사 편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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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52*225*30mm
ISBN13
9791189171902

책 속으로

오후 네 시경 시위대는 남산 자락의 조선총독부까지 진출하였다. 놀란 총독부는 조선 군사령관에게 군대 파견을 요청하였다. 헌병과 경찰, 용산에 주둔 중이던 일본군 보병 3개 중대와 기마 부대 1개 소대가 출동하였다. 오후 5시경, 군대는 본정2정목(충무로2가)에 방어선을 치고 시위대 해산에 돌입하였다. 마구잡이 연행이 시작되었다. 저녁이 되자 시위는 교외로 확산하였다.
--- p.23

문명희의 귓전에 소작쟁의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며칠 전부터 듣게 된 노랫소리는 굶주림에 지친 비명과 흡사해서 가슴이 아팠다. 문명희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소작인들의 집단 투쟁은 보통 큰일이 아닌 것 같았다.

뭉치어라 작인들아 뭉치어라/ 우리들의 부르짖음 하늘이 안다/ 뭉치어라 작인들아 뭉치어라
마음껏 굳세게 뭉치어라

목이 찢어질 듯 결기 높은 소리에 박미옥의 목소리도 섞여 있을 것이다.
--- p.31

농청(農廳) 사람들로 보이는 사내 무리가 십여 보 뒤에서 바짝 쫓아가고 곧 최준구가 헉헉거리며 뒤따랐다. 그는 강상호와 신현수를 보더니 공연히 헛기침을 내뱉었다. 그러더니 앞서간 사내들 등 뒤에다 소리를 질렀다.
“거, 백정 새끼는 사람이 아이다이. 짐승이나 마찬가지다이. 모가지를 비틀고 도치로 대갈삐기를 쪼사삐리도 되는 짐승 한가지라!”
말한 방향과 달리 내용은 강상호와 신현수가 들으라는 듯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백정들과 어울린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분명했다.
--- p.63

노동자들이 부르는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었다. ‘기죽지 마라! 우리가 있다!’ 노동자들의 의지를 담아, 협상하는 동료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였다.

조선의 대중들아, 들어보아라./ 우렁차게 들려오는 해방의 날을,/ 시위자가 울리는 발굽 소리와/ 미래를 고하는 아우성….

이어지는 해방의 노래에 영석은 불현듯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라를 되찾으면 잘 살 수 있으리라던 믿음. 그 희망은 희미해졌고, 삶을 설계하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는 어느새 저만치 가버렸다.
--- p.111

죽음이 흔했다. 죽음은 불시에 들이닥쳤다. 자다가도 죽었고, 밥을 먹다가도 죽었고, 길을 가다가도 죽었고, 일을 하다가도 죽었다. 무장대로 낙인 받아 죽고, 토벌대로 오인받아 죽었다. 서로가 서로를 죽였다. 느닷없이, 예고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총성이 울렸다. 그 총격으로 수십 명, 수백 명이, 속절없이 죽어 나갔다. 여차하면 죽었다. 살육과 학살. 죽어 나가는 건 이쪽저쪽도 아닌 가족과 이웃들, 내남없이 지내던 무고한 사람들이었다. 날아오는 총알에 비산한 피는 사방으로 흩뿌려졌고, 그 피들은 진득하게 흘러내리다가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검은 대지로 굳었다. 사람들의 탄식과 비명과 절규가 제주를 뒤흔들었다. 가을, 그 계절에 단풍보다 더 붉은 건 사람들의 피였다.
--- p.149

그때, 갑자기 어둠 속에서 누군가 그의 얼굴에 날카로운 전짓불을 쏘았다.-야, 이리 와봐.
금방이라도 찍어 누를 듯 강압적인 목소리였다. 그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추어 섰다.
-손.
이내 외마디 고함 소리가 들렸다. 그는 영문도 모른 채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
-이 새끼, 두 손 다 내.
얼결에 쥐었던 책보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양 손바닥을 펴 보였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국민주권을 날강도처럼 빼앗아 간 정부의 만행을 규탄하는 시위 군중들에게 대기 중이던 소방차가 물을 뿌렸고, 이에 맞서 군중들이 돌멩이를 던져 파출소 유리창을 깼다. 경찰은 곧장 실탄 사격으로 맞섰다. 앞선 학생이 총에 맞아 쓰러졌고 부랴부랴 흩어지며 도주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뒤쫓아가며 계속 총을 쏘았다.
--- p.167

시위 대열이 운동장에 이르렀을 때 대열에 합류하게 된 학생 수는 어느새 2,000명가량으로 불어나 있었다. 시위대는 유신철폐라는 구호를 외치며 B대학교의 신정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철문으로 되어 있는 신정문 바깥에는 무장한 전투경찰들이 진을 치고 있어 쉽게 나갈 수 없었다. 그러자 학생들 중 일부가 운동장 한쪽 구석에 있던 농구 골대를 옮겨와 잠겨 있는 교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굳게 닫힌 철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오전 10시 15분경, B대학교 인근에 있던 동래경찰서장이 진압부대의 캠퍼스 진입을 명령했고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은색 페퍼포그 차량을 앞세운 진압부대가 캠퍼스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방석모를 쓰고 방패를 찬 진압경찰도 그 뒤를 따라 들어왔다. 그들의 진입에 시위 대열이 잠시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학생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 p.185

사북 읍내는 겨우내 북풍이 몰고 오는 탄가루와 운탄 트럭이 거리를 휘젓고 다니면서 흘려버리는 탄가루로 늘 거뭇했다. 사북 읍내를 거뭇하게 하는 것이 탄가루뿐만이 아니었다. 탄갱에서 막 빠져나온 광부들이 채탄 장비가 든 가방을 메고 읍내를 걸어가면, 탄가루가 묻은 땀방울로 차 있는 장화가 질벅거렸다. 그때마다 장화 밑창에서 뱉어내는 소리와 석탄을 가득 실은 유개화차가 탄가루를 흩뿌리며 지나갈 때 내뱉는 소리가 사북 읍내를 더욱 거뭇하게 했다. 거뭇한 대기를 뚫고 지장산 위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는 희미한 빛을 사북 읍내로 흘러내렸다. 지장산 위에서 해가 자취를 감추자, 희미한 빛도 사라졌다. 지장산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온 어둠이 길고양이처럼 검은 꼬리를 세우고 사북 읍내로 스며들었다. 지장산 마루에 머뭇거리고 있는 달 위로 희끄무레한 빛무리가 헤싱헤싱하게 퍼졌다.
--- pp.222-223

청년 몇몇이 시민들을 향해 외쳤다.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민주인사들이 대거 연행되었습니다!”
“학교가 폐쇄되었습니다. 항의하는 학생들이 개처럼 두들겨 맞고 끌려 갔습니다!”
“정의의 편에 서 주십시오! 민주주의를 지켜주십시오!”
그들의 애끓는 호소에 화답이라도 하듯 어디선가 왕왕 소리가 울렸다.
“계엄령을 해제하라! 휴교령을 철회하라! 전두환은 물러나라!”
한 무리의 시위대가 광주역 쪽에서 내려오며 외치는 소리였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어느 사이 지워지기 시작했다. 여러 방향에서 몰려든 인파가 서로 한 덩어리가 되어 도청 쪽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어디선가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두두두두! 일사불란한 군홧발 소리였다.
--- pp.270-271

문제는 명동성당만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진행됐다가 금세 해산하는 바람에 서울 지리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욱에게는 조금 혼란스럽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그리고 커다란 건물을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한참을 걸은 결과 명동성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민주쟁취! 독재타도! 호헌철폐!”
경찰들은 성당 앞길을 여러 겹으로 둘러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시위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욱에게는 무슨 사자성어 같이도 들리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멀리서도 그 말을 외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경희를 닮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인호와 동진, 수한과도 비슷해 보였다. 경욱은 금방 그 수많은 맑고 올곧은 눈빛에 압도되었다. 경욱은 자신과 어머니, 아버지에게는 없고 그들에게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 pp.305-306

출판사 리뷰

소설로 읽는 한국문화사 제5집 『소설로 읽는 한국민중운동사2: 근현대편』에는 신작 중편소설 2편, 신작 단편소설 8편을 싣고 있다.

마린의 신작 단편소설 「민주의 씨앗」은 3ㆍ1운동을 다루고 있다. 3ㆍ1운동은 일본의 무단통치가 계속되고 왕실은 힘을 잃고, 특권 계층들은 일본에 야합하여 귀족의 삶을 누리는 암담한 상황에서 학생들과 종교계가 연합하여 거사를 계획하고 압제에 신음하던 민중들이 맨몸으로 일제의 총칼에 맞서 자발적으로 들고일어나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친 민중사적인 사건이다. 만세운동을 통해 당장 독립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일본은 표면적으로나마 문화통치로 태도를 바꾸었고 중국에서는 임시정부가 출범하였고 국내외 독립운동은 좀 더 조직적으로 전개되었다.

김현주의 신작 단편소설 「암태도의 푸른 불꽃」은 일제강점기 당시 암태도 농민 소작쟁의를 다루었다. 당시 암태도의 대지주 문재철은 논 29만 평과 밭 11만 평을 소유했으나 가장 가혹하게 소작료를 징수한 악덕 지주였다. 이에 분노한 서태석(독립운동가)을 비롯한 청년들이 1923년 8월 ‘암태소작인회’를 조직해 소작료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암태도의 다른 지주들은 합의했으나 문재철은 깡패들을 고용해 폭행하기에 이르렀다. 1924년 3월 27일 암태면에서는 ‘지주 규탄 면민대회’를 열었고, 4월 22일에는 문재철의 부친 문군옥의 송덕비를 무너뜨리고, 서태석을 포함한 소작인 13명이 목포로 이송되었다. 이후에 암태도 주민 400여 명이 목포항에 집결했고,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앞에서 6월 8일까지 농성을 벌였다. 암태도 소작쟁의는 농민들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를 기점으로 전국 각 지역에서 노동자ㆍ농민의 투쟁이 더욱 큰 불꽃으로 타올랐다. 「암태도의 푸른 불꽃」은 당시 부인회 활동이 활발하였던 점에 중점을 두었다. 모든 민중운동의 보이지 않는 곳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있었는데. 암태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하아무의 신작 중편소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오」는 형평운동을 다루고 있다. 정육점을 운영해 상당한 재산을 모은 이학찬은 자식을 교육시켜 사람답게 살게 하려고 많은 기부금을 내고 딸을 학교에 입학시켰으나 양반 학부모들의 항의와 동급생들의 따돌림 등으로 결국 실패하고 백정 해방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다. 일제는 만세운동 후 조선인들이 대규모 독립운동을 벌이는 것을 우려해 겉으로는 유화책을 쓰면서도 사회운동가들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옥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강상호는 일본의 부라쿠민 해방운동 단체인 수평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단체 결성을 준비한다. 하지만 양반들의 거센 반발과 아버지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한다. 여러 어려움을 이기고 마침내 형평사가 설립되고 전국 백정들의 호응을 받는다. 전국적인 조직이 갖추어지고 민적에서 신분 표시를 없애는 문제, 백정 교육을 위한 야학 설치 등 여러 성과들을 거둔다. 그럴수록 기성 질서를 고집하는 양반들과 농청, 그리고 사회주의 활동과의 결합을 우려하는 일제 등은 더욱 거칠게, 또는 교묘하게 형평사의 활동을 방해한다. 형평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지만 서서히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배명희의 신작 단편소설 「암전」은 대구 10월 항쟁을 다루고 있다. 1946년 10월 대구 항쟁은 해방 직후 미군정의 통치에 대한 민중의 반발로 시작됐다. 「암전」은 10월 1일 시위 발발부터 10월 3일 새벽까지?‘시체 데모’ 에 앞장선 의대생 경수가 대구를 빠져나가는 시점까지?를 다루었다. 대구 10월 항쟁은 전후 냉전 통치가 자리 잡는 출발점이자 현대 한국 사회의 틀을 바꾼 초기 분기점이었다. 더 멀리 보면 19세기 동학 농민 항쟁과 1980년 5ㆍ18의 양상을 동시에 환기하는 ‘민중 항쟁의 원형’으로, 한국 사회 형성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평가된다. 「암전」은 역사적 폭력이 일상과 감각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묻고 있다. 개인의 가장 사적인 욕망과 관계가 공적 재난에 압도ㆍ소멸하는 궤적을 따라가며, 거대한 폭력 앞에서 속수무책인 인간, 그리고 그 앞에서 끝내 남는 ‘기록의 윤리’를 말하고자 했다.

은미희 신작 단편소설 「붉은 섬」은 제주 4ㆍ3항쟁을 다루고 있다. 제주4ㆍ3항쟁은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출입통제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을 비롯해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2만 5천∼3만 명이 희생당했다. 희생자 가운데 약 78퍼센트가 토벌대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데 특히 어린이와 노인, 여성의 희생이 컸다. 이는 전체 희생자 가운데 약 30퍼센트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진압 작전이 무자비하게 전개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연좌제에 의한 희생자 후손들의 피해도 극심해 죄의 유무에 관계없이, 4ㆍ3항쟁 때 군경 토벌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감시를 당하거나 사회활동을 제약받았다. 반면에 제주도 진압 작전에서 전사한 군인은 180명 내외이며, 경찰 전사자는 14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군정기에 제주도에서 발생한 제주4ㆍ3항쟁은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다.

정우련의 신작 단편소설 「손: 1960년 그해 봄」은 4ㆍ19혁명을 디루고 있다. 주인공 명훈은 2010년 4월 19일 자 신문을 보다가 충격적인 심인 광고를 발견한다. 70줄에 들어선 광고주가 50년 전 ‘피의 화요일’이라고 불린 4월19일 당일, 시위현장에서 생사를 같이 했던 한 남자를 찾는 광고 기사였다. 명훈은 그 기사를 보고 자신이 겪은 4ㆍ19혁명을 회상하게 된다. 50년 전 그해 3월 15일, 자유당 정권은 정ㆍ부통령 선거에서 노골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하였다. 이에 고등학생들과 시민들의 저항이 거셌다. 특히 명훈의 고향 마산에서는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사상자가 수십 명이나 발생한다. 그날 밤,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검문을 당한 그는 돌멩이 한 개 던진 적 없는 자신의 깨끗한 손에 내심 부끄러움을 느낀다. 시위대가 경무대 앞에까지 왔을 때, 일제히 총을 발사했고 경무대 앞길은 온통 붉은 피로 얼룩졌다. 이른바 그 피의 화요일, 명훈도 등에 총을 맞는다. 다정했던 친구의 죽음과 경찰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변화해 가는 명훈의 내면을 보여준다.

박숙희의 신작 단편소설 「우아하고 난폭하게」는 부마항쟁을 다루고 있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학교 학생 5,000여 명은 “유신정권 물러가라”, “정치 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교내에서 반정부 시위를 시작으로, 저녁에는 부산시청 앞에 집결하여 부산 시내 중심가까지 진출, 애국가 등을 부르고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10월 17일 저녁,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시위가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충무파출소ㆍ한국방송공사(KBS)ㆍ서구청ㆍ 부산세무소 등이 파괴되고 경찰 차량도 전소 내지 파손되었다. 경찰력만으로 진압이 어렵다고 판단한 정부는 10월 18일 0시를 기해 부산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계엄군을 투입하여 1,058명을 연행하고 66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했다. 계엄군 투입으로 인해 시위를 벌이던 부산의 시민ㆍ학생들은 진압되었으나 시위는 더욱 확산되어 마산 지역에서 마산대학교와 경남대학교 학생들을 선두로 민주공화당사ㆍ파출소ㆍ방송국을 타격하는 등 격렬한 시위가 전개되었다. 10월 19일에는 마산수출자유지역의 근로자와 고등학생들까지 합세하여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고, 마산 시내는 한때 치안 부재의 상태가 되기도 했다. 10월 20일 정부는 마산 및 창원 일원에 위수령을 발동하여 505명을 연행하고 59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하는 등의 강경책으로 시위를 진압했다. 유신체제의 종말을 예고하는 분수령이 된 부마항쟁은 그 역사적 의미와 무게에 비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김종성의 신작 중편소설 「검은 민들레: 검은 봄 3」은 사북항쟁을 다루고 있다. 사북항쟁은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정선군 사북읍의 광부들과 부녀자들 4천여 명이 광부들의 요구 조건이 아닌 회사의 요구 조건을 우선시했던 어용노조의 행태에 분노하여 농성을 벌이면서 시작되었다. 탄광 재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광업소 간부들?노동조합 간부들과 탄광 재벌?광업소 간부들?어용 노동조합 간부들을 비호하는 관(官)?군(軍)?검(檢)?경(警)을 광부들과 부녀자들이 몰아내자, 사북읍은 무정부 상태가 되었다. 광부들과 부녀자들 대표와 정부 측 대표가 협상을 해 11개 항목에 합의했다. 그러나, 관?군?검?경은 합의 내용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광부들과 부녀자들을 체포해 폭행하고 성고문을 비롯한 온갖 고문을 자행했다. 특히 중앙정보부 요원이 사북 탄광촌에서 태상왕(太上王) 행세를 하는 모습, 정선군청과 정선경찰서가 앞장서서 탄광 재벌의 충직한 마름 노릇을 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는 「검은 민들레」는 사북항쟁이 발생한 원인이 광부들과 부녀자들 각자가 광산촌에 살면서 부닥치게 되는 열악한 생존 환경, 쌀 한 가마니 값이 5만 원 할 때 1개월에 16만 원∼17만 원밖에 안 되는 박봉, 먹이 피라미드 구조를 연상케 하는 이중 삼중의 임금 착취 구조, 광부와 그 가족들에 대한 인격 모독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핍진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생이나 지식인들이 선도적으로 나서 항쟁을 이끌어 간 것이 아니라 광부들과 부녀자들 각자가 나서서 이끌어간 항쟁을 국가가 나서서 무자비하게 폭력을 자행한 사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이진의 신작 단편소설 「기나긴 터널」은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무차별 총격까지 서슴지 않는 군의 비인간적 행태로 하여 가족과 친구 등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목격한 시민들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에 휩싸였다. 죽음의 행렬을 멈춰 줄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으나,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광주는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시민들은 예비군 동대나 파출소 등을 돌며 구식 무기들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자위 행위는 북한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들의 폭동으로 매도되었고 연일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사상자가 크게 늘어났고, 고립된 광주는 스스로를 지키고 돌보며 일종의 ‘재난 유토피아’ 같은 상황으로 탈바꿈 되어갔다. 날마다 도청 앞 분수대 광장에서 각자가 겪은 참상을 나누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토론의 장이 마련되었고,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먹거리 나눔도 이어졌다. 그러나 장갑차와 총을 앞세운 정규군의 진압 작전으로 자율적 시민 자치가 참담히 무너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행방불명자 등 5,200명 가량의 민간인 희생자를 내고야 말았다.

강윤화의 신작 단편소설 「가장 잘하는 일」은 6월 항쟁을 다루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에서 작가는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라고 질문하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 속 인물들이 서로 다른 뜻을 가졌지만 결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하기를 선택했다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가장 잘하는 일」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서로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으며,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하면서 민주주의란 결국 모두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규칙이자 발판이며 또 지향점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추천평

(사) 한국작가회의 소속 소설가 10인이 힘을 합쳐 근현대의 한국민중운동사를 소설로 썼다. 소설로 읽는 한국문화사 제5집 『소설로 읽는 한국민중운동사2: 근현대편』은 신작 중편소설 2편, 신작 단편소설 8편을 수록하고 있다. 마린의 신작 단편소설 「민주의 씨앗」은 3ㆍ1운동을 다루고 있다. 일제의 압제에 신음하던 민중들이 맨몸으로 일제의 총칼에 맞서 자발적으로 들고 일어나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친 민중사적인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김현주의 신작 단편소설 「암태도의 푸른 불꽃」은 암태도의 소작쟁의를 다루고 있으며, 당시 부인회 활동이 활발하였던 점에 중점을 두었다. 모든 민중운동의 보이지 않는 곳에는 여성들의 활동이 있었는데. 암태도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하아무의 신작 중편소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오」는 형평운동을 다루고 있다. 들불처럼 번져나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형평운동이 서서히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총본부의 위치를 문제 삼기도 하고 활동 방향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고, 갈등이 깊어지면서 주도권이 경성 중심의 세력에게 넘어갔으며, 1930년대 들면서 세력이 급격히 퇴조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있다.

배명희의 신작 단편소설 「암전」은 대구 10월 항쟁을 다루고 있다. 역사적 폭력이 일상과 감각을 어떻게 장악하는지를 묻고 있다. 개인의 가장 사적인 욕망과 관계가 공적 재난에 압도ㆍ소멸하는 궤적을 따라가며, 거대한 폭력 앞에서 속수무책인 인간, 그리고 그 앞에서 끝내 남는 ‘기록의 윤리’를 말하고자 했다. 은미희 신작 단편소설 「붉은 섬」은 4ㆍ3항쟁을 다루고 있다. 미군정기에 제주도에서 발생한 제주4ㆍ3항쟁이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임을 리얼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우련의 신작 단편소설 「손:1960년 그해 봄」은 4ㆍ19혁명을 다루고 있다.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검문을 당한 명훈은 돌멩이 한 개 던진 적 없는 자신의 깨끗한 손에 내심 부끄러움을 느낀다. 시위대가 경무대 앞에까지 왔을 때, 일제히 총을 발사했고 경무대 앞길은 온통 붉은 피로 얼룩졌다. 그 피의 화요일, 명훈도 등에 총을 맞는다. 다정했던 친구의 죽음과 경찰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변화해 가는 명훈의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박숙희의 신작 단편소설 「우아하고 난폭하게」는 부마항쟁을 다루고 있다. 1979년 10월 16일부터 1979년 10월 20일까지 닷새 동안 부산과 마산에서 이루어졌던 민주항쟁에 대한 기록을 소설화 하고 있다. 유신체제의 종말을 예고하는 분수령이 된 부마항쟁은 그 역사적 의미와 무게에 비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서 작가는 부마행정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부마항쟁이 역사적으로 다시 재평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종성의 신작 중편소설 「검은 민들레:검은 봄3」은 사북항쟁을 다루고 있다. 사북항쟁이 발생한 원인이 광부들과 부녀자들 각자가 광산촌에 살면서 부닥치게 되는 열악한 생존 환경, 쌀 한 가마니 값이 5만 원 할 때 1개월에 16만 원∼17만 원밖에 안 되는 박봉, 먹이 피라미드 구조를 연상케 하는 이중 삼중의 임금 착취 구조, 광부와 그 가족들에 대한 인격 모독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핍진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대학생이나 지식인들이 선도적으로 나서 항쟁을 이끌어 간 것이 아니라 광부들과 부녀자들 각자가 나서서 이끌어간 항쟁을 국가가 나서서 무자비하게 폭력을 자행한 사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이진의 신작 단편소설 「기나긴 터널」은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다. 명예를 회복하기까지 참으로 긴 시간이 필요했던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리저리 말을 바꾸면서 분열과 증오의 이름으로 광주를 호명하는 일이 2025년 현재에도 비일비재한 걸 보면 아직도 그 기나긴 터널은 끝나지 않은 듯하다고 말하고 있다. 강윤화의 신작 단편소설 「가장 잘하는 일」은 6월항쟁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민주주의란 무엇일까요, 라고 질문하고 있다. 「가장 잘하는 일」 속 인물들이 서로 다른 뜻을 가졌지만 결국은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하기를 선택했다는 것으로 민주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국작가회의 소속 소설가들이 집필한 10편의 신작 중단편소설을 통해 우리 역사 속에서 삶을 살아간 민중들의 삶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 김종성 (소설가, 전 고려대 세종캠퍼스 문화창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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